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내려올 산, 왜 오르는가?

작은岳馬 2006. 1. 14. 18:01

산에는 왜 오르는걸까요?
 
산길이 끝나는 곳에 암자가 있게 마련이다.  
찬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힘을 내는 자리가 있다.  
어디 가파른 산길의 끝만 그러하리.  모든 인생의 길이 그러하지 않을까.  
삶의 길이 막혀 눈앞이 깜깜해지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생의 기쁨이 사라졌을 때에도
절망스런 바로 그 자리에 희망이 숨어 있는 법이다.  
막다른 길에서도 다시 눈을 크게 뜨고 보면 거기에 또 다른 길이 시작되고 있음이다.  
 
- 정찬주의 「길 끝나는 곳에 암자가 있다」 중에서... 
 
냇물은 무심히 흐른다.
냇물이 만약 사람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분별을 가지고 흐른다면
끝까지 흘러가지 못하고 도중에 갇히고 말 것이다. 물은 한 곳에 갇히면 썩는다.
그저 무심히 흐르기 때문에 산과 개울을 지나고 논밭을 지나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 법정스님의 「물소리 바람소리」 중에서...
 
 
 
산은 늘 거기에 있다
내가 가기 전에는 이리로 오는 법이 없지
그래서 악착같이 오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매력이 있다

사람도 늘 거기에 있다
내가 가기 전에는 고개를 돌려 주지 않지
그래서 기를쓰고 알리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어려움이 있다
 
오란다고 다 오는 상대는 매력 없다
절대로 먼저 이리로 오지 않는 거기의 산처럼...
그렇게 산같은 사람이고 싶다
 
-암사자의 갤러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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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려올 산을 힘들게 올라가느냐고...
 
왜 힘들어 죽겠다면서 열심히 사느냐고...
 
왜 저녁밥 먹을텐데 점심 뭐 먹을까 두리번 거리느냐고...
 
왜 언젠가 미워질텐데 가슴 터지도록 사랑하느냐고...
 
왜 언젠가는 죽을텐데 아둥바둥 안달복달 사는거에 치열하냐고...
 
왜 언젠가는 다 져줄텐데 못이겨서 안달이냐고...
 
왜 언젠가는 주말의 명화나 명절 특집으로 해줄텐데 영화보러 극장에 가냐고...
 
 
누가 이렇게 묻는 다면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