낙동정맥 제9구간 명동산(鳴動山 812.4m)
산행일자 : 2007년 06월 17일 (16일 23시 00분 대전 출발 무박산행)
산행장소 : 울치재~당집~610m봉~724.4m봉~OK목장~봉화산(733m)~명동산(鳴動山 812.4m)~810m봉~포도산갈림길~632.1m봉~
장구매기~화매재~532m봉~황장재
산행모임 : 대전한겨레산악회 (36명)
산행날씨 : 맑음(눈이 부시도록...)
산행거리 및 시간 : 32,8km, 11시간 28분
오늘 산행은 울치재에서 명동산을 지나 황장재까지 32.8km에 달하는 제법 긴 산행이다. 그래서 산행시간도 12시간을 예정하고 있기에 평소보다 1시간 빠른 16일 23시에 정맥호가 대전에서 출항할 예정이다.
오늘 무더운 날씨와 싸우며 힘들게 일을 하다가 잠시 보문산으로 눈을 돌리니, 보문산 전망대에서 체육공원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올 들어 가장 가깝게 다가온다. 달리 말하면 오늘 날씨는 도시속의 연무(煙霧)나 높은 산이나 하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운무(雲霧)가 없어 가시거리가 수십 키로미터 아니, 수백 키로미터까지 닿을 것 같다는 얘기다. 이렇듯 청명한 하늘은 무더운 날씨속에 일하느라 무거워진 몸을 대신하여 마음만은 가볍게 만든 하루였기에 부푼 마음으로 배낭을 꾸려 어깨에 메고 23시 10분에 용문역에서 친구 이석춘 부부와 정맥호에 올랐다.
정맥호가 시민회관에서 잠시 정박하여 회원님들을 기다리는 사이, 늘 산행 예약을 맡아 수고하시는 박진용님께 오늘 산행에 몇 명의 회원들이 참가하는지 물으니, 박진용님은 자리가 많이 빈다고만 하신다. 시민회관에서 15분 여를 정박한 정맥호는 원두막을 경유해 36명의 회원님들을 승선시키고 울치재가 있는 양구마을을 향해 순항한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에 어둠속을 헤치고 순항하던 정맥호가 03시 30분에 양구마을에 닻을 내린다. 917번 도로 상의 양구마을 버스 정류장에는 어둠만 짙게 깔려있을 뿐 인기척은 들리지 않는데 간간이 마을을 지키는 개 짖는 소리만 새벽 공기를 가른다. 오늘도 변함 없이 최영 구조대장님의 구령에 맞춰 산행 전 준비운동을 마치고 저마다 배낭을 어깨에 걸머지고 랜턴(lantern) 빛을 발하며 울치재로 향한다.
03시 52분 울치재
통나무 계단과 정맥 종주자들이 매달아 놓은 시그널이 바람에 날리며 강한 햇볕을 받아 눈이 부시도록 밝았던 울치제에 닿으니, 2주전과는 달리 오늘은 짙게 깔린 어둠속에서 울치재를 알리는 푯말만이 랜턴 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을 발하며 정맥 종주자들을 맞는다.
04시 01분 당집
울치재에서 나무계단을 올라 나즈막한 627.1m봉을 넘어서니 금줄이 쳐져 있는 당집이 나타나는데, 웬지 등이 오싹해 지는 기분이 든다.
당집은 서낭신을 모신 서낭당이나 국사당(國師堂) 따위와 같이 신을 모셔 두는 집을 뜻한다. 국사당(國師堂)은 조선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나서 도성의 수호 신사(守護神祠)로서 지은 사당으로, 북악산의 북악신사(北岳神祠)와 남산 꼭대기에 둔 목멱 신사(木覓神祠)가 있으며, 무신도(巫神圖)를 모셔 일반 사람들의 기도 장소가 된 곳이다.
04시 49분 OK목장 감자밭
당집에서 610m봉과 724.4m봉을 차례로 오르내리며 50여 분 동안 어두운 산행로를 따라 발품을 파니 OK목장이 시작되는 지점의 감자밭에 닿는다. 아직 사위가 어두워 목장 전체의 모습을 가름할 수는 없으나 끝없이 이어지는 감자밭으로 봐서 꽤 큰 목장으로 보인다.
04시 59분 여명과 목장
감자 밭 옆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르는데 어둠속에서도 아스라이 바라다 보이는 동녘의 산그리메 위 하늘은 서서히 붉은 빛을 발하며 곧 붉은 해가 솟아오를 것을 암시한다.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동녘 하늘을 발견한 회원님들 얼굴에는 조금씩 술렁이며 흥분된 모습들이 역력하게 나타난다. 아마도 1년 8개월 여 동안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도 날씨와 시간, 또는 조망이 허락하지 않아 깨끗한 해돋이 모습을 감상하지 못했는데, 오늘처럼 화창한 날씨와 더불어 탁 트인 장소에서 용광로 쇳물처럼 붉은 빛을 발하며 떠오르는 해를 맞이한다는 생각에 잔잔한 흥분이 모두들 가슴속에서 밀려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의 사진은 서 쪽으로 겹겹이 잇따르는 산그리메를 담은 사진으로 오늘 가시거리는 아마 수백 키로미터까지 이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05시 04분 해돋이
서 쪽 감자밭과 동 쪽 숲 사이로 나 있는 임도를 따르는데 동녘의 붉은 쇳물은 금방이라도 흘러 넘칠 기세다. 지금 걷고 있는 임도에서는 해돋이 광경을 조망 할 수 없고 저 멀리 보이는 한우 농장 봉우리에 올라야만 해돋이를 볼 수 있다는 급한 마음에 뛰기 시작했다. 뛰어가는 내 모습을 보고 앞서 젠걸음으로 가시던 박진용님과 강희산님도 덩달아 뛰기 시작한다.
표고가 600미터 이상으로 높고 한랭한 곳에 주로 자리하고 있는 고랭지 채마밭을 지나, 한우를 방목하는 목초지 언덕 조망처로 이어지는 임도는 똑바로 나 있지 않고 서 쪽으로 길게 한 번 방향을 바꿔 휘돌아 이어지다가 야트막한 고갯마루에서 다시 동 쪽으로 방행을 바꾼다. 이렇게 임도를 따라 한 번 휘도는 사이 동녘 하늘은 더욱 붉게 물들기 시작하더니 이대 용광로 쇳물처럼 검붉은 해가 산그리메 위로 솟아 오른다.
바로! 2007년 06월 17일의 해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떠오르는 해를 향해 잠시 소원을 빌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본다.
05시 06분 한우목장에서 해돋이 촬영
위 사진은 한우 목장을 가로지르는 임도에서 회원님들이 떠오르는 해를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가 하면 저마다 마음속으로 소원을 비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05시 10분 마지막 해돋이
5분 여 동안 장관을 연출하며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만든 2007년 06월 17일의 해돋이는 커다란 잣나무 가지에 붉은 해가 걸치면서 끝이 났다.
05시 13분 붉은 해가 솟아오른 동해를 바라보며
05시 24분 서북 쪽 능선을 등지고
해돋이를 맞이한 임도에서 20여 분을 기다리니 손중호님을 비롯해 여러 회원님들이 저 아래 고랭지 채마밭을 잇따라 지나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고랭지 채마밭을 지나는 회원님들에게 서 쪽으로 휘돌아 올라오는 임도를 버리고 50m가량의 능선을 따라 질러 오라고 일러주었다. 고랭지 채마밭에서 해돋이를 감상하고 올라오는 회원님들의 붉은 얼굴에서는 해돋이의 감동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다는게 역력히 배어난다.
정부나 관할관청의 묵인하에 산을 무분별하게 개발하여 고랭지 채마밭을 만드는 바람에 삼림이 황폐화 된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비록 거칠고 못 쓸 상태로 변해버린 능선 너머로 잇따르는 북서 쪽의 산그리메가 너무 아름다워 차례로 회원님들을 모시고 기념촬영을 해 보았다.
05시 30분 후미 도착
선두를 보내고 30여 분이 지나 한정현님이 책임지고 있는 후미 일행이 도착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임도를 따라 야트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니 아래의 사진처럼 누런 털을 가진 소들이 농장 목초지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어릴적 시골 산기슭에서 한가롭게 풀 뜯는 소를 구경한 이래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누런 소를 이 곳에서 10여 마리가 함께 풀을 뜯는 모습을 보니 소설책에서서 나오는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05시 41분 동해
소들이 모여 있는 792m봉을 지나니 영덕군 창수면과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조망처가 나온다. 햇빛을 마주보는 역광이라 비록 동해와 하늘이 만나는 선명한 수평선은 볼 수 없으나, 멋진 산그리메와 골짜기 그리고 저 멀리 해뜨는 동해를 한 눈에 조망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오늘 산행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저 동해를 건너면 울릉도가 나오고 울릉도에는 유명한 성인봉(聖人峰 984m)이 우뚝 솟아 있을 것이다.
05시 44분 목장(807.5m)
소를 기르는 목장이 끝나는 마지막 807.5m봉우리를 담은 사진으로 좌 측에서 우 측으로 휘도는 임도에는 앞서서 걷고 있는 회원님들의 모습이 아스라이 다가선다. 목장을 가로지르는 임도를 지날 때 임도 곳곳에는 쇠똥이 눈에 띄었는데 그 것을 보고 더럽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구수한 느낌이 든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쇠똥을 보면 옛 고향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이렇게 목장이나 시골에서 방목하며 키워지는 소의 똥에서는 흔히 생각하는 똥 냄새와는 사뭇 다른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의 냄새는 아니지만 풀 냄새가 배어나곤 한다.
06시 10분 807.5m봉의 산딸기
목장에서 고랭지 채마밭으로 이어지는 807.5m봉을 오르는 산행로 가장자리에는 산딸기가 즐비한 가운데 총무님과 모처럼 산행을 함께 하시는 가을하늘님이 산딸기를 따 먹느라 여념이 없다.
06시 16분 고랭지감자밭 너머 봉화산(烽火山 733m)
807.5m봉을 너머 임도를 따르니 고랭지 감자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위 사진에서 감자밭 위로 보이는 두 번째 봉우리가 봉화산(烽火山 733m)인데 이 지점을 지날 때는 산중턱을 휘감으며 우측으로 나 있는 임도를 따르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05시 19분 임도 빗돌
'마당두들 9.3km' 라 씌어진 푯말이 세워져 있는 임도삼거리에 다다르니 임도 배수로 옆 풀숲에 2000년 국유 임도를 닦으며 세워놓은 빗돌이 눈에 띈다. 한편 임도삼거리 넓은 공터에서는 선두를 비롯해 20여명의 회원님들이 모여 아침식사를 하는가 하면 식사를 마치고 막 일어서는 모습들이다.
후미 일행과 나는 이 곳에서 아침을 먹기보다는 앞에 보이는 봉화산(烽火山 733m)에 올라 먹는 편이 낮은 곳에서 음식을 먹고 오르막 비탈을 오르느라 고생하는 것 보다 낫다고 판단하고, 조금 힘들더라도 높은 봉우리에 올라 앞침을 먹기 위해 감자밭과 숲 사이로 이어지는 밭 고랑을 따라 올라갔다.
감자밭과 숲 사이의 밭 고랑을 따르는데 숲속에 산딸기가 군락을 이루어 빨갛고 먹음직스럽게 열려있는 모습이 너무나 먹음직스럽게 보여 담아 보았다.
산딸기(Rubus crataegifolius)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관목으로 나무딸기·산딸기나무·흰딸·참딸이라고도 한다. 산과 들에서 흔히 자란다. 높이 약 2m이다. 뿌리가 길게 옆으로 뻗고, 밑에서 싹이 돋아 커다란 군집으로 발달하며, 줄기 전체에 가시가 드문드문 난다.
잎은 어긋나고 넓은 달걀 모양이며 길이 4∼10cm, 너비 3.5∼8cm이다. 끝은 뾰족하고 밑은 심장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3∼5개로 갈라지지만, 열매가 달리는 가지에서는 갈라지지 않거나 3개로 갈라진다. 잎자루는 길이 2∼5cm이고 뒷면에 잔 가시가 난다.
꽃은 6월에 흰색으로 피고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바소꼴이고 꽃잎은 타원형이다. 열매는 집합과로서 둥글고 7∼8월에 짙은 붉은빛으로 익는다.
열매는 식용하거나 약으로 쓴다. 한국·일본·중국·우수리강에 분포한다. 잎의 패어 들어간 흔적이 얕고 긴 타원형인 것을 긴잎산딸기(var. subcuneatus), 잎자루와 잎 뒷면에 가시가 없고 꽃 지름 2∼3cm이며, 높이 약 4m에 이르는 것을 섬산딸기(R. takesimensis)라고 한다.
06시 25분 807.5m봉에서 임도삼거리를 지나 봉화산(烽火山 733m) 기슭으로 이어지는 감자밭....
06시 28분 참좁쌀풀
임도삼거리에서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 봉의곡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르다가 임도 가장자리에 피어 있는 좁쌀풀을 만났는데 여느 좁쌀풀과는 다른 느낌이 들어 카메라에 담은 후 나중에 알아보니 '참좁쌀풀'로 발혀졌다.
좁쌀풀의 꽃은 꽃 전체가 노란색인데 반해 참좁쌀풀은 노란색의 꽃 안에 붉은 반점을 가지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참좁쌀풀(Lysimachia coreana)은 쌍떡잎식물 합판화군 앵초목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깊은 산 초원에서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고 전체에 털이 거의 없다. 높이 50∼100cm이고, 모서리각이 있으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는 것이 있다. 잎은 돌려나거나 마주나고 잎자루가 있으며 타원형 또는 달걀 모양이다. 잎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이 둥글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양면과 가장자리에 잔털이 나 있다.
꽃은 6∼7월에 피고 노란색이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곧게 선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끝이 둔하며 털이 없다. 꽃잎은 5개이고 긴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다. 수술은 5개이고 수술대 밑부분이 붙는다. 열매는 삭과(殼果)로 10월에 익으며 둥글고 꽃받침으로 싸여 있으며 끝에 곧은 암술대가 달려 있다. 한국 특산 식물로 경기도 ·경상북도 ·강원도 ·함경남도 ·함경북도에 분포한다.
06시 30분 아침
참좁쌀풀이 간간이 눈에 띄는 임도를 따르다가 봉의곡 계곡과 그 너머로 멋진 산그리메가 겹겹이 잇따르는 고갯마루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각자 배낭에서 도시락을 꺼내 놓는데, 임도 삼거리에서 식사를 마친 선두일행과 함께 10여 명이 넘는 회원분들이 우리를 지나쳐 간다.
10여 명의 회원분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 준비한 음식들을 꺼내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데 오늘 반찬은 배추 속과 상추 등 쌈 종류가 주종을 이루며 신선한 아침밥상을 자랑한다.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며 회원들과 함께 한 20여 분 동안의 아침식사가 끝나 갈 무렵 익산의 만보기 아저씨를 비롯해 최현경님 등 임도 삼거리에서 아침을 먹던 마지막 회원님들이 우리를 지나쳐 갔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배낭을 어깨에 다시 메고 상쾌한 기분으로 5분 여 동안 임도를 따랐을까... 멀리 좌 측 골짜기로 깊게 휘돌아 이어지던 임도는 우측 삼의리 봉의곡으로 가파르게 높이를 낮추며 계곡 너머로 아스라이 꼬리를 감춘다.
지금까지 낙동정맥을 종주하며 우리회원님들 외, 다른 종주자들을 만난 건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흔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계곡 너머 가파른 내리막 비탈에는 우리를 향해 거꾸로 임도를 거슬러 오르고 있는 20여 명의 종주자들이 눈에 들어오는게 아닌가. 고바우님에게 "이런 곳에서 저렇게 많은 종주자들을 만나다니 참 이상하다" 고 하니 고바우님도 이상한 눈으로 잠시 바라보더니 "저 분들은 한겨레 회원분들 인 것 같다" 고 말하며, 잠시 걸음을 멈춘다.
고바우님의 말은 곳 사실이 되 돌아왔다. 우리 회원분들이 일명 '알바'를 한 것이다.
선두부터 후미까지 전체 회원분들이 길게는 1시간, 짧게는 10여 분 동안 엉뚱한 길을 따라 걸었다는 얘기다. 다행히 우리 일행은 임도 삼거리에서 아침을 먹지않고 봉화산(烽火山 733m) 중턱을 휘감고 돌아가는 임도까지 와서 아침을 먹고 선두보다 30여 분 늦게 길을 나셨기에 10여 분 밖게 알바를 하지 않았지만, 선두는 무려 1시간여 동안 알바를 한것이다. 또한 가파르게 이어지는 내리막 비탈을 따라 봉의곡까지 내려갔다가 되돌아 올라 왔기에 많은 체력이 소모되었을 것이다.
07시 15분 임도의 소나무
봉화산(烽火山 733m)이 일어서는 능선 마루금을 찾아 왔던 길을 되밟아 가는데, 잔 자갈이 깔려있는 임도 중앙에 10cm가량 자란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임도에 납작 업드려 소나무를 카메라에 담는데 총무님께서 "산행하다보니 후미와 선두를 모도 해 보네..."라며 호탕하게 웃으시며, 알바를 하느라 다운 되 있는 주변 분위기를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07시 48분 봉화산(烽火山 733m)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찾아 회장님의 통제하에 10여분을 기다리는데 몇몇 회원분들이 먼저 봉화산을 향해 오르려 하자 회장님은 "산악대장을 기다렸다가 산악대장 뒤를 따르는게 옳지 않을까요" 라고 회원들을 자제시키신다. 얼마 지나나지 않아 산악대장 이용우님이 도착하여 선두에 서고, 그 뒤를 따라 모처럼 가파른 오르막 비탈을 힘들게 올라서니 봉수대(烽燧臺)가 있었다는 봉화산(烽火山 733m) 정수리 폐 헬기장이 나온다.
한편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비탈에서 강희산 부회장님 뒤를 따르게 되었는데 부회장님이 평소와 달리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하여 이유를 물어보니 부회장님은 "오늘 새벽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임도를 따라 1시간 가량 알바를 하고 나니 힘들어서 그렇다" 고 대답하셨다. 평소 부회장님은 선두와 함께 혹은 선두그룹 10여분 뒤에서 늘 산행을 하시는데 오늘 처럼 후미에서 산행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산행을 하다보면 누구나 인대가 늘어나거나 소화불량 그리고 근육 경련 등으로 고생한 기역을 한 번 쯤 갖고 있을 것이다. 소화불량 같은 경우는 구조대장의 응급처치로 해결 할 수 있겠지만 인대가 늘어난 경우나 근육이 심하게 경련을 일으킬 때는 구조대장의 응급처치로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경우 산행하는 내내 자기 혼자서 고군분투(孤軍奮鬪)하며 산행을 마칠 수 밖에 없다. 대간산행이나 정맥산행의 경우 산행시간이 4~5시간을 넘기지 않는 명산 산행과는 달리, 8~12시간을 걸어야만 하는 긴 산행이기 때문에 옆에서 동료가 도와주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간이나 정맥을 종주하는 이들은 산행 2~3일 전부터 아니, 전체 구간을 완주하는 내내 자기 몸관리를 철저히 하는게 상례로 알려져 있다.
모든 스포츠를 좋아하는 난는 평소 축구만은 직접 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 편이다. 축구를 하다가 혹, 발목을 삔다던가 정강이를 차여 골절상을 입으면 최소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여 동안 산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07시 51분 봉수대(烽燧臺)
봉화산 정수리에서 한 차례 내려서니 옛날 봉화를 올리던 둑이 원형은 아니지만 아직 봉수대(烽燧臺)의 위용을 갖추고 있는 봉화 터가 나온다. 봉수대는 전국에 걸쳐 여러 개가 있었는데, 특히 남산(南山 262m)에 있는 봉수대는 각 지방의 경보(警報)를 중앙에 전달하는 국방상 중대한 임무를 전담하는 곳으로 다른 곳과 달리 다섯 개나 있었다.
봉수대(烽燧臺)는 봉대(烽臺), 봉루(烽樓), 봉소(烽所), 봉화대, 봉홧둑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08시 07분 여로(藜蘆)
봉수대에서 내리막 능선을 따라 20여 분 내려서니 산행로 가장자리에 짙은 자주빛의 아름다운 꽃을 자랑하고 있는 '여로'가 반긴다. 봉수대 근처에서도 여로는 볼 수 있었으나 꽃 모양이 신통치 않아 그냥 지나쳤는데 고바우님이 발견한 이 여로는 참 아름답게 펴 있었다.흔히 여로라고 부르는 자주빛의 여로 외에도 여로의 종류로는 꽃이 녹색빛이 나는 '파란여로'와 '흰여로'가 있다.
여로(Veratrum maackii var. japonicum)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풀밭에서 흔히 자란다. 잎집이 서로 감싸서 원줄기처럼 되어 높이 40∼60cm로 되고, 밑부분의 겉은 흑갈색 섬유로 싸여서 마치 종려나무의 밑동같이 보인다. 잎은 줄기 하반부에서 어긋나기 하며 잎모양은 좁은 바소꼴 또는 바소꼴이고, 나비 3∼5cm이며 뒤로 젖혀진다. 꽃은 7∼8월에 피고 자줏빛이 도는 갈색이며, 원추꽃차례에 달리고 수꽃과 양성화가 있다.
화피갈래조각과 수술은 6개씩이고 암술머리는 3개이다. 열매는 삭과(殼果)이며 타원형으로 3줄이 있고 끝에 암술머리가 남아 있다. 유독식물이다. 뿌리줄기를 살충제로 사용하며 민간약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늑막염에 걸렸을 때 달여 먹으면 최토작용을 일으켜 모든 농즙을 토해내고 치유되므로 늑막풀이라고도 부른다. 한국·일본에 분포한다.
여로에서 조금 떠러진 곳에는 2주 전 만해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산행객의 걸음을 멈추게 하던 백선이 이제는 아름답던 꽃잎을 모두 떨구고 대신 결실을 매달고 있다. 또한 백선에는 꽃잎 대신 연녹색의 몸에 검은 줄무늬와 반점을 가진 애벌레가 나무를 독 차지하고 있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애벌레는 겨울산님의 도움으로 '산호랑나비'의 애벌레라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08시 48분 명동산 전 봉우리
봉화산에서 내리막 능선과 안부를 지나 긴 오르막 능선을 따라 1시간 여 동안 발품을 파니 봉화산 바로 아래의 봉우리가 나온다. 이 봉우리에서는 오르막 능선을 오르느라 힘들었던지 많은 회원님들이 물로 목을 축이고 간식을 나누며 다리쉼을 하는 모습들이다.
08시 54분 명동산(鳴動山 812.2m)
오늘 산행의 주봉이라 할 수 있는 명동산 정수리에는 오래된 삼각점과 통신용 안테나 그리고 산불감시용 무인 카메라만 있을뿐 명동산을 알리는 푯말이나 빗돌은 찾아볼 수 없다.
'鳴動山'을 풀이 하자면 '크게 울리어 흔들리는 산, 지진(地震) 따위가 일어났을 때 땅이 흔들리듯이 진동(震動)하는 산' 이라 풀이 할 수 있겠으나 명동산의 어원은 어디에서도 자세히 기록되 있지 않다. 나름대로 추측해보면 "먼 옛날 지진이나 지각변동으로 인해 융기된 산이 아닐까 생각된다"
명동산이 속해있는 영덕군 영해면(寧海面)은 주위에 100~500m의 산지가 분포되어 있고 면의 서쪽과 북쪽에 명동산(812m)과 형제봉(704m)이 각각 솟아 있다. 면 동쪽에는 동해가 있고 중앙으로는 남천이 면을 가로질러 동북면계를 휘돌며, 비교적 넓은 평야가 동북부 일대에 분포한다.
한편 명동산 정수리는 주변 잡목들을 모두 잘라 내어 조망권이 확보되있어 지나온 봉화산이나 고랭지채마밭 그리고 앞으로 걸어야할 능선들을 한 눈에 조망 할 수 있다. 또한 영해면을 가로지르는 남천이 동해와 만나는 삼각주와 비록 역광으로 인해 뚜렷하지는않지만 멋진 수평선도 조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수리에서는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할 곳이 없어 간단하게 기념촬영을 한 다음 바로 정수리를 떠나야만 했다.
아래의 사진은 멀리 봉화산(烽火山 733m)과 고랭지 채마밭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담은 사진이다. 또한 산 그리메 저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일월산(日月山 1,219m)도 조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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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 영해면과 맞닿아 있는 동해와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을 담아 보았다.
명동산 정수리에서 앞으로 넘어야 할 810m봉을 바라보며
09시 00분 남산천남성(南山天南星)
명동산(鳴動山 812.2m)에서 810m봉을 향해 이동하는 산행로 옆에서 작년 대간 종주길에 함백산에서 보고 더 이상은 보지 못했던 '남산천남성' 한 촉이 눈에 들어왔다. 함백산에서 본 남산천남성은 키가 20cm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곳의 것은 키가 50cm는 넘어 보였다.
남산천남성(Arisaema amurense var. violaceum)은 외떡잎식물 천남성목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습한 그늘에서 자란다. 높이 15∼30cm이다. 알뿌리는 납작한 공 모양으로 지름 2∼4cm이며 주위에 작은 알뿌리가 2∼3개씩 달린다. 윗부분에는 수염뿌리가 사방으로 퍼져 나고 비늘조각은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녹색이며 때로 자줏빛 점이 있다. 잎은 1개인데, 5개의 작은잎으로 갈라지며 달걀 모양 바소꼴이거나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의 바소꼴이다.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꽃은 단성화로 5∼7월에 피며 커다란 불염포 안에 싸여 육수꽃차례로 달린다. 불염포는 자줏빛을 띤 보라색이고 세로로 흰 줄이 있다. 꽃대 상부가 곤봉 모양이나 회초리 모양으로 발달하는 것도 있다. 열매는 장과로서 붉은빛으로 익어 옥수수처럼 달린다. 유독식물로서 알뿌리는 중풍·종기 등에 약재로 쓴다. 한국·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09시 09분 810m봉
남쪽으로 향하던 정맥 마루금은 명동산 근처에서 잠시 남동 쪽으로 방향을 바꿔 이어지다가 명동산을 지나 810m봉을 깃점으로 방향을 서 쪽으로 급하게 바꾸며 박짐고개를 지나 포도산삼거리까지 이어진다.
09시 25분 박짐고개
810m봉에서 시작된 내리막 비탈은 박짐고개까지 이어진다. 이 내리막 비탈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며 앞 서 가시는 부회장님의 걸음걸이가 어색하게 보여 이유를 물어보니 "지금껏 꾸준히 운동을 하고 산행을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무릎이 아파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니 무릎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증상이더라..." 라고 부회장님은 대답하시며 "그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 왔는데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고 덧붙이신다.
그렇게 김의환 부회장님과 여러 얘기를 나누며 박짐고개의 나무개단을 내려서니 제법 넓은 공터가 있는 임도에 닿는다. 위 사진은 아무 생각없이 박짐고개를 가로 질러 공터를 벗어나려다 우연히 뒤를 돌아보니 시원하게 내달리는 말의 발굽 형태를 하고 있는 언덕이 눈에 들어와 그 모습을 담아 보았다.
09시 30분 겨우살이
6월에 웬 '겨우살이'인가 하겠지만, 박짐고개에서 750m봉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능선을 따라 5분 여를 발품을 파니 오리난초님이 무언가를 열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래서 "뭐가 그리 궁굼한데요" 라고 하니 오리난초님은 도로 나에게 "이거 겨우살이 맞죠?" 라고 물어 온다. 아니게 아니라 키가 3m높이로 자란 신갈나무에 겨우살이 새 잎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는게 아닌가...! "겨우살이는 본디 가을에 새싹이 돋아나 겨울을 지내며 자란 후 이른 봄에 작고 노란 꽃이 가지 끝에 피고 반투명한 공 모양의 열매는 가을에 누런 녹색(연노란색)으로 익는다." 고 알려져 있는데 날씨가 무더운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파릇파릇한 겨우살이 새싹을 발견하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
겨우살이(Viscum album var. coloratum)는 쌍떡잎식물 단향목 겨우살이과의 상록 기생관목으로 참나무·물오리나무·밤나무·팽나무 등에 기생한다. 둥지같이 둥글게 자라 지름이 1m에 달하는 것도 있다. 잎은 마주나고 다육질이며 바소꼴로 잎자루가 없다. 가지는 둥글고 황록색으로 털이 없으며 마디 사이가 3∼6cm이다.
꽃은 3월에 황색으로 가지 끝에 피고 꽃대는 없으며, 작은 포(苞)는 접시 모양이고 암수딴그루이다. 화피(花被)는 종 모양이고 4갈래이며, 열매는 둥글고 10월에 연노란색으로 익는다. 과육이 잘 발달되어 산새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되며 이 새들에 의해 나무로 옮겨져 퍼진다.
생약에서 기생목(寄生木)은 이것 전체를 말린 것이며, 산의 나무에 해를 주지만 약용으로 쓴다. 한방에서 줄기와 잎을 치한(治寒) ·평보제(平補劑) ·치통 ·격기(膈氣) ·자통(刺痛) ·요통(腰痛) ·부인 산후 제증 ·동상 ·동맥경화에 사용한다.
한국 ·일본 ·타이완 ·중국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한다. 열매가 적색으로 익는 것을 붉은겨우살이(for. rubroaurantiacum)라고 하며, 제주도에서 자란다.
09시 40분 노루발
겨우살이를 감상하느라 넋을 놓고 있는 오리난초님을 기다리며 느리게 걸음을 옮기는데 산행로 곳곳에 '노루발'이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한 달 전부터 꽃망울이 맺혀 있는 노루발은 산행하는 동안 곳곳에서 관찰됐으나, 꽃망울을 터뜨린 모습을 오늘에서야 발견하는 순간이다.
노루발(Pyrola japonica)은 쌍떡잎식물 진달래목 노루발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로 노루발풀이라고도 한다. 숲속에서 자란다. 높이 약 26cm이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벋으면서 퍼져나간다. 꽃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1∼8개가 밑동에 달리고 둥글거나 넓은 타원형이며 길이 4∼7cm, 나비 2.5∼4.5cm이다. 잎자루와 더불어 자줏빛을 띠지만, 잎맥부분은 연한 녹색이고 가장자리에 얕은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길이 3∼8cm이다.
꽃은 6∼7월에 피고 노란빛을 띤 흰색이거나 흰색이며 5∼12개가 밑을 향하여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화관은 넓은 타원형이고 5갈래로 갈라진다. 수술은 10개이고 암술대는 1개이다. 씨방은 납작하고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지나 밑동은 붙는다. 열매는 삭과로서 납작한 공 모양이며 9월에 갈색으로 익는다. 지름 7∼8mm이다.
한방에서 줄기와 잎을 단백뇨에 처방하고 생즙은 독충에 쐬었을 때 바른다. 한국(전북·경남·경북·강원·경기·평북·함남)·일본·타이완·중국·헤이룽강 등지에 분포한다
09시 55분 포도산삼거리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는 750m봉을 넘으며 회장님, 오리나초님과 야생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니 어느덧 750m봉 정수리는 등 뒤로 멀어지고 포도산 삼거리에 닿는다.
포도산삼거리의 커다란 신갈나무에는 '포도산13분' 이라 씌어진 이정표가 매달려 있고 그 옆에는 예닐곱 개가 넘는 배낭이 놓여져 있다. 아마 포도산에 갔다오는 동안 몸을 가볍게 할 요량으로 회원님들이 배낭을 이 곳에 벗어 놓고 포도산으로 향했을 것이다. 삼거리에 있는 총무님과 강희산 부회장님에게 포도산에 갔다 오자고 하니 총무님은 "오늘은 몸 상태가 좋지않아 그냥 가야겠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먼저 포도산으로 향하는 회장님과 오리난초님 뒤를 따라 포도산 정수리로 향했다.
10시 11분 포도산(748m)
포도산삼거리에서 포도산(748m) 정수리까지는 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가파른 비탈이 나타나며, 시간으로는 15분이 소요된다. 경북 영덕군 중부 석보면(石保面)에 있는 포도산의 정수리에는 '추차장 2.7km, 야영장 1.7km'라 씌어져 있는 푯말만이 덩그런이 세워져 있을 뿐, 12시간이나 걸리는 긴 구간을 종주하다가 왕복 30여 분이란 시간을 내어 발품을 팔아 이 곳에 들린 종주자들에게, 잡목들로 사위(四圍)가 꽉 막혀 조망이 전혀 없는 포도산 정수리는 실망감만 안겨준다. 더구나 정수리에 올라 주변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며 잠시 다리쉼을 할 목적으로 배낭을 메고 온 나와 오리난초님의 실망감은 다른 이들보다 더 했다.
10시 24분 초롱꽃
포도산 정수리에서 떡과 과일을 나누며 잠시 회원님들과 기념촬영을 한 다음 포도산삼거리로 돌아오는 길에 '초롱꽃'을 만났다. 지금까지 산행하는 동안 여러 곳에서 초롱을 만났으나 모두 꽃의 상태가 좋지 않아 그냥 지나쳤는데 위 사진의 초릉은 비교적 싱싱한 꽃을 달고 있었다.
초롱꽃(Campanula punctata)은 쌍떡잎식물 합판화군 초롱꽃목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풀밭에서 자란다. 줄기는 높이 40∼100cm이고 전체에 퍼진털이 있으며 옆으로 뻗어가는 가지가 있다.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고 달걀꼴의 심장 모양이다. 줄기잎은 세모꼴의 달걀 모양 또는 넓은 바소꼴이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꽃은 6∼8월에 피고 흰색 또는 연한 홍자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있으며 긴 꽃줄기 끝에서 밑을 향하여 달린다. 화관은 길이 4∼5cm이고 초롱(호롱)같이 생겨 초롱꽃이라고 한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털이 있으며 갈래조각 사이에 뒤로 젖혀지는 부속체가 있다. 5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으며 씨방은 하위이고 암술머리는 3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瘦果)로 거꾸로 선 달걀 모양이고 9월에 익는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다. 방향성 식물이다. 한국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짙은 자주색 꽃이 피는 것을 자주초롱꽃(var. rubriflora)이라고 한다.
10시 49분 송이모둠터 간식
서 쪽으로 향하던 마루금은 포도산삼거리를 깃점으로 긱각으로 방향을 남 쪽으로 바꿔 송전탑을 지나 삼각점이 정수리에 밖혀있는 630.5m봉까지 완만한 비단길을 만들어 놓는다. 한편 삼거리에서 20분 동안 완만하게 높이를 낮추는 능선을 따라 솔향이 물씬 풍겨오는 소나무 숲을 지나 신갈나무가 그늘을 드리우는 작은 안부에 도착하니 10여 명이 넘는 회원님들이 한데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회원님들은 앉지도 않고 선 채로 맛있는 과일을 나누고 있었는데 늦게 도착한 내가 가랑잎 위에 털썩 주저앉는 모습을 본 꽃사슴님이 어디 아프냐고 묻는다. 그래서 내가 "좀 피곤해서 그렇다"고 대답하니 꽃사슴님은 비타민 시(C)와 철분이 풍부하고, 달고 신 맛이 있어 생으로 먹거나 잼, 주스 따위를 만들어 먹는 블루베리(blueberry)와 방울토마토 그리고 앵두를 먹어보라 권한다. 참고로 북아메리카에 20여 종이 자생하는 블루베리(blueberry)와 비슷한 것으로 한국에는 정금나무, 산앵두나무 따위가 있다.
11시 04분 첫번째 송전탑
꽃사슴님이 건네준 블루베리(blueberry)를 먹어서 인가 피곤함을 잊고 완만한 비단길을 따라 한 차례 발품을 파니 이내 첫번째 송전탑에 닿은다. 송전탑을 지나 630.5m봉까지는 가파르지 않는 오르막 능선이 잇따른다.
아래 사진은 630.5m봉에 닿기 전에 영덕군 영해면과 지품면의 경계를 이루며 흘러내리는 능선을 담은 사진이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멀리 3번째 산그리메 능선에는 풍력발전기가 여러 개가 아스라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11시 19분 630.5m봉 삼각점
남 쪽으로 향하던 마루금이 갑자기 방향을 북서 쪽으로 바꾸는 630.5m봉 정수리에 서니 아름다운 주변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래의 사진은 630.5m봉에 서 있는 고사목과 고사목 너머로 영덕군 지품면과 청송군 진보면의 경계를 이루고 이어지는 능선을 담은 사진이다. 아마 고사목 뒤에 우뚝솟은 산이 대둔산으로 생각되며 대둔산 너머로는 청송읍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630.5m봉 정수리 주위 일원에서 장구메기 일원에는 고사목과 검게 그을린 채 앙상하게 서 있는 소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몇해 전 화마의 피해를 심하게 입은 듯 하다. 이렇듯 사람의 실수로 산불이 한 번 발생하면 무서운 화마가 주변의 삼림은 물론 사랍들의 삶의 터전까지도 빼앗아 가곤 한다. 또한 생태계 교란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만큼 산행객들이 산에 들 때나 혹은 산기슭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농부들은 자연을 위해 아니! 자신을 위해 산불관리에 더욱 심여를 기울려야 할 것이다.
11시 32분 장구메기
그늘이 드리워진 신갈나무 아래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한 회원님을 뒤로하고 화마의 흔적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어 뜨거운 햇볕이 머리 위로 내리쬐는 장구메기를 벗어나니 긴 이랑이 이색적인 넓은 밭이 나타난다. 그 밭에서는 농부들이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추나 담배 모를 옮겨심기 위해 밭 이랑에 검은 비닐을 씌우고 있다. 그래서 그 분들에게 "안녕하세요.*^^* 수고가 많습니다."고 인사를 하니, "안년하세요"라고 짧게 대답하는 농부의 얼굴에서는 이 더운 날씨에 뭐하러 무거운 배낭을 메고 산속을 헤매고 다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11시 38분 노송 숲 다리쉼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장구메기와 이랑이 긴 밭을 지나 노송 군락지에 닿으니 손중호님과 부회장님을 비롯해 여러 회원님들이 잠시 선 채로 다리쉼을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 소나무 숲에서 점심을 먹으려다가 회장님과 구지양님이 더 가서 먹자는 바람에 솔숲을 벗어나 임도를 따르니 갈림길이 나오고 갈림길을 지나자마자 좌측에 당집으로 보이는 건물이 나온다. 임도 가장자리의 적당한 곳을 골라 여러 회워님들과 얘기를 나누며 맛있는 점심을 먹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점심을 먹고 난 이후에 일어났다.
시장기가 동한 상태로 20여분을 더 걷고 난 다음 점심을 먹다보니 너무 급하게 먹었는지 가슴이 답답하고 트림만 자꾸 나오며 걸음을 옮기는데 졸음이 쏟아지는게 아니가. 전형적인 체증(滯症)으로 이 체증은 1시간 여 동안 나를 괴롭히다가 화매제를 지나서야 씻은 듯사라졌다.
11시 50분 인동
인동(Lonicera japonica)은 인동덩굴, 인동넝쿨, 능박나무, 겨우살이덩굴, 금은화(金銀花)라고도 하며 인동과(忍冬科 Caprifoliaceae)에 속하는 반상록 덩굴성 관목으로 한국 전역 산야의 숲가나 구릉지 또는 인가 주변에서 자란다. 줄기는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 길이가 3m에 이르고, 어린가지는 적갈색으로 털이 있으며 속이 비어 있다. 잎은 넓은 피침형 또는 난형으로 마주나며, 끝은 둔하다. 잎은 길이 3~8㎝, 너비 1~3㎝이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6~7월경 잎겨드랑이에 1, 2개씩 피며, 꽃잎은 길이 3~4㎝로 처음에는 흰색이지만 곧 노란색으로 변한다. 꽃잎의 끝은 5개로 갈라지며 그중 1개가 깊게 갈라져 뒤로 말린다. 꽃잎 안쪽에는 굽은 털이 있고,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9~10월에 익는데 지름은 7~8㎜이다.
12시 05분 포산마을갈림길
점심을 먹고 노란인동과 흰인동을 감상하고 임도에서 마주친 한 아가씨가 건네 준 맛있는 오디 한 알의 달콤함을 입 안에 간직한 채 조금 더 걸으니 포산마을갈림길이 나온다. 북서쪽으로 향하던 마루금은 이 삼거리를 깃점으로 서 쪽으로 방행을 선회해 화매제를 지나 황장제 전 시루봉(532m)까지 이어지다가 마지막 황장제를 향해 남 쪽으로 고개를 수그린다.
봉화산에서 부터 화매제에 이르는 마루금을 표현하자면 북서쪽을 바라보며 'W' 자를 그리고있어 맑은 날 밤 북 쪽 하늘에서 관찰되는 카시오페이아(Cassiopeia) 별자리를 닮았다. 참고로 카시오페이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의 비(妃)로, 자기의 미모를 자랑하다가 해신(海神)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서 딸 안드로메다를 해신에게 바쳤으며, 하늘에 옮겨져 별자리가 되었다고 하는데서 유래됐다.
포산마을갈림길에서 632.8m봉으로 이어지는 산행로에는 매화노루발을 비롯해 노루오줌과 자주빛을 띠는 민백미 등 여러 야생화들이 곳곳에서 내 눈을 사로 잡았다. 또한 오리난초은 요즘들어 야생화에 부쩍 관심을 보이시는 회장님에게 연신 야생화의 이름과 생김새를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는 구간이기도 했다.
또한 후미를 담당하고 있는 똘이장군 한정현님이 회장님을 믿고 후미에서 탈출하는 바람에 회장님과 나는 어쩔 수 없이 후미를 맡아 산행하며 회원님들의 안전을 도와야만 했다. 산행기에 올릴 사진과 야생화를 관찰 촬영하며 후미에서 산행하며 느끼는 체력적 부담을 보통 사람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 산이나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느라 잠시 걸음을 멈추면 함께 산행하던 일행들의 모습은 이내 시아에서 벗어나고 다시 합류 하기위해선 젠걸음으로 아니 뛰어서 10여 분을 뒤 ?아 가야만 할 때가 다반사인 것을 .....ㅠㅠㅠ 알런지 모를런지.............*^^*
12시 50분 매화(梅花)노루발
앞서 소개한 노루발과 매화노루발의 꽃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나, 노루발의 잎은 1∼8개가 밑동에 달리고 둥글거나 넓은 타원형인데 반해 가랑잎을 닮은 매화노루발의 잎은 아래의 사진처럼 새순 끝에 2~3개의 잎이 층을 이루며 달린 것이 특징이다.
매화노루발(Chimaphila japonica)은 쌍떡잎식물 진달래목 노루발과의 상록 여러해살이풀로 매화노루발풀이라고도 한다. 바닷가의 숲속에서 자란다. 높이 5∼10cm이다. 나무 같은 느낌이 들고 원줄기는 보통 1개씩 자란다. 새순 끝에 2∼3개의 잎이 모여 달리며 밑에 약간의 비늘조각이 달린다. 해마다 이와 같이 계속되므로 잎이 층으로 달린 것같이 보인다. 잎은 두꺼운 혁질(革質:가죽 같은 질감)이며 넓은 바소 모양이고 가장자리에 낮으나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꽃은 6∼7월 산형꽃차례로 원줄기 끝에 l∼2개씩 밑을 향하여 달리며 지름 1cm 정도이고 흰색이다. 화관은 반 정도 벌어지고 꽃받침은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5개로 갈라지고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다. 수술은 10개이다. 열매는 삭과(殼果)로 지름 5mm이고 끝에 암술머리가 남아 있으며 5개로 갈라져서 작은 종자가 나온다. 한국·일본·타이완·중국·사할린섬 등지에 분포한다.
12시 56분 숙은노루오줌
숙은노루오줌(Astilbe koreana)은 쌍떡잎식물 범의귀과(―科 Saxifrag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조선홍승마(朝鮮紅升麻)라고도 한다. 산지에서 자란다. 높이 60cm에 달하고 갈색 털이 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2∼3회 작은잎이 3장씩 나온 잎이며 잎자루가 길다. 작은잎은 달걀 모양 또는 타원형이고 끝이 꼬리처럼 길게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깊게 패어진 톱니가 있다.
꽃은 6∼7월에 피고 연한 홍색이며 원추꽃차례가 옆으로 처지기 때문에 숙은노루오줌이라고 한다. 꽃받침은 중앙에서 5개로 갈라지고 털이 없으며, 꽃잎은 줄 모양이고 연한 홍색이다. 수술은 10개로 꽃잎보다 다소 짧고 암술대는 2개이다.
열매는 삭과로서 2개로 갈라지고 밑에 꽃받침이 있으며 9월에 익는다. 관상용으로 심는다. 어린 순은 식용하고 뿌리는 벌레독에 약용한다. 한국, 중국 북동부, 일본 남쪽에 분포한다.
12시 58분 백미꽃
민백미꽃은 지난 세 구간을 산행하며 많이 보아왔으나 백미꽃은 좀처럼 보이지 않아 아쉬었었는데 오늘 산행에서는 630.5m봉과 이곳 두 곳에서 백미꽃이 발견됐다. 630.5m봉의 백미꽃이 상태가 좋지 않은데 반해 이곳의 꽃은 백미꽃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백미(Cynanchum atratum)는 박주가리과(―科 Asclepiad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줄기 전체에 짧은 털이 빽빽하게 나 있으며, 줄기에 상처가 나면 흰 수액이 나온다. 키가 60㎝ 정도이고 가지는 많이 달리지 않는다. 잎은 마주나며 잎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검은 자색의 꽃은 5~7월에 산형(傘形)꽃차례를 이루어 피고, 통꽃이지만 꽃부리 중간까지 5갈래로 갈라져 있다. 열매는 백미라 하여 한방에서 해열·이뇨에 사용한다.
13시 10분 632.8m봉
포산마을 갈림길에서 임도와 능선을 따르며 1시간 동안 발품을 파니 정맥 시그널이 바람에 날리는 632.8m봉 정수리에 닿는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기온을 높이는 바람에 조금은 후텁지근한 날씨였지만 산행로 곳곳에 있는 야생화들이 청량감을 안겨주었기에 그리 지루한 구간 아니었다.
13시 31분 화매재(330m)
632.8m봉에서 화매제로 이어지는 급한 내리막 비탈을 조심해서 내려서니 영덕군 지품면과 영양군 석포면을 잇는 2차선 포장도로가 나온다. 바로 화매제(330m)에 닿은 것인데 화매제 주면에는 휴계소나 건물은 없고 차량 통행도 거의 없이 고추와 사과를 그린 특산물 광고판만이 고갯마루를 지키고 있다.
한편 화매제에 내려 설 때부터 나무 그늘이 없어 온 몸으로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걷노라니 힘이 배가 소모되는 기분이다. 그래서 화매제를 급히 벗어나 건너편 능선 좌 측에 있는 3,000여 평 쯤 되 보이는 사과밭 을 끼고 오르막 능선을 오르는데 발을 옮길 때마다 메마른 땅에서는 누런 먼지가 푸석푸석 날리며 옆으로 피어오른다. 한편 사과밭 주위는 멧돼지의 피해를 막기위해 철망 이 쳐져있다.
주능선을 향해 사과밭 가장자리를 따라 힘든 발품을 파는데 앞에 가는 구지양님이 힘들어 하며 자두나무 아래세서 잠시 다리쉼을 하자고 하기에, 내가 저 위에 보이는 봉우리까지 오른 후 쉬자고 하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주능선 봉우리쪽에서 회원들의 얘기 소리가 들려온다.
회장님과 내가 구지양님을 설득해 주능선에 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손중호님과 강희산 부회장님 그리고 총무님과 꽃사슴님 최현경님 등 여러 회원님들이 다리쉼을 마치고 막 일어설 참이다. 그래서 우리 일행도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과일을 나누며 짧게 다리쉼을 한 다음 황장재를 향해 마지막 힘을 모았다.
14시 39분 시루봉(532m) 오르막능선
화매제에서 405m봉, 420m봉, 500m봉 순으로 서서히 높이를 더하는 산행로를 따라 1시간 여 동안 힘을 모아 발품을 파니 시루봉(532m) 을 만들기 위해 가파르게 일어서는 오르막 능선이 막아선다. 지금까지 봉우리 하나를 넘을 때마다 "이 봉우리가 마지막 봉우리겠지" 라고 생각하던 회원님들 특히, 총무님과 구지양님을 화나게 만든 가파른 오르막 능선이 시작된 것이다.
위 사진은 카파른 마지막 오르막능선을 오르는 회원님들을 담은 사진인데 모두들 힘들어선지 카메라를 향해 돌아서는 사람은 손중호님과 구지양님 뿐이다.
14시 47분 시루봉(532m)
숨이 턱에 차오르는 힘든 비탈을 따라 시루봉(532m)에 오른 다른 회원님들은 다리쉼도 하지 ?고 이미 황장제로 향하고 정수리를 마지막으로 밟는 총무님을 모델 삶아 시루봉의 흔적을 남겨 보았다.
15시 08분 멧돼지 목욕탕
시루봉이 일어서는 지점부터 최현경님과 여러 얘기를 나누며 걷다가 산행 속도에 관한 최형경님의 생각을 들을 수 있았다. 최현경님은 항상 자신 때문에 산행이 늦어지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고 대간을 종주했을 때나 정맥을 종주하고 있는 지금 가장 심여를 기울이는 건 자신만의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혼자 걸을 때가 종종 있고 또한 식사를 할 때도 자신이 시장기가 동할 때면 혼자서라도 식사를 하려고 생각하니, 다른 회원님들이 가끔 자신을 오해하는 것 같아 항상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최현경님과 여러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황장제가 내려다 보이고 산행로 가장자리에는 멧돼지들의 목욕탕으로 보이는 작은 습지가 나온다. 멧돼지들은 진흙 목욕을 즐기는데 진흙 목욕을 함으로서 무더운 날씨속에 체온을 내리는 효과와 함께 몸에 묻은 진흙이 말라 나무나 바위에 문질러 진흙을 떨어낼 때 진득이나 벼룩 등 몸에 해로운 벌레를 없에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15시 13분 황장재
멧돼지 목욕탕에서 카파르게 높이를 낮추는 비탈을 조심해서 내려오니 낙석이나 산사태의 위험으로부터 사람이나 영덕군 지품면과 청송군 진보면을 잇는 34번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쳐 놓은 육중한 철책이 막아선다.
다행히 철책 중간에는 정맥 종주자들이나 근동 주민들이 철책을 잘라내고 만들어 놓은 일명 '개구멍'이 있어 철책이 끝나는 먼 곳까지 돌아가야하는 불편함은 사라졌으나 왠지 개구멍을 통과하려고 하니 양심의 가책이 느껴진다. 산객들이 지켜야 할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서였는지 개구멍을 통과해 도로로 내려서다가 그만 허리에 차고 있던 카메라를 딱딱한 콘크리트(concrete)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순간 카메라가 부서지는 것보다 메모리카드에 저장된 자료가 날아가 버리지나 않을까 염려되 얼른 카메라를 주워 전원 버튼을 누르니 다행히 저장된 자료에는 별 지장이 없을 듯 싶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카메라 를 살피니 모서리 부분이 찌그러지고 딱딱한 콘트리트에 곳곳이 글킨 자국이 선명하다.
쓰린 가슴을 안고 34번 도로를 건너니 넓은 휴게소 마당 벗나무 아래에서는 먼저 도착한 회원님들이 간단한 하산주를 나누며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이번 산행은 멋진 해돋이와 함게 모처럼 맑은 날씨속에 멋진 풍광을 조망하며 여러 회원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특히 그동안 연무(煙霧)나 안개가 자욱했던 하늘에서 오늘은 연무를 찾아 볼 수 없어 겹겹이 잇따르는 멋진 산그리메가 만들어 놓은 풍광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회원님들 내내 즐거운 나날 이어가시고 건안하세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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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6월 29일
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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