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개의 '바위꽃'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텅 빈 들판을 지키고 서 있는 억새가 아침햇살을 받아 찬란하게 반짝인다. 해남에서 달마산 쪽으로 달리면서 만나는 억새며 갈대의 모습이 유난히 아름답다. 완도로 가는 13번 국도는 월송리에서 달마산으로 가는 길과 갈린다. 어느 새 병풍처럼 펼쳐지는 달마산 북쪽 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송촌 마을 입구에서 버스를 내려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밭일하러 가는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난다.
"추수도 다 끝났을 텐데, 아직도 할 일이 남았어요?"
"고구마 캐러 가구먼이라우."
해남산 고구마는 얼마나 포근포근 하든지 꼭 삶은 밤을 먹는 것 같다. 그래서 해남 밤고구마라는 말이 생겨났다. 요즘에야 그렇지 않지만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고구마나 감자는 가난한 농촌의 한 끼 식사였다. 쌀이 부족했던 그 시절에는 여름이면 감자로, 겨울이면 고구마로 점심을 때우기가 일쑤였다.
아주머니와 헤어져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조그마한 송촌저수지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는데, 꿩 한 쌍이 푸드득 날아간다. 꿩은 길조(吉鳥)라 하는데, 오늘은 좋은 일만 있을 모양이다. 역광에 비췬 억새가 아직도 윤기를 유지하며 찰랑인다.
조그마한 억새밭을 지나서야 숲길이 시작된다. 한반도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산, 달마산은 정말 조용하고 고요하다. 남녘의 산이라 단풍도 이제야 물들기 시작했다. 임도를 지나 너덜을 옆에 끼고 오른다. 단풍이 너덜을 노랗게 채색하고 있다.
낙엽을 밟으며 산과 하나가 된다. 새싹이
돋고, 녹음이 우거지며, 붉게 단풍이 들고나서 낙엽이 되는 생명의 사이클을 생각한다. 이러한 자연의 변화와 이치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삶일 것이다.
바다에 솟은 석순(石筍)들의 아우성
가끔 나무 사이로 침봉을 이룬 바위 능선의 아름다운 자태가 드러난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에 바위 군상이 나타나고 곧 이어 능선 안부에 도착한다. 능선에 올라서자 완도가 지척이고 남해바다가 발 아래로 출렁인다. 멀리 북동쪽으로 천관산도 바라보인다.
세찬 바람이 겨울이 가까웠음을 실감케 한다. 거친 듯 무뚝뚝한 바위들이 군상을 이루어 아름다운 조각공원을 만들었다. 이러한 바위들 사이사이에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산을 더욱 예쁘게 분장까지 해놓았다. 양쪽으로 펼쳐지는 바다는 마치 섬 산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서자 남쪽으로 전개되는 암릉이 불쑥불쑥 죽순이 솟아 오른 듯하다. 이런 석순(石筍)이 수만 개 모여 능선을 이루니, 이는 수만 송이 바위꽃이다. 그것도 출렁이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바위꽃이다. 이러한 풍경의 가장 뒷편에 달마산 정상이 앉아 있다. 석순을 이룬 암릉 아래로는 너덜이 자리잡고, 너덜 아래로는 숲이 울창하다.
바위 근처에는 키 작은 갈참나무나 철쭉, 소사나무 같은 활엽수가 울긋불긋 물들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바람막이가 되는 양지바른 곳에 앉아 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단감 하나 깎아 먹는 행복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안부로 내려서자 억새와 키 작은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안부는 물론 바위 사이사이에도 철쭉나무가 많아 봄이면 철쭉꽃과 어울린 바위군상이 또 하나의 장관을 이룰 듯하다. 명감 넝쿨에도 빨간 열매가 열려 가을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다에 핀 바위꽃을 바라보며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햇살이 비스듬히 비쳐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남해바다의 풍경 또한 감동적이다. 뒤늦게 핀 구절초가 억새 사이에서 청순한 이미지로 수줍은 듯 인사를 한다.
달마산 정상에 도착하니 비교적 원형대로 잘 보존된 봉화대가 있고, '불썬봉'이라 새겨진 표지석이 기다리고 있다. 불썬봉은 '불 써 있는 봉우리'라는 뜻도 있지만, 불선봉(佛仙峰)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전라도 낭주(지금의 영암)의 속현(峴)인 송양(지금의 해남군 송지면)은 실로 하늘 아래 끝간 데 놓였다. 그 현의 경계에 달마산이 있으니 북으로 두륜산에 접하고 삼면이 모두 바다에 접해 있다.
정수리에는 새하얀 바위가 아득히 서 있는 모습이 깃대 같고, 담벼락 같고, 혹은 사자가 끙끙대는 것 같고, 혹은 용과 호랑이가 그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니 멀리서 보면 마치 쌓인 눈이 허공에 떠 있는 것 같다.
위대하다 이 산! 오로지 험준하기 짝이 없는 기이하고 빼어난 모양새라. 만약 어느 날 도(道)를 완성하고자 하는 자 있어 능히 정수리에 올라 바람을 쐬는 자 있다면 그는 진리를 터득할 것이다.'
처음으로 달마산이란 이름을 사용했다고 하는
고려 시대 무외스님의 글이다. 이 글에서도 드러나지만 달마산은 생김새 자체만으로도 이미 진리를 품고 있는 산이다. 그래서 달마산과 불선봉,
도솔봉 같은 불교적 색채가 강한 이름을 얻었는지 모른다.
미황사에서 본 달마산은 한 편의 동양화
정상에서의 감동은 무엇보다도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병풍 같은 암릉에 있다. 방금 지나온 북쪽 능선의 죽순처럼 솟은 수만 개의 봉우리가 아기자기하고, 남쪽으로 보이는 우뚝 솟은 바위들은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8부 능선 이상에는 병풍을 펼쳐 놓은 것 같은 바위가 자리잡고, 가파른 경사지에는 너덜과 숲이 있다. 그리고 가파른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미황사라고 하는 아름다운 절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이러한 달마산의 풍경은 분명 한 편의 빼어난 동양화다.
그 중에서도 미황사에서 보는 달마산 암릉의 멋은 말 그대로 선경이다. 이미 몇 차례 다녀온 바 있지만, 그 때마다 미황사는 뒤로 펼펴지는 배경의 빼어남에다가 정갈하고 순결한 절 분위기가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왔었다. 아름다움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미황사에는 다음과 같은 창건설화가 전한다.
신라 경덕왕 8년(749) 8월에 돌로 된 배 한 척이 아름다운 범패소리를 울리며 땅끝 마을에 나타났다. 배는 며칠 동안이나 사람들이 다가가면 멀어지고 돌아서면 다가오곤 했는데, 의조화상이 두 사미승과 100여명의 제자들을 이끌고 기도를 했더니 배가 육지에 닿았다. 배 안에는 화엄경, 법화경 같은 경전과 비로자나불, 문수보살, 보현보살, 그리고 16나한상과 검은 소가 있었다.
그 날 밤, 배에 타고 있던 사람이 의조화상의 꿈에 나타나, 자기는 인도 왕인데 금강산이 일만 불을 모실만하다 하여 불상을 싣고 갔으나 금강산에는 이미 절이 많이 있어서 돌아가던 길에 금강산과 비슷한 모양의 달마산을 보고 찾아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경전과 불상을 싣고 가다가 소가 멈추는 곳에 절을 짓고 안치하면 국운과 불교가 흥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날, 의조화상이 소에 경전과 불상을 싣고 나섰더니 소가 달마산 중턱에서 한 번 넘어지고 또 일어나서 한참을 가다가 크게 울며 넘어지더니 일어나지 못했다. 의조화상은 소가 처음 멈추었던 곳에 통교사라는 절을 짓고, 마지막 멈춘 곳에 미황사를 지었다.
북쪽으로 두륜산이 우뚝 솟아 있고, 두륜산에서 동쪽으로 시야를 돌리니 장흥 천관산이 보인다. 동쪽 바로 옆에는 완도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완도 본섬 뒤로는 청산도가 어렴풋이 윤곽을 드러낸다. 그리고 대모도, 소안도, 노화도, 보길도가 까마득하게 다가온다. 서쪽에서는 진도가 길쭉하게 뻗어있다.
결국 달마산은 북쪽을 빼고는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섬보다도 더 섬 같은 느낌이 드는 산이다.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과 병풍처럼 펼쳐지는 암릉이 만나고, 거기에 미황사라고 하는 정갈한 절이 결합된 그림 같은 모습을 계속 바라보며 걷는 일이 힘든 산행을 즐겁게 해준다.
정상에서 남쪽 안부에 도착하니 미황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안부 남쪽으로는 웅장한 바위들이 수십 미터에 이르는 벼랑을 이루면서 앞을 가로막아 절벽 아래를 돌아서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는 바위굴을 끼어가기도 하고, 가파른 바위를 타고 오르기도 한다.
능선에는 수만 개의 촛불이 타오르는 듯한
뾰족뾰족한 바위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도열해 있다. 갈수록 절경이고 가관이다. 설악산 공룡능선에 결코 뒤지지 않을 풍경이 계속된다. 결국 이런
모습의 바위 하나하나는 불상에 다름 아니다. 오른쪽으로 내려 보이는 미황사의 모습은 숲으로 둘러 쌓여 그렇게 평화롭고 그윽할 수가 없다.
미황사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가 이미 불상이 된 능선의 바위들을 타고 가슴에 와 닿는다.
자기 몸을 불태워 성불(成佛)하는 단풍의 아름다움
뒤돌아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고, 앞을 보면 빨리 가고 싶다. 뒤에서 유혹하고 앞에서 손짓하니 내 마음은 진퇴양란이다. 암릉 아래로는 붉게 물든 활엽수들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붉은 파도를 만든다. 바위가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경관에다가 활엽수가 뽐낼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이 결합되니, 가히 환상적인 풍경이다.
남해바다의 광활함이 한없이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붕긋붕긋 솟은 섬들이 소박하게 살라는 분부를 아끼지 않는다. 험준한 암릉길을 걷다보니 멀리서 도솔봉이 손짓한다.
암골미 넘치는 산세는 점차 부드러워지면서 떡봉으로 이어진다. 도솔봉이 가까워졌고, 이젠 미황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도해의 꼬막껍질을 업어 놓은 듯한 섬들이 다정하다.
모처럼 부드러운 흙 길을 걷다보니 마음이 편하고, 따사로운 햇볕이 어머니의 품처럼 푸근하다. 바위가 적은 산비탈은 붉은 색 카페트를 깔아 놓은 듯 화려하다. 활엽수는 봄에 새싹이 돋아 여름 내내 짙은 녹음을 이루다가 가을이 깊어지면서 자기 몸을 불태워 성불(成佛)하는 소신공양(燒身供養)을 한다. 이렇듯 단풍의 현란함 속에는 자기 몸을 불태우는 아픔이 배어 있다.
한 동안 부드럽던 길은 다시 암릉길로 바뀐다.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올망졸망 선을 뵈더니 점차 웅장한 바위들로 바뀐다. 그리고 용담샘으로 가는 갈림길을 만난다. 잠시 용담샘 쪽으로 내려가니 포근한 암자터가 있다. 3면이 바위로 둘러 쌓여 있고, 남쪽 한 면만 트여 있는 이 터는 10여평 정도 되는 평지와 팽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이러한 지형 덕분에 주위의 세찬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 암자 터만은 포근하다. 그리고 남쪽 바로 앞에는 웅장하게 솟아오른 바위 군상들이 부처님 마냥 서 있다. 비록 암자는 없지만 마을 사람들이 이곳 능선까지 올라와 치성을 드린 흔적이 곳곳에 있다. 주위를 감싸고 있는 바위들이 부처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솔봉 쪽으로 가면서 뒤돌아본 바위군상은 조금 전에 보았던 웅장한 모습과 대조적으로 아기자기하다. 이러한 바위들이 아기자기한 바위 꽃밭을 이루면서 달마산 산행의 휘날레를 장식한다. 도솔봉 아래 시멘트 도로에 도착한다. 이 도로는 무선중계소로 연결된다.
도로에서 남쪽 도솔봉으로 올라가는데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도솔봉(417m)에 올라서니 땅끝까지 이어가는 산줄기가 발 아래로 펼쳐진다. 이 모습은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백두대간이
호남정맥을 거쳐 땅끝까지 산줄기를 이어와 한반도 최남단을 이룬 광경이다. 그러니까 산행을 할 수 있는 산으로는 달마산이 가장 남쪽의 산이고,
미황사는 육지의 절 중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절인 셈이다.
여기는 한반도의 최남단
백일도와 흑일도가 지척에 와 있고, 흑일도 너머로 노화도와 보길도가 떠 있다. 넓은 바다에 붕긋붕긋 솟아 있는 섬들이 드넓은 평야 위에 솟은 야산 같다. 서남쪽으로 펼쳐지는 바다는 수평선을 만들며 시원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땅끝 서쪽에 있는 송호리해수욕장이며, 송지면의 넓은 들판도 평화롭고 정답게 다가온다. 달마(달마산)가 남으로 남으로 달려와 도솔천(도솔봉)에 도착하였으니 이곳에서 중생을 교화하여 용화(龍華)세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펼쳐졌던 수많은 바위들은 모든 중생이 교화되어 참 인간이 될 수 있도록 설법을 하고 있는 미륵보살인지도 모른다.
도솔봉에서 다시 시멘트 포장길로 내려와 송지면 마봉리로 하산을 시작한다. 6시간 이상을 걸으면서도 지루한 줄 몰랐는데, 시멘트 길을 걸으면서부터는 금방 싫증이 난다. 그런데 마침 타이탄 트럭 한 대가 내려온다. 손을 들어 태워달라는 신호를 보내니 멈추어 선다.
"고맙습니다. 두 분이 데이트하는 모양인데, 제가 분위기 깨버린 거 아니요?"
"괜찮아요. 산 위에서 먼 바다를 보려고 도솔봉에 올라갔다가 오는 중이어요."
그러고 보니 도솔봉에서 내려올 때 올라가던 젊은 남녀 한 쌍이다.
"데이트 참 멋지게 하시네요. 쾨쾨한 실내보다 이렇게 아름다운 대자연에 나와 데이트하니까 너무 좋지요?"
"그럼요. 아, 저기 바위들 좀 보세요. 너무 멋져요."
우리의 대화는 평소 잘 아는 사이처럼 스스럼없다. 수많은 돌 꽃이 모여 병풍처럼 펼쳐진 달마산의 정경은 밑에서 보니 훨씬 더 실감이 난다.
"저 억새 좀 봐요. 억새는 역광으로 볼 때 제일 예쁘지요."
"정말 그러네요."
역광으로 비친 억새와 병풍같이 펼쳐지는 달마산의 암릉이 대비를 이루면서 한 폭의 빼어난 산수화가 된다. 이 길로 미황사로 간다는 이들은 나를 송지면 소재지인 산정리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준다.
"두 분 행복하게 잘 사세요. 고맙구요."
달마산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그 잔상은 지워지지 않는다. 한반도 최남단의 산, 달마산에는 분명 '달마'가 있음이다.
(2000. 11. 11)
*산행코스
-. 제1코스(종주 코스) : 송촌 마을(1시간) → 능선안부(1시간 30분) → 정상(30분) → 문바위(1시간 40분) → 떡봉(1시간 10분) → 도솔봉(1시간) → 마봉리 (총소요시간 : 6시간 50분)
-. 제2코스 : 미황사(40분) → 정상(1시간 10분) → 북쪽 능선 안부(40분) → 송촌 마을 (2시간 30분)
-. 제3코스 : 미황사(40분) → 정상(30분) → 문바위(1시간 40분) → 떡봉(1시간 10분) → 도솔봉(1시간) → 마봉리 (총소요시간 : 5시간)
*교통
-. 달마산을 가려면 해남읍에서 13번 국도를 따라 완도방향으로 가다가 월송리에서 땅끝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갈림길에는 달마산 미황사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 해남읍으로 가는 대중교통은 서울(07:20부터 17:55까지 1일 6회, 5시간 30분 소요), 광주(05:00부터 22:00까지 수시, 1시간 30분 소요)에서 고속버스와 직행버스가 있다.
-. 해남에서 서정리(미황사)나 송촌 마을로 가는 군내버스가 1일 5회(06:10, 08:20, 10:50, 14:05, 16:50) 운행된다. 4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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