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제6구간 검마산(劒磨山, 1,017m)과 백암산(白岩山, 1,004m)을 향해....
산행일자 : 2007년 05월 06일
산행장소 : 한티재~510m봉~628.8봉안부~우천마을갈림길~638.5m봉~636.4m봉~추령(가렛재)
~618.5m봉~635.5m봉(송정교갈림길)~630.4m봉~668.8m봉~633.7m봉~덕재(장파령)
산행모임 : 대전한겨레산악회(38명)
산행날씨 : 흐린 후 맑음(시원한 바람)
산행거리 및 시간 : 12.6km, 5시간 24분
지난 04월29일 에매랑재~한티재구간 산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뉴스를 들으니 "울진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임야 70여ha를 태우고 진화 됐다."고 한다. 그러나 5월 1일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3일 09시 20분께 기성면 삼산리 일원 야산에서 또다시 불이나 주변 야산으로 번지는 바람에 소방헬기 2대가 출동하여 간신히 불길을 잡았던 일도 있었다.
기성면 삼산리 일원은 29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다음날 새벽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했던 곳이기도 해 주민들은 더욱 불안해 했고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불로 인해 진화요원들도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이에 군 관계자는 "이번 산불은 낙엽 등이 수북이 쌓여 있어 비가 내린 후에도 낙엽 속에 남아 있던 불씨가 다시 살아나 번진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한편 울진 지역은 이상기온 등으로 건조 일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동안 일어난 산불로 200년 4월 7일 310ha, 2001년 4월 19일에는 186ha의 임야가 젯더미가 됐던 일이 있다.
이렇듯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불 때문에 백두대간이나 9정맥을 종주하는 종주자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지금, 최근 5년간 산불발생의 원인을 조사한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입산자 실화가 34%, 논과 밭두렁 태우기가 19%, 농산물 태우기가 17%, 담뱃불 취급 부주의가 15%, 쓰레기 소각 부주의가 6%, 성묘객 4% 및 기타 5% 등 대부분 사람의 부주의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입산자의 실화로 발생한 산불이 34%에 달하지만 대간이나 9정맥 종주자들의 실수로 발화된 불은 아마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매년 3월1일~5월15일 경방기간 동안 대간이나 정맥 종주자들은 산불감시원들과 숨박꼭질을 하며 산에 들어야만 하는 실정이다.
오늘 산행이 비교적 짧은 산행인데도 불구하고 무박산행을 하는 이유도 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오늘도 정맥호에 몸을 실고 5시간여 동안 항해를 한 다음에야 정맥호는 04시 37분 한티재에서 발리쪽으로 500여미터 떨어진 현대오일뱅크주유소에 닻을 내린다. 읍내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주유소에는 건불 외등 만이 밝게 불을 밝히고 있을 뿐 주유원이나 지나는 차량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정맥호에서 하선한 회원님들은 먼저 각자의 베낭을 챙겨 주유소 마당 곳곳에서 등산화 끈을 고쳐 매고는 오늘도 변함없이 구조대장님의 구령에 맞춰 산행 전 준비운동을 갖는다.
04시 51분 한티재(430m)
1주일전 한낮에 하산하며 보았던 한티재는 짙은 어둠에 싸여 잠시 종주자들의 방향감각을 무디게 한다. 오늘 산행 들머리는 위 사진에서 보이는 낙동정맥 영양2구간 안내판 뒤로 나 있으나, 몇몇 회원님들은 안내판을 좌측에 두고 88번 지방도와 나란히 이어지는 우측 능선을 따르는 1~2분 동안 알바 아닌 알바를 한 후에야 들머리를 찾아 종주를 시작 한다.
05시 06분 첫번째 푯말, 510m봉
한티재에서 15분여 발품을 파니 '추령5.9km, 한티재0.7km'라 씌어져 있는 푯말이 나온다.
아래의 사진은 첫번째 푯말(510m)에서 조금 지나 05시 12분 통정대부 안동김씨 묘를 지나며 628.8m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올려다 보며 담은 사진이다.
05시 24분 벤치와 송진채취 흔적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사위가 어두운 가운데 통나무를 이용해 만든 벤치가 놓여 있는 봉우리를 지나다가 아름드리 소나무에 V자 형으로 생채기가 나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지금껏 산행을 하면서 "수십년 아니 수백년 된 소나무에 생채기를 내면서까지 송진을 채취해야만 했는가?" 라는 의문에 가끔 빠지게 된다.
05시 42분 628.8m봉의 두번째 푯말
우천마을로 이어지는 안부를 30여분 거리에 두고 628.8m봉에 서니, 정수리 푯말에는 '추령 4.3km'라 씌여져 있고 푯말 아래에는 어느 시인이 시를 적어 놓은 목판이 나뒹굴고 있다.
구지양님에게 목판을 들고 포즈를 취해 보라 했더니 뒤 따라 정수리로 올라서는 총무님도 같은 포즈로 카메라 앞에 선다.
위 사진에서 보듯 총무님은 목판과 함께 비닐 주머니를 들고 있는 데 주머니는 산나물을 채취해 넣는 용도로 사용하려고 갖고 다니는 것이다. 총무님은 새벽부터 참나물과 고사리 그리고 취나물을 채취하느라 여념이 없다.
05시 50분 노루귀 전초(全草)
628.8m봉에서부터 산나물을 채취하는 논산의 오리난초님과 동행을 하게 됐는데 작은 봉우리 여러개를 잇따라 넘나들며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걷다가 오리난초님이 "노루귀가 있다"고 하여 그 곳으로 다가가 보니 노루귀는 노루의 귀를 닮은 꽃잎은 모두 떨구고 앙증맞은 모습의 전초(全草)만 있어 그 모습은 카메라에 담아 본다.
노루귀(Hepatica asiatica)는 미나리아재비과(―科 Ranuncul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꽃은 이른봄 나무들에 잎이 달리기 전인 3~4월에 자주색으로 피나, 때때로 하얀색 또는 분홍색을 띠기도 한다. 꽃에 꽃잎은 없고 6장의 꽃받침잎이 꽃잎처럼 보인다. 3갈래로 나누어진 잎은 토끼풀의 잎과 비슷하며 꽃이 진 다음에 뿌리에서 나오는데, 털이 돋은 잎이 나오는 모습이 노루귀 같다고 해서 식물이름을 노루귀라고 부른다. 민간에서는 식물 전체를 8~9월에 채취하여 큰 종기를 치료하는 데 쓰며, 봄에 어린잎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
06시 16분 우천마을 갈림길(496m)
'우천 0.3km'라 씌여져 있는 우천마을을 갈림길이 내려다 뵈는 언덕에 서니, 봄 농촌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골짜기가 눈에 들어 온다. 안부에서 우천마을 로 이어지는 완만한 골짜기에는 보성 녹차밭을 연상케 하는 밭 고랑이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대부분의 밭에는 막 모종을 옮겨 심은 고추가 자라고 있다.
충청도에서는 고추 모종을 본밭에 옮겨 심을 때 한줄로 나란히 심는게 상례인데, 이곳 고추밭의 고추 모조은 두 줄로 평행선을 이루며 이랑과 이랑 사이의 둑에 나한히 심어져 있다. 심지어 두 줄로 심은 고추 모종 위로 대나무를 이용해 아치를 세우고 그 위를 비닐로 덮은 씌운 모습도 눈에 띈다.
위 푯말에서 '우천 0.3km'라 씌여진 방향으로 가다 보면 우천마을을 지나 오기리의 오기저수지에 닿을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종주하는 정맥 마루금은 오기저수지를 좌측 한 가운데 놓고 U자를 그리며 추령(가랫재)를 지나 덕재(장파령)까지 이어진다.
06시 34분 가랑잎길
우천마을 갈림길에서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신갈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평평한 산행로에 가랑잎이 수북이 쌓인 비단길이 한동안 계속된다.
06시 38분 추령 1.5km 푯말
가랑잎이 수북이 쌓인 비단길을 따르다 보면 넓은 평전처럼 보이는 곳에 '추령 1.5km'라 씌여져 있는 푯말이 세워져 있는 곳에 닿는다. 그 푯말 앞에는 정맥 종주자들이 쉬어가기 편하게 통나무 벤치가 놓여져 있다.
구조대장님을 비롯해 5명의 회원님들이 바나나와 찹쌀떡을 나눠 먹고 있으려니 후미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던 총무님과 오리난초님 그리고 고바우님이 도착하여 모처럼 많은 회원님들을 모시고 기념촬영을 해 본다.
위 사진에서 보듯 저마다 입속에 음식을 물고 있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 특히 최영 똘이 두 장군님의 입속에는 맛있는 간식이 가득, 총무님은 한 손에는 먹을 것을 다른 한 손에는 산나물을 채취한 비닐봉지를 들고 있다.
"총무님 욕심이 너무 많은신거 아니예요...ㅎㅎㅎ"
06시 50분 은방울꽃과 각시붓꽃
비단길 같은 완만한 능선을 지나 낮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니 평전(平田)처럼 넓은 안부가 나온다. 그 안부에는 고사리를 비롯해 취나물과 참나물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 평전 가장자리에서는 은방울꽃이 금방이라도 방울 소리를 낼 것 처럼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방울 소리를 낸다는 건 좀 과장된 말이고 은방울꽃은 위 사진에서 보듯 이제 막 꽃봉오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침 이슬 방울이 수정처럼 맺혀 있는 은방울꽃에 취해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각시붓꽃과 은방울꽃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위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철쭉꽃잎처럼 엷은 분홍빛 분을 바른 어여뿐 새색시가 금방이라도 필 것 같은 은방울꽃으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이 온 산에 울려 퍼질 것 같다.
은방울꽃(銀 ―, Convallaria keiskei)은 백합과(百合科 Liliaceae)에 속하는 외떡잎 다년생로, 뿌리줄기가 옆으로 기면서 자라고 땅 위에는 잎과 꽃자루만 나온다. 잎은 2장이 마주나는데 한 잎이 다른 한 잎의 기부를 감싸며, 잎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은 길이가 12~18㎝, 너비가 3~8㎝ 정도이다. 5~6월경에 피는 꽃은 흰색으로 꽃부리만 6갈래로 갈라져 뒤로 말리며 잎 사이에서 나온 꽃자루에 10송이 정도가 땅을 향해 핀다. 수술은 6개이며, 열매는 붉은색의 장과(漿果)로 익는다. 종(鐘)처럼 생긴 꽃이 하얗게 피어 은방울을 달아놓은 것 같다 하여 은방울꽃이라고 부르며, 꽃은 향기가 짙고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나무 아래 반그늘지고, 배수가 잘되는 부식질 토양에서 흔히 자란다. 식물 전체나 뿌리줄기를 말린 영란(鈴蘭)은 한방에서 강심제나 이뇨제로 사용한다.
06시 56분 쥐오줌풀
636.4m봉을 오르다가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쥐오줌풀'을 발견했다.
뿌리줄기에서 쥐의 오줌 냄새가 나는 쥐오줌풀은 뿌리와 식물 전체를 가을에 캐서 그늘에 말린 길초근(吉草根)을 히스테리,신경통,간질등의 치료에 쓰며 해열제와 진통제로 사용한다.
07시 00분 삼각점 봉우리(636.4m)
남쪽으로 향하는 길에 한번씩 서쪽으로 휘돌던 마루금은 636.4m봉을 깃점으로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추령으로 향한다. 636.4m봉의 정수리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로 둘러 싸여 있어 이곳이 봉우리의 정수리인지 아니면 능선의 연장선에 있는 낮은 오름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또한 정수리에 있는 삼각점을 찾으려면 잡목과 덤불을 헤치고 마루금을 5m정도 벗어나야만 한다. 그래선지 대부분의 종주자들은 636.4m봉의 정수리를 밟지 않고 지나쳐 간다.
07시 05분~07시 32분 아침
636.4m봉에서 시작된 제법 가파른 내리막 비탈은 추령까지 이어지는데 추령으로 향하는 능선에 있는 넓고 양지바른 묘지에서는 회장님을 비롯해 신현숙님과 구조대장님 등 10여명의 회원님들이 아침식사를 하는가 하면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나는 야생화를 감상하느라 걸음을 천천히 옮겼기 때문에 식사 시간에 맞추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은방울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안부의 평전에서는 총무님과 고바우님을 비롯해 4~5명의 회원님들은 산나물을 채취하느라 여념이 없다.
나는 배낭을 묘지 가장자리에 벗어 놓고 도시락을 꺼내 자리에 앉으려다가 너무나 예뿐 꽃을 발견하여 카메라를 들고 그 예쁜 꽃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꽃 이름은 위 사진에서 보듯 다름 아닌 '도시락꽃'이다.
어여쁜 도시락꽃을 준비한 사람은 구지양님인데 구지양님의 말에 의하면 위 사진처럼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긴 도시락은 직장 후배가 구지양님을 위해 준비해 줬다고 한다. "구지양님...! 그렇게 멋진 후배를 둔 구지양님이 마냥 부럽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맛있는 식사를 했답니다."
이날 아침식사에는 구지양님의 도시락꽃 외에도 최영장군님이 준비한 장어불고기 때문에 더욱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07시 06분 각시붓꽃봉오리와 둥굴레
식사를 하다가 주변을 살피니 먼저 식사를 마친 신현숙님 친구분은 고사리를 채취하느라 여념이 없고 한편 뒤늦게 도착한 총무님과 고바우님이 식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그렇게 어수선한 가운데 각시붓꽃의 꽃봉오리와 둘굴레의 꽃봉오리가 내 시선을 사로 잡아, 그 모습을 담아 본다.
둥굴레(Polygonatum odoratum var. pluriflorum)는 백합과(百合科 Lil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땅속줄기에서 줄기가 나와 60㎝ 가량 자란다.
잎은 줄기 한쪽에 치우쳐서 어긋난다. 잎자루는 거의 없으며 잎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6~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1~2송이씩 피는데, 긴 대롱처럼 생겼으며 꽃부리 쪽은 담녹색이나 꽃자루 쪽은 흰색이다. 꽃부리는 6갈래로 조금 갈라져 있다. 열매는 장과(漿果)로 가을에 검은색으로 익는다.
07시 50분 추령(가랫재 497m)
아침식사를 마치고 기분 좋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20여분간 발품을 파니 우측 영양군 일월면 가레골과 좌측 수비면 오기리의 오기저수지를 잇는 임도가 지나는 추령(가랫재 497m)이 나온다.
추령은 지금도 사람이나 차량의 왕래가 빈번하다는 것을 임도에 나 있는 흔적으로 짐작 할 수 있다.
07시 52분 줄딸기
추령에서 다섯개의 나무계단을 올라 완만한 능선에 닿으니 산행로 좌측에 연한 자주빛을 띠는 줄딸기꽃 삼형재가 반긴다.
줄딸기는 다른 대부분의 딸기들이 관목 형태인데 반하여, 덩굴이 땅바닥을 기면서 벋어나간다 하여 '줄딸기'라 부르며 일명 덩굴딸기라고도 한다 .줄기는 짙은 자주색이 돌고 굽은 가시가 있는게 특징으로, 줄기에는 물론 잎자루와 꽃자루, 꽃받침에도 가시가 있다. 잎은 깃꼴겹잎이고 작은잎은 5~9개로 결각이 있다.
꽃은 연분홍색으로 5월에 새 가지 끝에 한 송이씩 달리는데, 때로는 흰색이나 짙은 자주색의 꽃이 피기도 한다. 꽃받침조각은 꽃잎과 마찬가지로 5개인데 꽃잎보다 길이가 짧고, 열매는 집합과로서 식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07시 59분 618.5m봉의 가파른 오름
추령에서 완만하게 시작되던 오르막 능선은 갑자기 모습을 바꿔 가파르게 이어지는데 그 가파른 오르막 비탈을 힘들게 오르는 회원들을 보고 있으려니 나까지 숨이 가빠 오는 듯 하다.
하지만 연녹색으로 옷을 갈아 입은 신갈나무 숲길을 따라 산행로 가장자리에 예쁘게 피어난 야생화를 감상하며 걷는 행복을, 산에 들지 않는 이들은 아마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가파른 능선에는 많은 종류의 야생화가 피어 있었으나 내 눈길을 끈 건, 키가 50cm이상 자란 처녀치마가 자주빛의 꽃잎을 모두 떨구고도 지조 있게 서 있는 모습이다.
08시 08분 제비꽃(Viola mandshurica)
숨 가쁘게 가파른 비탈을 올라 618.5m봉에 닿으니 바이올렛(violet), 시름꽃, 이야초(二夜草), 철색초(鐵色草)등의 여러 이름을 가진 제비꽃(Viola mandshurica)이 자주색의 꽃잎을 자랑하며 소담스럽게 피어 정맥 종주자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08시 14분 635.5m봉
금강송이 많이 자라는 능선을 따르다 보면 635.5m봉이 소리 없이 다가선다. 635.5m봉의 정수리는 완만한 능선상에 위치해 있는데 '휴양림7.5km, 추령1.3km'라 씌어져 있는 푯말이나 삼각점이 없다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지난번 구간에서부터 금강송에 V자 형으로 나 있는 생채기가 635.5m봉을 지나며 눈에 거슬릴 정도로 험악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수령 150~20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소나무의 밑동에서 50cm쯤 위로는 V자 모양이 선명하게 껍질이 벗겨져 나간 아픈 상처를 선명히 간직하고 있다.
이렇듯 소나무에 난 상처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제가 항공류 등 부족한 전쟁 물자를 대기 위해 한국인 노역자들을 동원, 송진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만행을 자행했다고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위와 같은 상처를 갖고 있는 소나무를 강원도나 경상도 그리고 충청북도 아니 우리산 곳곳에서 목격했으리라 믿는다.
08시 20분 일제의 만행을 견디다 못해 쓰러진 소나무...
지금까지 여러 산에서 소나무에 난 상처를 목격했지만 다른 곳의 소나무에 난 상처는 나무 단면을 기준으로 50%를 넘지 않는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 곳의 소나무에 난 상처는 80%를 웃돌고 있어 소나무 수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산행로 곳곳에 쓰러져 나뒹굴고 있는 소나무가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위에 쓰러진 소나무도 지름이 족히 두 아름은 넘어 보였다."
솔은 맑고 아름다운 우리 겨레의 마음이요, 빼어난 우리 산천의 혼이라 말할 수 있겠다. 솔에는 충신열사(忠信烈士)의 절개가 있고 세속을 벗어난 선인(仙人)의 마음이 있으며 성인군자(聖人君子)의 그윽한 덕과 절세미인의 아름다움, 그리고 죽을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신비로운 약효가 있다고 한다.
비틀린 줄기에 가지를 늘어뜨린 늙은 솔 하나로 우리 산야는 얼마나 감동적인 풍경이 되는가. 솔 한 그루로 우리 강산은 선경(仙境)이 되고, 우리 마음은 신선(神仙)이 되며, 우국지사가 되고 음유시인이 된다. 아니 솔을 생각하는 마음만으로도 청아한 솔바람이 쏴쏴 마음을 씻어내 주지 않는가.
진실로 솔은 우리 겨레의 나무요, 우리의 심성(心性)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라 하겠다. 솔의 늘푸른 성정(性情), 유현(幽玄)한 품격, 천년을 사는 장수(長壽), 청아(淸雅)한 운치, 만 가지의 쓰임새 그 어느 것 하나만 치더라도 솔을 당해 낼 나무가 없다 하겠으니 솔이 있어 우리나라는 선인의 나라요 군자의 나라라고 하겠다.
사명대사(四溟大師)의 청송사(靑松辭)를 잠시 옮겨 보면...
松兮育兮 소나무, 아! 푸르구나,
草本之君子 초목 중에 군자로다.
霜雪兮不腐 눈서리에 상하지 않고
雨露兮不榮 비오고 이슬 내려도 웃음을 보이지 않네
不腐不榮兮 좋을 때나 슬플 때나 변함이 없어라.
在冬夏靑靑
育兮松兮 푸르고 푸르도다.
月到兮 달 돋아 오르면
篩金
風來兮 嗚琴 바람 일면 맑은 노래 부르네.
솔은 우리나라의 산에 가장 많이 나는 나무로 현재 우리나라 삼림면적의 40퍼센트쯤을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1백년쯤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임야의 70퍼센트 이상이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었으나 이것을 탐낸 일본인들이 모조리 끊어 가고 해방 후에는 농민들이 땔감으로 함부로 베어서 아궁이에 집어넣었다. 거기다가 일본인 학자 혼다 세이로꾸가 쓴 소나무 망국론(赤松亡國論)이란 엉터리 학설을 무조건 신봉하여 나라에서도 소나무를 심고 가꾸지 않았다. 그 바람에 그 좋던 소나무 숲은 거의 사라져 버리고 구불구불 뒤틀린 몹쓸 소나무만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참으로 애통할 일이라 하겠다.
08시 25분 안부
635.5m봉에서 일제 강정기의 아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소나무 군락을 지나니 가천리 송정교로 이어지는 임도가 나 있는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우측으로 휘돌아 능선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르니, 앞 쪽에서 회장님과 고바우님 등 여러 회원님들이 뭔가를 보고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루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내가 젠걸음으로 그 곳으로 다가가 보니 마루금 가장자리에 곱고 앙증맞게 피어 있는 '참꽃마리'를 감상하고 있는 중이다.
꽃마리와 참꽃마리는 꽃이 너무 작아 카메라에 담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08시 26분 참꽃마리
참꽃마리(Trigonotis nakaii)는 지치과(─科 Borragin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전국 숲속의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자란다.
전체적으로 짧은 털이 있으며 줄기는 덩굴성이다. 잎은 어긋나는데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잎자루가 길며 모여난다. 난형(卵形)의 잎은 끝이 뾰족하고 밑은 원형 또는 심장형이며 잎자루는 줄기 끝으로 갈수록 짧아진다. 단지 모양의 연한 남색 꽃은 5~7월경 잎겨드랑이에 지름이 7~10㎜ 되는 통꽃으로 1개씩 핀다. 꽃부리 조각은 둥글고 안쪽 기부에 짧은 털이 있다. 열매는 털이 있는 분과(分果)로 9월에 익는다. 비슷한 식물인 숲속에 자라는 덩굴꽃마리(T. icumae)는 꽃이 총상(總狀)꽃차례에 달리고 포엽(苞葉)이 없다. 이밖에 꽃마리속(─屬 Trigonotis)으로는 들이나 밭에서 자라는 꽃마리(T. peduncularis),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자라는 좀꽃마리(T. coreana), 중부 이북에서 자라는 거센털개지치(T. radicans)가 있다. 꽃과 잎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적당하고 어린잎은 식용한다.
08시 35분 쥐오줌풀
참꽃마리를 감상하고 10여분동안 오르막 능선을 따라 발품을 파니 앞서가던 고바우님이 이번에는 '쥐오줌풀'을 감상하고 있다. 내가 "은방울꽃 군락지에서 좀 떨어진 오르막 능선에서 쥐오줌풀을 담지 않았나요?"라고 고바우님에게 물으니, 고바우님은 "그 때는 미처 못보고 지나쳤다"고 한다.
쥐오줌풀(Valeriana fauriei)은 마타리과(―科 Valerian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키는 40~80㎝ 정도 자란다.
옆으로 뻗으며 자라는 뿌리줄기에서 쥐의 오줌과 같은 냄새가 나서 쥐오줌풀이라고 한다. 깃털처럼 5~7갈래로 갈라진 잎은 겹잎으로 마주나는데 잔잎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연분홍색의 꽃은 5~8월경 줄기끝에서 산방( 房)꽃차례를 이루며 무리져 핀다. 꽃은 통꽃이지만 꽃부리[花冠]의 끝이 5갈래로 갈라져 있고 수술은 3개이다. 민들레의 열매처럼 털이 달리는 열매는 수과(瘦果)로 익는다. 습기가 조금 많은 그늘진 곳에서 흔히 자라며, 뿌리와 식물 전체를 가을에 캐서 그늘에 말린 길초근(吉草根)을 히스테리·신경통·간질의 치료에 쓰며 해열제·진통제로 사용한다.
08시 36분 지나온 능선 조망
635.5m봉에서부터 정맥 마루금은 남쪽을 버리고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송정교사거리 안부를 지나 630.4m봉으로 이어진다. 630.4m봉에 도착한 마루금은 좌측에 오기저수지를 깜싸며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덕재(장파령 560m)까지 이어진다.
신갈나무와 금강송이 조화를 이루며 자라는 봉우리를 오르다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니 지금까지는 조망이 전혀 없어 답답하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키 작은 신갈나무 위로 우측 끝 635.5m봉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바라다 보인다.
09시 07분 연누색 신갈나무길
630.4m봉으로 향하는 산행로에는 유난히 푸른 신갈나무 군락지가 한참을 이어지는데 산행로 가장자리를 조금 벗어나니 고사리와 취나물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총무님과 몇몇 회원님들은 신갈나무 잎이 수북이 쌓인 남동쪽 사면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다가 덤으로 더덕 예닐곱 뿌릴를 캐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더덕이 자란는 곳을 지나면 독특한 더덕향이 물씬 풍긴다고 하는데 매년 봄이면 꽃가루와 황사로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나는 더덕 줄기를 스치고 지나도 냄새를 맞지 못한다. 하지만 눈은 밝아 야생화나 남들이 못보고 지나치는 식물들은 잘 발견하곤 한다...
09시 32분 630.4m봉
09시 38분 631.4m봉
지금까지는 완만하고 비단길 같은 마루금을 따라 가벼운 걸음을 옮겼지만, 631.4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숨이 가빠 올 만큼의 발품을 팔아야만 한다. 그렇다고 가파른 오르막 비탈이 수십분씩 길게 이어진다는 것은 아니고 잠깐 허벅지 근육이 팽창 할 정도에서 끝나는 그런 오르막이다.
마루금을 걷다보면 조망이 좋아 곳곳에 숨어 있는 조망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봉우리 정수리에서면 빗돌이나 푯말 그리고 멀리 보이는 산들의 능선과 하늘이 맞닿아 만들어 내는 신비한 산그리메를 배경으로 멋진 포즈를 취하는 백두대간 종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의 낙동정맥을 종주 하다 보니, 조망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산 봉우리 정수리에 서도 빗돌이나 푯말 그리고 멋진 풍광이 없어 회원들을 모시고 촬영하는 인물사진은 지금까지 멀리 해야만 했다.
하지만 오늘 한겨레의 영원한 모델 이길숙총무님을 모시고 631.4m봉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09시 43분 당개지치
631.4m봉에서 물로 목을 축이며 잠시 다리쉼을 하고 배낭을 메고 덕재(장파령 560m)를 향해 걸음을 옮기는데 모두가 느린 걸음으로 조심조심 내리막 비탈을 내려 선다. 631.4m봉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비탈이 가파랐던 것처럼 내리막 비탈 역시 경사가 심해 걸음을 옮기는 회원님들은 느린 걸음으로 조심조심 비탈을 내려 선다.
가파른 내리막 비탈이 다할 무렵 산행로를 조금 벗어난 곳에서 오리난초님이 나에게 손짓으로 오라는 시늉을 한다. 오리난초님은 '홀아비꽃대' 군락을 발견하고 나에게 자랑하는데 일주일 전 보았던 홀아비꽃대와는 사뭇 다르게 잎이 활짝 핀 모습이다.
'홀아비꽃대는 잎이 활짝 핀 것보다 피기 전의 소박한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오리난초님에게 얘기 하고 있는데 1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고바우님 역시 나에게 가까이 와 보라고 손짓을 보낸다. 그래서 고바우님이 심려를 기울이며 담고 있는 야생화를 보니 50cm가량 자란 줄기 끝에는 마치 천남성의 잎을 닮은 넓은 잎이 달려 있고, 위쪽 잎 겨드랑이에서 나온 긴 꽃대 끝에는 자주빛을 띠는 꽃이 5~6송이가 매달려 있다.
자주빛의 예쁜 꽃 이름을 그 때는 몰랐었는데 '산과 야생화'란 야생화 카페지기님의 도음으로 그 꽃의 이름이 '당개지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백두대간이나 낙동정맥을 종주하다가 이름모를 꽃을 담아 야생화카페에 문의하면 '저녁노을'이란 닉네임을 가진 카페지기님과 '겨울산'이란 닉네임을 가진 회원님은 언제나 친절하게 설명 해 주신다. 늘 그 두 분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며 혹시 한겨레 회원님들 중 야생화에 관심이 있거나 문의할 사항이 있으면 추천해 주고 싶은 카페 입니다.
당개지치(Brachybotrys paridiformis)는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지치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자란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벋고 군데군데에서 새싹이 나온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없으며, 높이는 40cm이다. 잎은 어긋나고, 줄기 밑 부분의 잎은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의 잎집 같으며, 줄기 위로 올라갈수록 긴 잎자루 끝에서 잎몸이 자라기 시작하여 잎자루 밑 부분이 넓어지고 잎 표면과 가장자리에 흰색의 긴 털이 있다.
줄기 끝에서는 마디 사이가 짧아져 5∼7개의 잎이 돌려난 것처럼 보이는데, 이들 잎은 넓은 타원 모양 또는 넓은 바소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며 짧은 잎자루와 누운 털이 있다.
꽃은 5∼6월에 자줏빛으로 피고, 위쪽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긴 꽃대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받침은 깊게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바소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며 흰색 털이 나 있다. 화관도 5개로 갈라지는데, 갈라진 조각은 타원 모양이며 끝이 둔하고 꽃받침조각과 길이가 비슷하다. 수술은 짧고 5개이며, 암술대는 1개로 길게 밖으로 나온다.
열매는 분과(分果:분열과에서 갈라진 각 열매)로 검은 색이고 광택이 있으며 8∼9월에 익는다. 한국(강원·경기·황해·평남·평북·함남·함북)·중국(동북부)·동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09시 45분 선밀나물
한편 당개지치 군락지에는 활혈(活血), 경락유통(經絡流通), 지통(止痛)의 효능이 있다고 잘 알려진 '선밀나물'이 자신의 모습도 담아 달라고 시위를 하는 듯 하다.
선밀나물(Smilax nipponica)은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과 들에서 자란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벋는다. 줄기는 곧게 서지만 윗부분이 약간 휘고 높이가 1 m이며 노란 색을 띤 녹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넓은 타원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의 타원형이며 길이가 5∼15cm이고 끝이 뾰족하며 밑 부분이 둥글거나 심장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맥은 5∼7개이고, 잎 표면은 녹색이며 잎 뒷면은 흰빛이 도는 녹색이다. 잎자루 밑에는 턱잎이 변한 1쌍의 덩굴손이 있다. 꽃은 암수딴그루이고 5∼6월에 노란 색을 띤 녹색으로 피며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길이 4∼10cm의 꽃대에 산형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수꽃의 화피는 옆으로 퍼지고 6개로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은 넓은 바소 모양이고 길이가 4mm이다. 암꽃의 화피는 배 모양이고 씨방에 붙어 있다. 열매는 장과이고 둥글며 검은 색으로 익으며 흰색 가루로 덮인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밀나물과 비슷하지만 덩굴성이 아니므로 선밀나물이라고 한다. 한국·일본·중국에 분포한다.
09시 52분 창파천으로 이어지는 우측계곡
631.4m봉에서 시작된 가파른 비탈이 다하고 완만한 능선이 어어지다가 다시 높이를 낮추는 능선길을 따라 작은 안부로 향하하는데 모처럼 우측으로 시원하게 조망권이 형성된다. 위 사진에서 보이듯 모처럼 시원하게 보이는 계곡은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를 가르는 장파천으로 이어지는 계곡이다.
사진에서 두번째 산그리메에 제일 높은 좌측 봉우리는 오십봉(826.7m)으로 추정된다.
09시 57분 시그널이 날리는 봉우리(668.8m)
시원한 계곡을 감상하고 668.8m봉으로 향하는데 곳곳의 나뭇가지에는 정맥 종주자들이 매어 놓은 시글널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백두대간이나 정맥을 종주하다 보면 이처럼 시그널이 줄줄이 매어져 바람에 나부끼는 이채로운 관경을 종종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시그널의 본 목적은 산행할 때 선두에서 길을 잡아 나가는 산악대장이 뒤 따르는 일행이나 회원들이 길을 잘 못 들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하자면 굳이 잘 썩지 않는 비닐이나 섬유를 사용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뒤 따르는 일행이나 회원들에게 알리는 신호용이라면 종이를 사용해도 본 목적에는 부합한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종이는 며칠이나 몇달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자연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10시 07분 668.8m봉을 넘어 서니 이번에는 산행로 좌측으로 오기마을의 오기저수지가 있는 골짜기가 아래 사진처럼 아스라이 눈에 들어 온다.
10시 11분 마지막봉(633.7m)
631.4m봉에 시작된 가파른 비탈을 내려서서 당개지치를 감상하고 있을 무렵 먼저 오늘 산행을 끝마친 선두 일행에게서 덕재(장파령 560m) 근처에 산불감시원이 나와 있으니 조용히 서둘러서 하산하라는 무전이 날아왔었다.
후미에서 함께 산행을 하던 총무님과 구조대장님을 비롯해 10여명의 회원님들은 누가 먼저라 할것 없이 그동안 채취한 산나물들을 배낭에 넣고 30여분 동안 조심스러우면서도 빠른 젠걸음으로 걸음을 옮겨야 했다.
한편 오리난초님과 내가 야생화를 감상하느라 조금 뒤처져 있었는데 최영구조대장님은 마지막 봉우리 전에서 끝까지 기다려 주는 것을 잊지 않으신다.영양군 수비면 죽파리에서 오기리를 잇는 임도가 내려다 보이는 633.7m봉을 지나니 덕재의 모습이 내려다 보인다.
10시 15분 덕재(장파령 560m)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덕재에 닿으니 먼저 도착한 후미 일행들이 반긴다. 덕재(장파령 560m)는 비포장 임도지만 많은 차량들이 빈번하게 왕래하는 듯 하다. 위 사진에서 보이듯 덕재의 우측 바위 절개지에는 붉은빛을 띠는 암석이 절개지 중간에 분포해 있어 종주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10시 18분 지나온 633.7m봉 조망
위 사진은 덕재에서 대간호가 정박해 있는 오기저수지 기슭으로 걸음을 옮기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633.7m봉을 돌아보며 담은 사진이다.
10시 33분 덩굴개별꽃
덕재(장파령 560m)에서 오기저수지 기슭까지 이동하는 임도 가장자리에는 겨울철 나뭇가지 마다수북이 쌓인 눈을 연상케 하는 새하얀 꽃을 피우고 있는 '쇠물푸레나무'가 셋노란 꽃을 피우고 있는 '민들레'와 잘 어우러져 정맥 종주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한편 임도 가장자리리에 만들어 놓은 수로에는 '산괴불주머니'가 만발한 가운데 임도가 다하고 마을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아주 작고 하얀 꽃을 자랑하는 '덩굴개별꽃'을 만났다.
덩굴개별꽃(Pseudostellaria davidii)은 쌍떡잎식물 중신자목 석죽과 여러해살이풀로 산의 나무 밑에서 자란다.
덩이뿌리는 굵고 양 끝이 뾰족한 원기둥 모양이며 줄기는 연하고 곧게 선다. 높이는 15cm 정도이다. 꽃이 핀 다음에 가지가 옆으로 길게 벋으면서 덩굴처럼 된다.
잎은 마주나고 바소꼴로 끝이 가시처럼 뾰족하며 밑은 좁아져 잎자루처럼 되고 가장자리에는 흰 털이 있다. 덩굴 끝은 실처럼 가늘어져서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내린다.
5∼6월에 흰색 꽃이 위쪽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실같이 긴 꽃줄기 끝에 1개씩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바소꼴로 끝이 뾰족하며 녹색이고 뒷면에 긴 흰색 털이 있다. 꽃잎은 5개, 수술은 10개, 암술대는 3개이다. 꽃밥은 검은 자줏빛이다. 평안북도·함경북도 등지에 분포한다.
오늘 산행은 경방기간내에 이루워진 산행이라서 다소 조심스럽게 진행된 산행이었습니다. 또한 산행시간이 5시간 남짓한데도 산불감시원들의 눈을 피해 부득이 무박산행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을 모든 회원님들 또한 이해하리라 믿습니다.
비록 짧은 거리의 산행이었지만 산나물과 온갖 야생화들이 반기는 숲길을 따라 모처럼 여유로운 산행을 즐겼으리라 믿습니다.
다음 산행에서 웃으며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모든 회원님들 내내 건안하시고 즐거운 산행 이어가세요.*^^*
*** 혹시 읽으시며 오류나 다른의견 있으시면 꼬~옥! 댓글을 남기세요.......^*^ ***
2007년 05월 14일
강일구
끝으로 산행후 구주령과 백암온천 그리고 바닷가에서 가졌던 뒷풀이 사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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