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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산보다 보이는 산이 더 좋다. 포암산 대미산 용하구곡 황장산

작은岳馬 2006. 1. 14. 14:17

대미산 - 열두번째 구간의 명산 오름길

오르는 산보다 보이는 산이 더 좋다.
포암산 대미산 용하구곡 황장산

백두대간 하늘재에서 저수령 사이에 자리한 포암산 대미산 황장산은 그 산 자체로도 매력이 있지만 백두대간에서 가지쳐 나간 주변의 명산들을 감상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들이다. 어느 산들을 오르더라도 주변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월악산과 문수봉 하설산, 동북쪽으로는 소백산과 도락산 황정산, 서쪽으로는 주흘산과 속리산까지 보인다. 남쪽으로는 백두대간에서 가지쳐 나가 문경시를 다시 한번 감싸고 돈 천주봉 공덕산 운달산 등의 산줄기가 보여 사계절 내내 오르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충족시킬 수가 있다.

이번 구간은 굳이 산행이 아니더라도 볼거리가 많다. 대미산을 정점으로 월악산과 문수봉 하설산 사이에 있는 용하구곡은 계곡이 길고도 아름답다.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에서 차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30분을 들어와야 계곡의 중간쯤에 도달하는 용하구곡은 여름철 피서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겨울철 설경도 그만인 곳이다.
또한 하늘재 주변의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에 있는 미륵사지나 월악산 송계계곡과 덕주사,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 주변의 석탑과 석불들을 찾아보는 유적답사지로도 좋은 곳이다.

포암산 대미산 용하구곡 황장산

포암산

 

포암마을에서 바라본 포암산. 정상에서 흘러내린 바위의 모습이 마치 배를 넣어 널어놓은 듯하다.

포암산(포암산·962m)은 하늘재를 지키고 선 산이다. 문막마을에서 올려다보면 정상부의 암벽이 마치 베를 널어놓은 것 같다하여 포암산이라 이름지었다 한다.
예전에는 하늘재의 옛지명인 계립령에서 이름을 빌려 계립산(鷄立山) 마골산(痲骨山)으로도 불리었다.

포암산은 바위와 노송 등이 어울려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경치가 곳곳에 널려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마폐봉에서 부봉을 거쳐 돌아드는 주흘산과 월악산 등의 산군이 일품으로 사계절 내내 산행할 수 있는 곳이다.

포암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하늘재에서 백두대간 주릉을 따라 오르는 길, 미륵리 미륵사지에서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 미륵리 토현마을에서 만수골로 올라 관음재를 경유해 정상으로 가는 길 세 갈래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는 하늘재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올라 관음재에서 문수골로 하산하는 길이다.

산행 들머리는 하늘재다. 고갯마루에서 미륵사지 쪽으로 100미터쯤 가면 등산로 입구가 있다. 등산로를 따라 얼마 오르지 않으면 성을 쌓아 놓았던 흔적이 있다. 길은 무너진 성터를 따라 이어지다 왼쪽으로 슬그머니 벗어나 계곡을 따라 오른다. 가파른 계곡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진 전망대가 있다. 문경시 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주흘산군과 문막마을, 하늘재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전망대에서 다시 길을 재촉해 20분쯤 오르면 미륵리로 뻗은 능선과 만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미륵리에 닿는다. 포암산 정상으로 방향을 잡고 20분쯤 가파픈 비탈을 오르면 포암산 정상에 닿는다. 중간에 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곳도 있지만 위험한 곳은 없다.

정상에서 충분히 쉰 후 백두대간을 따라 10분쯤 가면 963봉에 닿게 되고 이곳에서 10분쯤 내려가면 관음재다. 관음재에서 왼쪽 계곡으로 내려서야 문수골로 갈 수 있다.

문수골로 방향을 잡고 가파른 비탈을 20분쯤 내려오면 계곡은 한결 부드러워진다. 이곳에서 미륵리 토현마을까지는 만수골을 따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1시간쯤 가면 된다. 산행 시간은 3시간쯤 걸린다.

하봉에서 중봉을 거쳐 상봉인 백운산 정상까지는 10분 거리로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길이라 걷기 편하다. 백운산 정상에서는 북동쪽의 전망이 좋고, 중봉은 남서쪽 전망이 좋아 잠시 멈추어 감상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큰골로 하산하는 길은 백운산 정상에서 서래봉으로 이어진 능선을 좇아가다 갈라진다.
정상에서 2분쯤 내려서면 작은 암릉이 막아선다. 오른쪽으로 우회하다 곧장 계곡으로 내려선다. 왼쪽으로 능선을 따라 서래봉을 넘어 대방령에서 큰골로 내려설 수도 있다.

큰골로의 하산은 가끔 산죽군락이 나타나는 가파른 너덜길이라 조심해야 한다.
가파른 너덜길을 20분쯤 내려오면 계곡은 경사를 누그러트린다.
길 오른쪽으로 찰랑대며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20분쯤 내려오면 길은 물줄기를 건너갔다 건너왔다를 반복한다. 계곡도 제법 커진다. 계곡 왼쪽 비탈로 난 길을 따라 10분쯤 내려오면 다시 계곡을 여러번 건넌다.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넓은 오솔길이 상쾌함을 더한다.
계곡의 경사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때쯤 계곡 오른쪽에 백운암이 보인다. 백운암에서 5분쯤 걸어 내려오면 눈망울이 부리부리한 돌장승 두기가 반긴다. 산행시간은 3시간 30분쯤 걸린다.

대미산

 

황장산 멧등바위에서 바라본 대미산. 가운데 골짜기 용이골을 따라 오르는 눈물샘을 거쳐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대미산(大美山·1115m)은 문경시를 지나는 백두대간의 어미 되는 산이다. 조선 영·정조 때 발간된 문경현지에는 대미산을 문경제산지조(聞慶諸山之祖)라 적고 있다.
대미산에서부터 문경구간의 백두대간이 시작된다는 의미와 함께 문경의 산들 중에서 높이로도 가장 높다는 뜻이다.「산경표」나 문경현지에 적힌 지명은 대미산(黛尾山) 즉, '검은 눈썹의 산'이다.
어디에서 보거나 크게 두드러져 뽐내는 모양이 아닌 그저 있는 둥 마는 둥 부드러운 능선이 흐르다 정상부에 꼭 눈썹만큼의 봉우리를 돋아 놓았을 뿐이다. 부드러움으로 대변되는 대미산은 오름길이 가파른 곳도 있지만 험악한 모양을 한 곳은 없다.

대미산을 오르는 길은 문경시 중평리 밖마을에서 부리기재를 경유해 정상으로 가는 길, 중평리 여우목마을에서 돼지등으로 올라 정상으로 가는 길, 여우목고개에서 돼지등으로 올라 정상으로 가는 길, 동로면 생달리 안산다리마을에서 용이골을 따라가 눈물샘을 경유해 정상으로 가는 길 네 갈래가 있다. 이 가운데 여우목마을에서 돼지등으로 올라 정상 경유 부리기재에서 밖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가장 많이 알려졌다.

산행 들머리는 여우목마을이다. 문경시 갈평리에서 여우목고개를 향해 가다보면 대미산 등산로라 씌어진 커다란 안내판과 천주교 여우목 성지 표지판이 있다. 이곳에서 마을로 들어서 마을 중간에 있는 샘에서 물을 떠야 한다. 마을 끝의 농가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커다란 감나무가 서 있다. 감나무 아래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다.

갈평리에서 여우목고개로 가는길에 올려다본 대미산. 가운데 솟은 봉우리가 정상이고 왼쪽 계곡으로 올라가면 부리기재에 닿는다.

감나무를 지나 10분쯤 가면 잡목이 빼곡이 우거진 산길로 접어든다. 경사가 급하긴 하지만 길은 잘 나 있다. 가파른 비탈을 따라 1시간쯤 오르면 대미산 정상에서 여우목고개로 뻗은 돼지등에 올라선다.
돼지등부터 경사가 가파른 곳은 없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20분쯤 가 급한 오르막을 5분쯤 오르면 대미산 정상이다.

대미산 정상에서 하산은 백두대간을 따른다. 서쪽 포암산으로 방향을 잡고 완만한 경사의 능선을 따라 30분쯤 가면 부리기재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가파른 비탈을 30분쯤 내려가면 계곡의 기울기가 서서히 누그러진다. 완만한 지능을 넘어 다시 20분쯤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밖마을이다. 산행 시간은 4시간이다.

용하구곡
대미산 뒤편인 제천시 덕산면 월악리 용하구곡의 맑은 물과 돌탑. 용하구곡은 눈 내린 겨울에 찾아야 제맛이 나는 곳이다.


용하구곡은 대미산을 정점으로 왼쪽으로 포암산과 만수봉 월악산, 오른쪽으로 문수봉과 매두막, 하설산이 합작해 만든 아름다운 계곡이다.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에서 계곡의 끝머리인 대미산까지 정상 팔십리에 이르는 길고도 깊은 계곡으로 곳곳에 청벽대 용하수수곡룡담 선미대 자연대 석운대 활래담 강서대 등의 절경이 어우러져 있다. 용하구곡은 구한말 학자 박의당이 제자들과 찾아들어 시를 읊으며 은둔했던 곳이라 전해진다.

월악산 1번지로 통하는 용하구곡은 월악리에서부터 비포장도로라 자연미가 한껏 살아 있다. 여름철 피서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는 겨울철 온 세상 눈천지일 때 찾아야 제멋을 즐길 수 있다.

수산리에서 차를 타고 20분 거리인 용하수까지 가면 산비탈에 등 기대고 드문드문 자리한 마을들을 꼬리를 감추고 문명의 편리는 끝이 난다. 그렇다고 이곳에서 계곡이 끝이 난 것은 아니다.
용하수에서도 한두 시간을 걸어 들어가도 평지와 다름없는 계곡은 끝나질 않고, 대미산을 정점으로 계곡은 부챗살로 퍼져 있다. 아예 수산리부터 걸어간다면 하루가 꼬박 걸리는 길이지만 지루한 법이 없고 자연미 가득한 풍경을 실컷 즐길 수 있다.

용하구곡에서 대미산 부리기재로 올라오는 등산로가 있다.

황장산
황장산 문안골 입구에 있는 작성. 고려시대 공민왕이 피난 와 쌓았다는 전설이 있으며 이 산성으로 인해 황장산이 작성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황장산(黃腸山·1077m)은 문경시 동로면 한가운데 솟아 있다.
「산경표」에 기록된 본래의 이름은 작성산(鵲城山)으로 문안골에 있는 고려시대의 산성인 작성산성에서 유래했다.
황장산은 임금이 거닐던 뜰이라 해서 황정산(皇庭山), 조선시대 이곳의 황장목을 함부로 베지 못하도록 봉(封)했다 하여 황장봉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황장산은 좋은 목재로 손꼽는 황장목이 많은 산이라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지금도 능선 중간 중간에 자라 있는 소나무는 예사롭지 않은 기품을 보이며 바위들과 어울려 선경을 연출한다.
바위로 험악한 지형도 있지만 문안골이나 우망골 토사골처럼 반나절은 품을 팔아야 하는 부드러운 계곡도 있다.

황장산을 오르는 길은 동로면 생달리 안산다리마을에서 산태골, 베바위, 작은차갓재로 오르는 길이 있고, 생달리 동로초등교 생달분교에서 토사골로 오르는 길, 단양군 대강면에서 문안골로 오르는 길, 벌재나 황장산 약수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오르는 길이 있다. 이 가운데 생달리 안산 다리마을에서 작은 차갓재를 경유 정상에 올라 산태골로 내려오는 회귀산행이 많이 알려졌다.

산행 들머리는 안산다리마을이다. 안산다리마을 주차장에서 베창골을 따라 15분쯤 오르면 폐광터에 닿게 되고, 폐광터에서 20분쯤 오르면 작은 차갓재 헬기장에 닿는다.

산태골에서 생달리 안산다리마을로 내려서는 길. 내려서는 초입은 무척 가파르지만 안산다리 마을에 다다르면 부드러워진다.

작은차갓재에서 황장산을 향해 10분쯤 오르면 바위들이 툭툭 불거진 능선이 이어진다. 뒤를 돌아보면 대미산에서 흘러내린 백두대간이 아련히 보이고, 베바위 능선 위에 기품 있게 자란 소나무들이 눈에 든다. 바위능선이 시작되는 곳에서 30분쯤 오르면 능선이 오른쪽으로 휘어 돈다.

대간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 곳에서 10분쯤 가면 멧등바위가 가로막다. 7미터쯤의 높이인 바위지대는 굵은 밧줄이 매어져 있다.
밧줄을 잡고 오르면 오른쪽으로 너럭바위가 있다. 대미산을 위시한 문수봉 등의 산군이 한눈에 드는 곳이다. 정상을 향하는 길 왼쪽으로는 도락산과 수리봉, 소백산이 줄줄이 펼쳐져 있다. 암릉을 따라 10분쯤 가면 정상이다.

정상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5분쯤 가면 암릉이 연이어진다. 암릉지대를 통과해 잘록이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산태골 초입은 무척 가파르다. 20분쯤 가파른 비탈을 따라 내려가면 능선의 기울기가 잦아들고 걷기가 한결 편하다. 20분쯤 더 내려가면 사과과수원 지나 주차장에 닿는다. 산행 시간은 3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