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제21구간 원효산(元曉山 922.2m)
산행일짜 : 2008년 01월 20일
산행장소 : 807.2m봉(암봉) 갈림길~은수고개~897m봉~화엄벌(억새평원)~985.8m봉~원효산(992.2m)~원효암삼거리~원득봉(721m 용천지맥분기점)~공군부대정문 철조망시작~596.6m봉~다람쥐고개(범고개)~428.6m봉(부산수자원보호석)~534.6m봉(헬기장)~운봉산(534.4m)삼각점~운봉재~395.8m봉~437.6m봉~299.4m봉(삼각점)~군지고개~225m봉~남락고개(1077번 지방도)
산행모임 : 대전한겨레산악회(34명)
산행날씨 : 진눈깨비, 비
산행거리 및 시간 : 21.5km, 07시간 02분
한낮에도 연일 수은주를 영하로 떨어뜨리며 기승을 부리던 동장군이 물러가더니 새벽 공기에서도 온기가 감도는 듯하다. 05시 50분에 용문역에 도착해 정맥호를 기다리며 밤하늘을 쳐다보니 새벽녘 동쪽 하늘에서 언제나 빛나던 샛별[금성(金星)]은 온간데 없다. 오늘 비나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시민회관과 원두막을 경유하며 회원님들을 승선시킨 정맥호는 시원하게 경상도를 향해 항해를 하다 소싸움으로 유명하고 감이 많아 '청도반시'(淸道盤枾)로 잘 알려진 청도휴게소에 잠시 정박한다. 새벽부터 일찍 산행에 나서느라 아침을 걸렀을 회원님들을 위해 이길숙 총무님이 준비한 맛있는 찰밥을 나누고 다시 정맥호에 승선하니 이내 정맥호는 순항을 계속하여 09시 20분에 양산시 웅산읍 소주리에 닻을 내린다.
09시 21분 804.7m봉
804.7m봉 산기슭 한적한 마을에 정박한 정맥호에서 하선한 회원님들이 저마다 산행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804.7m봉을 바라보니 위용을 과시하는 두 암장 사이 잘룩이에는 마치 비상하는 독수리를 닮은 바위가 눈에 띈다. 위 사진 좌측 암장 8부 능선에는 미타암이 우측 암장 8부 능선에는 원적암이 자리하고 있다.
09시 39분 단체사진
정박해 있는 정맥호 옆 공터에서 산행전 준비운동을 마치고 콘크리트 포장 임도를 따르니 멋진 소나무 세 그루가 감싸고 있는 묘지가 나오고 몇 채의 가든을 지난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커다란 장승이 세워져 있는 돌마루가든을 지나자 미타암과 원적암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에서는 이용우 산악대장님의 건의로 모든 회원님들을 모시고 간단히 기념촬영을 한 후 좌측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미타암으로 향한다.
09시 49분 너널
콘크리트 임도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면 가파른 비탈에 소나무와 낙엽송(落葉松 일본잎갈나무) 군락을 지나면 가파른 너널에 산행로가 갈지(之)자를 그리며 이어진다.
허벅지 근육이 팽창하고 숨은 턱까지 차오르며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할 때 즘 804.7m봉 중턱에 자리잡은 매점에 닿는다. 지난 산행에서 하산할 때 친절하게 길을 가리켜주던 아주머니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미타암을 찾아가는 듯 보이는 많은 산행객들을 뒤로하고 20여 분 동안 힘든 발품을 팔면 미타암이 반긴다.
10시 28분 웅산읍
미타암 서쪽 암장에서 흘러나오는 시원한 석간수로 목을 축이고 원효산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기자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야속하게도 진눈깨비가 날리기 시작한다.
위 사진은 804.7m봉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 마루로 이어지는 가파른 산행로 중간 전망바위에서 웅산읍 일원을 조망하며 담은 사진으로 아파트가 한창 들어서고 있는 모습니다.
10시 41분 807.2m봉 갈림길
804.7m봉에서 서쪽으로 흘러 내리는 능선에 있는 잘룩이를 넘어 북쪽 사면에 있는 산행로를 따르니 골짜기에서 흘러 내리던 물이 얼어붙어 곳곳이 빙판을 이루고 있다. 좌측으로 한 차례 굽이치는 억새밭을 지나 807.2m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임도가 만나는 갈림길에서 원효산으로 이어지는 임도 너머를 바라보니 북서쪽에서 밀려오는 운무가 원효산(元曉山 922.2m) 정수리를 집어 삼키고 있다.
10시 54분 은수고개
수령이 30여 년은 더 되어 보이는 소나무 군락을 지나 807.2m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남서쪽 사면을 따라 가파르게 고도를 낮추는 산행로 중간에 다다르니 후미로부터 '한 회원님이 미타암에서 길을 잃었다'라는무전이 날아든다. "미타암 근처는 길을 잃을 곳이 아니데..."라고 생각하며 잠시 걸음을 멈추니 고바우님이 배낭에서 귤을 꺼내 주위에 모여 있는 대여섯 명의 회원들이게 하나씩 건넨다.
선두를 맞고 있는 박진용님이 무전기와 휴대전화를 번갈아 사용하며 여러 차례 후미와 5분 여 동안 연락을 주고받은 후에야 길을 잃은 회원님과 후미를 맡고 있는 회장님이 조우했다는 내용이 무전기에서 흘러 나온다. 관목(灌木) 형태로 낮게 자란 소나무 군락이 다하는 안부에 제법 높게 자란 졸참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은수고개에 닿으니 '내원사 3.2km'라 씌어져 있는 푯말이 방향을 잃고 땅에 떨어진 채 나뒹굴고 있다.
11시 05분 억새평원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내원사 푯말을 바로 잡고 은수고개에서 잠시 머물다 897m봉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능선을 따라 한 차례 올라서니 넓은 억새평원이 펼쳐진다. 억새평원에서 운무가 정수리를 삼켜버린 897m봉을 바라보다 은수고개 너머 천성산(千聖山 825m,천성 제2봉)을 돌아보니 진눈깨비와 운무 때문에 좀처럼 그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11시 14분 897m봉
'천성산 897m'이라 씌어진 빗돌이 세워져 있는 897m봉에 오르니 서너 명의 산행객들이 둘러 앉아 이른 점심을 먹고 있다. 훤효산(元曉山 922.2m) 정수리 부분은 출입통제지역이라 897m봉 정수리에 '천성산 897m'이라 씌어진 빗돌을 세워 놓은 것 같은데 이는 행정 편의적인 생각이 앞 선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빗돌 주위에 모여 있는 대여섯 명의 회원님들과 기념촬영을 한 다음 발길을 옮기려 하는데 억새 평원에서 운무를 뚫고 올라오는 고바우님이 눈에 띄어 잠시 더 머물렀다.
11시 22분 소나무
897m봉에서 화엄벌로 이어지는 능선에 흩날리는 진눈깨비에 푸른 솔잎이 하얗게 변한 키 작은 소나무 한 그루가 있어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11시 25분 화엄벌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천여 명의 승려에게 화엄경을 설법했다는 화엄벌에 닿으니 '화엄늪습지보호지역'이라 씌어진 커다란 푯말과 철조망이 원효산 정수리로 이어지는 능선 마루에서 앞을 가로 막는다.
진누깨비가 차가운 겨울 바람에 날리고 군부대에서 설치한 철조망 그리고 '지뢰지대'를 알리는 푯말까지 세워져 있는 화엄벌은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화엄벌에서 서쪽으로 난 산행로는 화엄늪과 흥룡사 그리고 봉수대로 이어지고 동쪽으로 난 산행로는 원효산(元曉山, 922.2m)을 동쪽으로 휘돌아 원효암 삼거리로 이어진다.
화엄벌에서 후미 일행을 기다리다 양산소방소에서 설치해 놓은 비상구급함을 열어보니 아니! 이게 왠일인가...? 구급함 안에는 비상 약품을 비롯 압박붕대와 식염수가 잘 갖춰져 있고 랜턴과 여분의 배터리까지 가지런히 담겨 있는게 아닌가. 혹 "뭐 구급함 하나 가지고 호들갑이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나 지금껏 산행하며 곳곳에 설치되 있는 구급함은 하나 같이 속이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11시 45분 원효암삼거리
원효산(元曉山, 922.2m) 정수리가 지척이나 군부대에서 설치한 철조망에 가로 막혀 오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부득이 낙동정맥 마루금을 벗어나 정수리를 동쪽으로 휘돌아 이어지는 산행로를 따라 15분 여 발품을 파니 아스팔트로 포장된 임도와 만나는 원효암삼거리에 닿는다.
아래 사진에서 처럼 암장과 군부대 송신탑을 뒤로 하고 임도를 따라 발길을 옮기니 '제2가압장'을 알리는 군 시설물이 나오고 동쪽으로 휘도는 임도에 서니 넓은 안부에 몇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주차장이 내려다 보인다.
11시 56분 점심
넓은 주차장이 있는 안부에 다달을 즈음 정맥 마루금은 임도를 서쪽으로 벗어나 잠시 숲길로 접어든다. 원효사삼거리를 지날 때부터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하시는 손중호님을 비롯한 후미일행 보다 조금 앞 서 걷던 총무님과 나는 관목 형태를 보이는 소나무 군락지에서 적당한 자리를 발견하고 점심을 먹기위해 먼저 자리를 잡았다.
손중호님과 회장님을 비롯해 예닐곱 명의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점심을 먹었다. 특히 쌀쌀한 날씨 속에 한잔의 복분자주는 몸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곳에서 원효암까지는 서쪽 산 허리를 따라 잇따르는 임도를 따르면 채 10여 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원효암에는 '천성산 사자봉 원효암'의 내력이 씌어져 있는 화강암 빗돌 옆으로 '호국사자후종각'이 있고 종각 옆 108번뇌를 뜻하는 108계단을 올라서면 벼락을 맞아 바위가 부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천광(天光)약사여래불'로 유명하다. 한편 암자 마당을 가로질러 내려서는 길은 홍룡폭포와 홍룡사를 향해 가파르게 잇따른다.
12시 26분 웅산읍 주진리
점심을 먹고 넓은 원효암 주차장을 지나 야트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니 동쪽으로 고즈넉이 자리잠은 웅산읍 소주마을과 주진마을 일원이 등 뒤에서 멀어져 간다.
12시 40분 원득봉(721m 용천지맥분기점)
정맥 마루금은 임도와 숲길을 넘나들며 잇따르다가 서쪽 양산시 상북면과 양산읍의 경계를 이루며 흘러 내리는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임도갈림길을 기점으로 임도를 버리고 제법 가파른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암릉에 진달래와 철쭉이 군락을 이룬 능선을 따라 원득봉(721m)에 올라서니 '용천지맥분기점 721m 준.희'라 씌어진 이정표가 졸참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위 사진은 721m봉에서 원효산(元曉山, 922.2m) 정수리로 이어지는 능선과 연봉을 담은 사진이나 야속한 운무는 끝내 봉우리를 삼키고 보여 주지 않는다.
한편 용천지맥은 낙동정맥 원효산 원득봉에서 분기하여 용천산 백운산 망월산 문래봉 함박산 아홉산 산성산 구곡산 부흥봉 와우산으로 이어지는 41.5km의 구간인데 마지막 구간인 구곡산과 와우산 중간에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통과가 불가능하여 장산을 거쳐 동백섬 까지로 수정산행을 많이 하고 있다.
13시 19분 군부대 끝
원득봉(721m)을 넘어서면 원효산에서와 같이 능선 마루금을 군부대에서 설치한 철조망이 가로 막는다. 출입통제지역이라 온전히 마루금을 밟을 수 없어 서쪽으로 우회하며 잇따르는 산핸로를 따라 발품을 팔다보면 군부대에서 설치해 놓은 철조망 안에서 간간이 일정한 간격으로 지뢰지대임을 알리는 푯말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서쪽 사면이라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잔설이 남아 있는 관계로 산행로 곳곳이 진창을 이루고 있다. 잔설과 진창을 지날 때면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조심하며 1시간 여 발품을 팔면 위 사진에서처럼 가랑잎이 수북이 쌓인 능선 마루에 닿는다. 군부대가 주둔하는 관계고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구간이 끝나는 지점인 것이다.
13시 33분 596.6m봉
군부대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100여 미터 정도 더 지나면 마지막으로 지뢰지대를 알리는 푯말 하나를 더 지나치게 된다. 가랑잎이 수북이 �여 걸음을 �길 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비단길을 따라 한 차례 다리품을 팔면 벤치가 놓여 있는 제법 넓은 공터에 닿는다. 596.6m봉에 닿은 것이다. 596.6m봉 정수리에는 '양산438 1998년 재설'이라 씌어진 삼가점과 함께 옛 삼각잠도 함께 박혀 있다.
596.6m봉에서는 잠시 다리 쉼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과일을 나눠 먹었다.
13시 45분 다람쥐고개를 내려다 보며
596.6m봉을 지나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방화선을 따르면 참호처럼 동그랗게 돌이 쌓여 있는 야트막한 봉우리에 닿는다. 사방으로 억새가 둘러 쌓인 이 봉우리에선 정면 바로 앞으로 법기수원지가 내려다 보인다. 계속되는 방화선은 작은 돌탑과 상수원보호구역을 알리는 콘크리트빗돌이 박혀 있는 공터에서 방향을 남쪽으로 급하게 바꾼다.
한편 남동쪽으로 흘러 내리는 정면 능선을 따라 희미한 산행로가 있지만 정맥 마루금은 이 기점에서 남쪽(오른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바꿔 폭 20~30m 정도의 넓은 방화선을 따라 가파르게 다람쥐고개로 곤두박질 친다. 다람쥐고개 너머로는 428.6m봉, 534.6m봉, 운봉산(534.6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다가 선다.
13시 54분 다람쥐고개(범고개)
가파르게 수직으로 곤두박질 치는 엄청난 내리막 비탈을 따르는데 혹 발을 헛디디면 사정없이 다람쥐고개까지 굴러 떨어질 것만 같아 조심스럽기만 하다. 150m의 고도차를 두고 수직으로 잇따르는 방화선은 부산과역시에서 설치한 상수원보호구역 안내판과 입산통제구역을 알리는 아내판이 양쪽으로 세워져 있는 다람쥐고개에 이르러서야 수그러든다.
다람쥐고개는 범고개, 음지고계, 호계치로도 불리어지며 고개 안부에서 동쪽으로는 법기원수원지로 이어지는 산행로가 또렸하다. 법기원수원지의 물은 부산광역시민의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소중한 물이다.
14시 02분 596.6m봉을 돌아보며
다람쥐고개에서 가파르게 고도를 높이는 정맥 능선을 따라 힘든 발풀을 팔아 428.6m봉에 오르니 596.6m봉에서 다람쥐고개로 곤두박질 치는 가파른 비탈의 본 모습이 한눈에 바라다 보인다.
14시 25분 534.6m봉 헬기장
주변이 온통 졸참나무와 기타 잡목으로 둘러싸인 봉우리들과는 달리 푸른 소나무가 가득 들어찬 428.6m봉을 넘어 방화선을 따르니 길은 편안하고 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동쪽(왼쪽) 졸참나무와 간간이 보이는 소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법기수원지와 그 아래 본법마을을 카메라에 담아보려 눈길을 주는 사이 돌로 원형을 이룬 헬기장(26-1-18)이 나타난다. 534.6m봉에 오른 것이다.
14시 30분 운봉산(雲峰山 534.4m)
넓은 억새밭은 이루고 있는 434.6m봉 헬기장을 지나면서 곧바로 서쪽(우측) 음지마을로 연결되는 듯한 넓은 산행로를 지나쳐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좋게 한 차례 발품을 파니 운봉산(534.4m) 정수리에 닿는다. 운봉산 정수리에는 '현대중공업(주) 운봉산434m'이라 씌어진 푯말이 운봉산 정수리 임을 나타내고 상수원보호구역을 알리는 콘크리트빗돌도 세워져 있다.
운봉산에서는 모처럼 먼저 도착해 다리 쉼을 하고있는 선두 일행을 모시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었다. 또한 10여 분을 더 머물며 후미 일행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후미의 모습까지도 모두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14시 41분 법기마을과 경부고속철
정맥 마루금과 함께 진행하던 방화선은 운봉산을 기점으로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법기마을과 임곡마을을 가르며 한창 공사중인 경부고속철쪽으로 내려서고 정맥 마루금은 방화선과 작별하고 남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잇따른다.
14시 48분 임도
운봉산(雲峰山 534.4m)을 뒤로 하고 좁은 능선길을 따르니 이내 봉분이 다 내려앉은 무덤가에 이르고 무덤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길 양쪽 모두에는 시그널이 빼곡하게 매달려 있고 언뜻 보기엔 직진하는 능선길이 정맥 마루금 같아 보이지만 이 기점에서는 무덤 왼편 소나무숲길로 접어들어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야 한다. 가파른 비탈을 따라 내려서면 이내 동쪽 법기마을과 서쪽 산지마을 잇는 운봉재에 닿는다. 동쪽 법기마을쪽은 시멘트 포장상태이고, 서쪽은 비포장 자갈길은 산지마을로 이어진다.
15시 07분 299.4m봉
운봉재를 뒤로 하고 제법 키가 큰 노송숲길은 완만하게 이어지는 편안하고 분위기 좋은 오솔길이다. 산행로 양쪽으로 희미하게 나있는 길이 보이는 작은 안부를 지나쳐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따르면 437.6m봉 직전에서 정맥 마루금은 서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바꾼다. 동쪽 언덕으로 바라다 보이는 송전탑 하나를 지나 진행하다가 정면 능선을 버리고 동쪽으로 다시 방향을 바꿔 짧은 암릉길로 이어지는 내리막 비탈을 지나면 두 번째 송전탑(73번)을 지나치게 된다.
두 번째 송전탑을 지나면 산행로는 완만해지고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를 서쪽으로 휘감아 돌아 나아가면 세 번째 송전탑(74번)이 나타난다. 이 일대로는 등산로 가장자리 사면을 따라 물이 흐르고 있는 PVC호스가 깔려있다. 한편 세 번째 송전탑을 지나면 이내 산행로 한가운데 '409재설, 건설부'라고 씌어진 삼각점이 박혀 있는 299.4m봉을 지나치게 되는데 삼각점만 아니라면 그저 스쳐지나나치기 쉬운 완만한 능선길이다.
299.4m봉 주위에는 소나무, 잣나무 등에 기생해 나무를 갉아먹고 솔수염하늘소과 공생 관계에 있어서, 솔수염하늘소를 통해 나무에 옮기며, '소나무의 에이즈'라고 불릴만큼 심각한 해충인 소나무재선충(소나무材線蟲)을 막게위해 병든 소나무를 베어 쌓은 뒤 재선충 약을 뿌리고 더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덮게를 씌워 놓은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띈다.
15시 44분 군지고개
299.4m봉을 기점으로 남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이어지는 정맥 마루금을 따르면 완만한 능선에 넓은 길이 잇따르고 이내 군지고개(산지고개, 유락농원고개)로 내려선다. 군지고개에는 산지마을과 남락마을을 잇는 포장도로가 지나는데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100여 미터를 진행하면 우측 숲길로 이어지는 정맥 마루금을 찾을 수 있다.
16시 10분 네 번째 송전탑(104번)
군지고개에서 찾아 든 정맥 마루금에는 농장 철조망이 진입을 막아서고 있어 철조망이 다하는 동쪽 기슭 산비탈을 따라 희미한 마루금을 찾아 잡목을 헤치고 능선 마루에 올라서야만 한다. 능선 마루를 따라 설치된 농장 철조망에는 '철망 사이로 들어오는 놈은 X새끼다! 犬者니라!' 라고 적힌 살벌한 문구가 붙어있다. 아마도 낟동정맥을 종주자들과 농장주인이 빈번하게 마찰을 빚는다는 곳이 이곳인 듯 싶다.
능선에서 잠시 다리 쉼을 하며 떡과 과일을 나눠 먹는데 앞 서 갔을 것이라 생각했던 송영래님과 한 회원님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다가온다. 송영래님은 437.6m봉 근처에서 20여 분 동안 알바를 했다고 말하고는 가을하늘님이 건네주는 떡과 과일을 허겁지겁 받아 먹는다. 아마도 알바한 시간을 보충하느라 젠걸음으로 걸음을 �겨 왔기에 힘들고 몹시 시장했나 보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야트막한 봉우리 몇 개를 넘어서자 유난히 크게 웅~웅~ 거리는 소리를 내는 네 번째 송전탑(104번) 밑을 지나게 된다.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이나 안개가 짙께 낀 날 산행을 하다 고압송전탑 근처를 지날 때면 웅~웅~ 거리는 소리가 맑은날 보다 유난하게 크게 들리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아마도 흐린 날이나 안개가 짙게 낀 날에는 공기중에 수분이 많아 그 수분을 천도체 삼아 고압전류가 공기중으로 방전되는 소리가 아닐런지 싶다.
16시 19분 임도
네 번째 송전탑을 지나 열병하듯 산행로 가장자리에 줄지어 서 있는 소나무숲을 지나는데 간간이 멋진 바위가 눈에 띄고 수분을 잔뜩 머금은 공기중에서는 엷은 솔향이 기분좋게 묻어 난다. 엷은 솔향을 맞으며 또렷한 능선길을 따르는데 서쪽 산자락으로 민가가 내려다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임도에 닿는다. 이 임도는 능선 서쪽으로 보이던 민가(목장)로 이어지는 길이다. 225m봉으로 이어지는 산행로는 임도를 따라 잠시 내려서다가 아래 사진에서처럼 우측 언덕을 따라 잇따르는 산행로를 따라야 하고, 정면으로 곧장 이어지는 임도를 계속 따르게 되면 225m봉을 동쪽으로 우회하여 남락고개에 닿게 된다.
16시 26분 225m봉
임도를 버리고 정맥 마루금을 따라 오르막 능선을 한 차례 올라서면 225m봉에 이르고 완만한 능선을 조금 더 따르면 동쪽으로 다섯 번째 송전탑이 있는 잡목숲에 닿는다. 다섯 번째 송전탑에서 조금 내려가면 공동묘지 같은 집단무덤터를 지나치고 이내 콘크리트 포장 임도로 내려 선다.
16시 29분 남락고개(1077지방도)
임도를 따라도 무방하지만 정면으로 보이는 밭 가장자리를 따라 넓은 무덤터를 지나 내려서게 되면 '형제목장' 출입구를 알리는 'Y'자 형 삼거리가 나온다. 형제목장 출입구 20~30m 앞는 4차선의 1077번 지방도가 지난다. 바로 남락고개인 것이다. 남락고개는 차량통행도 많은 편이고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어 혹 도로를 건널 때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1077번 지방도를 카메라에 담고 돌아서니 형제목장 입구에 정맥호가 정백해 있고 옆에는 정맥호 선장님께서 산행을 마친 회원님들이 비를 맞지 않고 따뜻한 김치찌게와 하산주를 나늘 수 있게 텐트를 쳐 놓았다.
오늘 산행은 비록 진눈깨비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원효산(元曉山 922.2m)과 주변 풍광의 진면목을 조망할 수는 없었으나 회원님들과 함께 산행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다음 산행에서 만날 때까지 회원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즐거운 산행 이어시길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글을 읽으시며 혹시 다른 의견이나 오류가 있으면 꼬~옥! 댓글을 남겨주세요.^*^ ***
2008년 01월 30일
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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