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산 (功德山 912.9m )경북 문경시 산북면, 동로면 2005. 5. 15(일, 초파일)
천주사-천주봉-공덕산
정상헬기장-823봉-전망바위-부부바위-말안장바위-윤필암-주차장(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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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네요 /꽃밭 갔네요
물기 어린 눈에는 이승 같질 않네요
초파일밤/김지하
부처님께서 사밧타 성에 머물고 계실 때였다.
사밧타에는 난다라는 가난한 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이 여인은 이집저집 떠돌아다니면서 일손을 거들어 주며 음식을 빌어 겨우 목숨을 부지하였다.
그런 어느 날, 성 안이 떠들썩하여, 여인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이 세상에서 부처님을 만나 뵙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제 부처님이 이곳까지 오셔서 만나 뵙게 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으니, 등불이라도 하나 밝혀서 부처님을 맞이할까 합니다." 그는 기꺼이 동전 두 닢을 내 준다. 여인은 동전 두닢으로 기름을 사서 부처님께서
지나가실 길목 한 모퉁이에 등불을 밝힌다. 그 등불은 조그마하고 초라했다. 그러나 여인은 등불 앞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을
한다.
"부처님, 저는 가난해서 아무 것도 부처님께
공양 올릴 것이 없습니다. 오직 보잘 것 없는 등불 하나를 밝히오니, 이 공덕으로저도 오는 세상에 성불하기 소원합니다." "아난다여! 부질없이 애쓰지 말아라. 그 등불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한 여인이 넓고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그 등불을 켠 공덕으로 그는 오는 세상에는 성불하게 될 것이니라." 여인의 얼굴은 등불만큼이나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초파일에는 부처님의 자비가 환한 연등으로 켜지는 날이다. "너희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 자신을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에 의지하여라. 이 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된다. 내가 간 후에 내가 말한 가르침이 곧 너희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은 덧없으니,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자등명 자귀의 법등명 법귀의(自燈明 自歸依 法燈明 法歸依)/제행무상 불방일정진(諸行無常 不放逸精進)" 부처님은 열반에 들면서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의 유훈을 남기신다.
등불을 밝히는 것은 부처님의 지혜와 광명이
모든 중생들에게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부처님도, 하느님도 사랑이시다.
군사 정권의 어둠속에서도, 김지하 시인이 벽돌담 넘어 삼도천을 건너서 이르고 싶었던 부처님의 세상, 그런 세상을 향하여 초파일에는 정성을 다해 부처님께 공양한 여인의 등불같은 영원히 꺼지지 않을 자비의 연등을 켜야 하지 않겠는가.
11시 53분. 꽃등, 연등이 매달린 초파일, 천주산(天柱山)을 내려와 공덕(功德)의 불도량(佛道場), 공덕산(功德山)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천주산에서 공덕산으로, 어쩌면 요즘 종교간의 아름다운 교류를 이룬 천주교와 불교처럼 한 능선을 이어 두 산이 손을 맞잡고 있다.
솔바람 시원스럽게 불어와 땀을 식혀 주는데, 검은등 뻐꾸기 청아산 소리가 산길을 따라가면서 메아리진다. "뽀오옥꼬옥~, 뽀오옥꼬옥~" "아저씨, 새소리가 참 아름답죠?" 일행이 되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길을 가는 분한테 말을 걸어본다. "아, 예..., '저 홀딱벗고'요?" "예~?" "아 그러잖아요, 홀딱벗고~, 홀딱벗고~" "어~허허...., 클클클......" 둘이서 박장 대소를 하는 바람에 머리 위로 따라오며 울어주던 새소리가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울음소리 멀리 날아가 버린다. 하긴 듣고보니,그도 그럴 듯하다. "뽀오옥꼬옥~,뽀오옥꼬옥~, 홀딱벗고~, 홀딱벗고~" 이 소리도 같고, 저 소리도 같고...... 새 마음대로 울것지........
공덕산(913m)은 경북 문경시 산북면과 동로면에 경계를 이루며 육산의 능선으로 둥실하게 솟아오른 산이다. 공덕산 주능선은 백두대간이 포암산(961)과 조령산(1017)으로 남하하다가 대미산(1,115m)에서 지맥이 갈라쳐 여우목고개를 지나 솟아오른, 대미산을 모산으로 일어난 산이다. 대미산은 충북 제천시 덕산면과 경북 문경읍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이 대미산에서 남으로 산줄기가 벋어와 여우목고개를 지나 912m봉에 이른 다음, 능선은 두 갈래로 갈라져, 남서편 능선은 운달산(1,097m)에 이어지고, 남동으로는 공덕산에 이른다. 공덕산은 지형도에 표기된 산이름일 뿐, 이 곳 절집에서는 사불산(四佛山)이라 부른다. 사불산이란, 윤필암에서 대승사로 넘어가는 오솔길의 중간지점에서 산비알로 20여분을 올라가면 능선상 암반위에 올려진 사불암(四佛岩)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사불암(四佛岩)은 흡사 거대한 메주덩이처럼 생긴 높이 2미터, 각 면이 1.5미터 정도인 직육면체 바위인데 바위의 사면에 불상이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사불암은 신라 진평왕 9년(587년)에, 하늘로부터 붉은 비단에 싸여 산 중턱의 커다란 암반 위에 내려 앉았다고 전해진다. 이 소문이 궁중에까지 전하여지자 왕께서 친히 공덕산에 행행하시어 살펴보고는, 이를 부처님의 계시라 믿고, 바위 곁에 절을 세워 대승사라고 하고 산을 사불산이라 칭하게 된다. 이 때 사불암의 서광을 따라 진평왕이 기쁜 마음으로 행행하였다고 하여, 이 대승사로 가는 길목을 환희재라 한다. 윤필암 절집의 좌측 높은 암릉에 지어진 사불전(四佛殿)에 서면 사불암을 바로 올려다 볼 수 있다. 특히 사불전에는 부처님을 모시지 않고 벽면을 유리로 설치하여 법당안에서 사불암을 마주할 수 있게 한다. 그러니 사불전은 사불암을 모신 암자로 능선에 오르지 않고도 사불암을 참배할 수 있는 것이다. 공덕산은 산이름 그대로, 대승사를 비롯하여, 비구니 선방 윤필암, 묘적암 절집과 함께 마애여래불상,사불암, 대승사 경내의 보물 제575호인 목각탱화 등,부처님의 자비가 산자락 곳곳에 포근히 담겨 있는 공덕(功德)의 불도량(佛道場)인 셈이다.
천주산에서 이어나간 능선을 따라 공덕산에 오른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울창한 수림을 이룬 숲속 오솔길은 육산의 산정을 향하여 힘겨운 오르막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삼각뿔처럼 치솟은 천주봉이 건너다 보인다. 공덕산은 천주봉을 거의 다 내려와서 다시 올라가야 하는 산이다.
12시 31분, 공덕산 정상. 천주봉 정상에서 서둘러 1시간 10여분 거리다. 정상은 산행길에서 왼편으로 갈라져 5분여 거리에 떨어져 나가 있다. 조그만 표지석이 숲속 개활지에 외롭게 서있다. 산정에는 큰 나무들로 전망이 막혀 있는데, 천주산 방향쪽으로만 트여 하늘 기둥으로 솟아오른 천주산의 장관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다. 정상에서 바로 하산하는 길도 있으나, 묘적암 쪽으로 가서 산의 남서면에 자리한 윤필암 등 절집을 들르고, 절집으로 내려서는 비경지대를 지나기 위해서는, 삼거리까지 되돌아 와서 내쳐 헬기장을 지나 능선길을 따라가야 한다. 헬기장을 지난 길은 산비알을 타고 내려 오다가 다시 능선을 타고 오른다. 능선길에 유일하게 이정표가 하나 서 있는데, 우리가 온 방향으로 공덕산 정상 20분, 반대편 방향으로 사불암 20분 소요라 써 있으나, 사불암까지는 능선 방향으로 2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으니, 잘못 된 이정표다. 능선을 몇 번 오르내림을 계속하다가 능선에서 왼편으로 갈라지면서 삼거리 길이 된다. 우측 능선은 여우목을 지나 대미산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선두를 섰던 사람이 잘못 길을 들어, 거의 능선이 끝나는 여우목 가까이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느라 시간도 한 시간 반 정도 헤매 다니느라 몸과 마음이 지쳐 버리고 말았다. 공덕산에는 이정표가 없어서 지도를 잘 보면서 길을 들어야 한다. 능선에서 대승사 방향으로 두어 차례 길이 갈라지는데 그대로 내려가면 전망바위나 부부바위, 안장바위가 있는 절경의 암릉을 볼 수 없을 뿐더라 윤필암을 들를 수도 없고 자칫 사불암까지도 못 볼 수도 있다. 그러니, 능선상에서 823봉까지 진행하다가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뚜렸하게 꺾어지는 길을 따라가야 한다.
능선길은 한참 거리를 가다가 봉으로 오르는 길과 암봉을 왼편으로 돌아가는 길이 또 갈라진다. 여기서 곧장 봉으로 올라서는 길을 따라 올라가야 전망대 바위로 올라설 수 있다. 여기서부터 공덕산은 육산의 능선을 벗어나 암봉과 암릉으로 솟아오르면서 바위벽에 노송과 어울어져 비경을 펼쳐놓는다. 암봉의 전망대 바위 위에 서면 산골짜기 아래 윤필암이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까마득한 벼랑을 떨어뜨린 절벽 사이로 노송이 낙낙의 가지를 펼치는데 참나무, 떡갈나무 파란 잎과 어울어져 산뜻하게 빛난다.
조심스럽게 암봉을 타고 내려선다. 급경사의 내리막은 암릉과 험준한 벼랑이다. 공덕산은 산의 대부분 육산으로 이루어졌는데 서편으로 벋어온 능선의 끝자락만 산세가 사뭇 다르다. 부부가 마주보고 있는 듯한 모습의 부부바위를 지나면서 불에 타 고사목이 된 나무들이 암릉 사이에 새로운 경관을 펼쳐준다. 길은 끊어질 듯 이어지면서 바위돌을 타고 넘어, 거대한 말안장 형상의 안장바위를 지나 밧줄이 걸린 암괴를 타고 오른다. 그리고 다시 암릉의 능선을 내려서면서 묘적암이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능선 윗등을 돌아 골짜기로 내려선다. 숲속 묘적암이 조용한 묵상에 들어있다. 묘적암 뒤로 하면 바로 길섭에 마애불로 오르는 계단이다. 20여 미터 계단 길을 올라서자 마애불은 바위벽 한 면을 차지하고 가부좌로 참선에 들어 있다. 마애불 내려와 큰길 버리고 오솔길로 언덕을 넘어 내려가자 윤필암이다. 절집은 초파일을 맞아 연등과 사람들로 북석인다.
윤필암 마당가 돌샘에서 시원한 물 한 바가지로 목을 축이고 사불전에 올라 산등으로 마주 보이는 높직한 언덕 위 사불암에 참배한다. 바위벽 낙낙장송 어울어진 곳에 사불암이 뚜렷하다. 윤필암 벗어나 큰길 곁, 산등을 넘어가는 오솔길로 대승사를 향한다.
대승사 가는 길목, 오솔길 장군샘터 앞에서 사불암으로 오르는 산길이 갈라진다. 여기서 사불암까지는 20여분을 더 올라야 한다.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 데다 예정에 없던 길을 한 시간이 넘게 헤매다 돌아와 이제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는데, 사불암까지 오르는 길은 멀고도 힘이 든다.
장군샘에서 사불암까지 오고 가는데 꼬박 30여분이 걸린다. 그렇게 어렵게 오른 길인데, 막상 사불암에 도착하였을 때는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사불암은 암반 위에 올라 앉은 거대한 바위덩어리다. 다만 이처럼 거대한 바위 덩이가 이물스럽게 암반에 올려 있는 것이 신비스러울 따름이다. 더구나 사면의 바위벽에는 부처님의 자취를 찾아볼 수가 없다. 부처님을 볼 수 있는 혜안이 없어서 인지........ 바위를 돌면서 쓰다듬어 보기도 하고...... 사불암 암릉에 서서 윤필암이 있는 아랫녘 골짜기를 내려다 본다. 사불전과 사불암은 서로 눈이 맞아 있다.
사불암에서 장군샘으로 다시 내려와 대승사로 향한다. 대승사에도 초파일을 맞아 많은 사람들로 야단 법석이다. 연등이 하늘을 가리고 절집을 가려 일주문 벗어나도 절집 지붕만 보일 뿐이다. 골짜기 물길 따라 주차장까지는 꽤나 먼 길이다. |
산행기점 산행로 |
천주사-천주봉-공덕산
정상헬기장-823봉-전망바위-부부바위-말안장바위-윤필암-주차장(6시간) 주차장-대승사-남능안부-정상-헬기장-823봉-전망바위-부부바위-말안장바위-윤필암-주차장(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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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통 |
중부내륙고속도로-점촌,함창IC-문경시(점촌)-예천방향 34번 도로-단양방향 59번도로-대승사 점촌시내버스터미널(0581-553-2230)에서 1일 6회(07:15~19:10) 운행하는 전두리행 버스 이용, 대승사 입구 하차 |
출처 : http://yoon2y.com.ne.kr/mount/gongdeoksa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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