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의 산 -
성안산 843.8m 강원 평창-영월 ‘웰컴투 동막골’ 세트장 들어선 산당골 일주 능선 산행 | ||||||||||||||||
평창군에서 미창(미탄은 일제 때부터 부른 이름)하면 사방 산으로 꽁꽁 묶여 있어 옛날에는 알아주는 궁벽진 한촌이었다. 그 땐 큰 맘 먹고
콧바람이라도 쐬이려면 밤재를 넘어 영월까지 대충 80여 리, 성마령 넘어 정선까지도 80리, 제일 가까운 평창읍내가 30리다.
성안산의 봉우리들은 누대처럼 생겼으며, 봉과 봉을 잇는 능선은 흡사 인공으로 축성한 듯한 자연성곽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형세가 안말 마을을 감싸고 있다고 하여 이름이 생겼으나, 주위의 큰 산인 삼방산(979.7m)이 있어 근동에서는 성안산도 싸잡아 삼방산이라 했다가 안말 산당골에 영화 ‘웰컴투 동막골’ 세트장이 들어서고부터는 생각이 달라졌다.
신승하씨(평창군 대화면사무소), 태백여성산악회 권영희, 안순란, 이영숙, 김부자, 홍연이씨와 미창과 마차를 잇는 413번 지방도가 지나는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율치리, 영월군 북면 마치리 경계의 밤재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밤재에서 시작, 우무가리 능선 타고 정상으로
땅이 꺼져 버렸다는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급경사 절개지를 올라 밤재를 뒤로 한다. 묘도 나타나고 대부분 굴참나무가 자리를 차지했다. 코가 땅에 닿는 가풀막에는 가랑잎까지 뒹굴고 있어 보행이 까탈스럽다. 밤재를 떠난 지 30여 분, 650m봉에 올라서자 서쪽으로 보이는 800m봉과 824.2m봉은 옥루처럼 치솟았고, 성안산의 정수리는 옥개를 닮았다. 또 율치리의 안말과 413번 지방도는 이쪽으로 구부렁거리며 올라오는 게 확연하게 보인다.
지반이 무너진 형태는 800m봉을 향해 갈수록 더 심하다. 2~3m 넓이로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협곡이 아가리를 쩍 벌리고, 나무가 쓰러져 걸쳐있기도 하고, 바위들만 앙상하게 뼈대를 드러낸 곳도 있다. 엄청나다, 엄청나. 보조자일을 가져왔으면 안자일렌을 해야 할 터인데, 게걸음으로 모두 일렬로 앞사람 발자국만 따라간다. 저승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3개의 강, 삼도천(三途川))을 건너는 것은 아니겠지.
허기가 밀려와 800m봉 옥루에 둘러앉아 늦은 중식을 나누고 북으로 방향을 틀어 824.2m봉으로 건너간다. 잠시 내려서니 사람이 전혀 다니지 않은 성곽 같은 칼등능선이다. 저 아래로 산당골 주차장이 보인다. 영화 ‘월컴투 동막골’ 때문에 산당골이 그만 동막골이 되었다. 나뭇가지가 얼굴을 때리는 숲을 헤쳐가며 누대 같은 824.2m봉을 30분만에 올라선다.
이제는 정상을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싸리나무가 빼곡한 된비알이다. 25분쯤 올라서 굴참나무숲에서 잠시 숨을 죽이더니 다시 고도를 높여 10분을 올라치니 정상이다. 성안산 정상은 진달래가 꽉 들어차있어 사람이 앉을 자리도 없다. 참나무 종류도 가세하여 조망을 가렸다. 겨우 삼방산만 어림될 뿐이다.
대충 둘러보고 주차장에 이르니 서녘 하늘에는 벌써 개밥바라기가 나와 있었다. ‘웰컴투 동막골’ 영화는 2004년 7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제작했고, 내용은 1950년 6.25전쟁 당시 국군, 인민군, 연합군이 강원도의 신비한 마을 동막골에 표류하면서 마을사람들과 좌충우돌 벌어지는 코믹휴머니즘 영화로, 모든 이념과 싸움, 증오도 없이 동막골이라는 공간에서 주민들과 동화되면서 전쟁의 독이 서서히 치유되고 진정한 삶의 행복이 무엇인가 눈을 뜨게 되는 영화다.
산행안내 밤재에서 출발, 800m봉~정상을 거쳐 세트장으로 내려서는 산행시간은 4시간 안팎이며, 주차장에서 도로까지 나가려면 총 4시간30분이
걸린다.
평창→밤재 버스터미널(033-332-2407)에서 미탄행 시내버스가 하루 4회(06:30,
10:00, 15:30. 18:20) 운행, 밤재에서 하차. 미탄 경유 정선행 버스는 1일 11회(10:15, 10:45, 11:10,
11:45, 14:35, 15:45, 17:05, 18:30, 19:30, 20:20, 22:00) 운행. 정선 버스터미널 전화
033-362-9265. 숙박 미탄면 율치리 이장 김문규 011-9969-2976/033-332-2976. 율치리 원복송어양식장 함영식 011-9879-3855, 미탄 금광장여관 033-332-1959, 영광식당(033-332-3816)에서 해장국, 감자탕, 순대국밥을 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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