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종주기

낙동정맥 제15구간 사룡산(四龍山 685m)

작은岳馬 2007. 10. 22. 10:16

 

 낙동정맥 제15구간 사룡산(四龍山 685m)

 

산행날짜 : 2007년 10월 21일

 

산행장소 : 한무당재~316.4m봉(삼각점)~못안마을사거리~276m봉~235m봉~골안재와 아곡사거리~385m봉~관산(393.5m)~양계장~294.9m봉~만불산(275m)~4번국도~161m봉~경부고속도로~조남지골임도~효동지골고개~사룡산(685m)~우라생식마을~숙재(숲재)  

 

산행모임 : 대전한겨레산악회(31명)

 

산행날씨 :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부는 맑은 날씨

 

산행거리 및 시간 : 22.5km, 08시간 05분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출발해 금강산을 지난 오색 단풍이 지금은 설악산에서 한창이라는 소식과 함께 아침 저녁으로는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절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나뭇잎을 아름다운 오색 단풍으로 곱게 물들이는 차가운 바람은 옷깃을 파고들어 내 마음속까지 전해져 그렇지 않아도 가을이라 휑한 가슴을 더욱 메마르게 만든다.

 

 일주일 동안 메마를 대로 말라버린 휑했던 가슴속에도 주말을 맞아 한겨레산악회 회원님들과 눈이 시리게 푸른 가을 하늘 아래 새하얗게 흩날리는 억새꽃 물결과 골짜기마다 붉게 물든 오색 단풍이 어우러진 자연을 벗 삼아 즐거운 산행을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어느덧 감국(甘菊)처럼 샛노란 꽃이 피어난다.

 

 새벽 05시에 평송 청소년수련원을 출항한 정맥호는 시민회관과 원두막에서 반가운 회원님들을 승선시키고 한무당재로 항해를 시작해 '와촌'이라는 휴게소에서 30여 분간 정박한다. 와촌휴게소는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영천시, 군위군 등지에 걸쳐 있는 팔공산(八公山 1,192m)산 정수리가 아스라이 바라다 보이는 작고 아담한 휴게소다.

팔공산은 원효와 의상대사가 수도한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9세기 경 조성된것으로 추정되며, 육계(肉?)에서 대좌(臺座)까지를 하나의 돌로 조성된 높이가 4m에 달하는 대형 불상 보물 제431호 ‘관봉 석조여래좌상’ 일명 '갓바위 부처'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08시 33분 한무당재

 

 팔공산 갓바위 부처가 내려보는 와촌휴게소에서 맛있는 찰밥으로 아침을 먹고 언제나 거칠 것 없는 항해 기술을 선보이시는 박종구 선장님 덕분에 생각보다 30여 분 이른 08시 33분 정맥호는 한무당재 고갯마루에 닻을 내린다.

한무당 고갯마루에는 중앙선 조차 그어져 있지 않은 좁은 지방도(909번)가 지나지만 승용차를 비롯해 승합차와 10톤은 더 나가 보이는 대형 덤프트럭까지 왕래가 빈번하다. 그래서 회원님들은 도로 양쪽 가장자리에 서로 마주보고 서서 최영 구조대장님의 구령에 맞춰 산행전 준비운동을 마치고 차량이 뜸 한 틈을 타서 정맥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해 본다.

  

 

 08시 42분 한무당재 들머리

 

 콘크리트 계단이 설치 되 있는 산행들머리에는 각종 시그널이 나무에 매달려 있고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고 있다.

 

 

 08시 45분 한무당재를 돌아보며

 

 한무당재에서 북서쪽을 바라보며 316.4m봉까지 이어지는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능선 중간에는 여럭개의 묘가 층층이 자리하고있다. 묘지에서는 모처럼 화창한 가을 날씨속에 산행을 하는 회원님들 뒤로 인내산(534m)이 보인다. 인내산 너머로는 남사봉(470m)이 자리하고 있고 인내산 좌측 끝자락은 한무당재로 흘러 내린다.

 

 

 

 08시 58분 316.4m봉

 

 여러개의 묘지가 있는 지점에서 제법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따라 10여 분 동안 한 차례  발품을 팔면 316.4m봉 정수리 삼각점이 반긴다. 정맥 마루금은 '경주 412, 1982 복구'라고 씌어져 있는 316.4m봉 정수리 삼각점을 기점으로 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내리막 비탈을 만든다.

 

 한편 314.6m봉 정수리에서는 숨을 헐떡이며 올라오는 고바우님과 '휴테크' 재무님 그리고 오늘 처음 산행에 함께한 논산에서 오신 두 분을 모시고 기념촬영을 해 보려 했으나, 낯이 설어서였는지 그냥 지나치고 대신 회장님을 함께 모시고 역광이지만 기념촬영을 해 보았다.

 

 

 09시 45분 관산(冠山 393.5m)

 

 못안마을사거리와 묘 4기가 있는 276m봉을 지나며 완만하게 이어지던 정맥 마루금이 갈 지(之)자를 그리는 언덕에 다다르니 ' 사람의 검은 머리카락이나 말총으로 엮어 만든 머리쓰개의 일종으로 신분과 격식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으며, 관복이나 예복을 입을 때 망건 또는 탕건(宕巾) 위에 영(이엉)으로 턱을 매어 쓰는 관(冠)의 형태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관산(冠山 393.5m)과 385m봉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이 손에 잡힐듯 다가선다.

 

 

 

 위 사진은 묘 4기가 있는 조망처에서 경주시 서면 도도리 마을과 인내산(534m)을 조망하며 담은 사진이고, 아래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회원님들이 잠시 다리 쉼을 하며 물로 목을 축이는가 하면 모처럼 시원하게 트인 조망처라서 주변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라 여념이 없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09시 47분 골안재와 아곡사거리

 

 확 트인 조망처(276m봉)에서 관산을 조망하고 235m봉을 넘어서면 골안재와 아곡사거리로 보이는 안부가 나온다. 이 안부에는 마치 사람이 공 드려 쌓아올린 듯한 석축이 눈에 띈다.

 

  

 

 10시 16분 관산(冠山 393.5m)

 

 완만한 능선을 만들며 서쪽으로 향하던 정맥 마루금은 235m봉을 기점으로 남서쪽으로 방향 바꿔 골안재까지 이어지더니 갑자기 고도를 150여 미터 가량 높이며 385m봉까지 이어진다.

한무당재에서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1시간 30분 동안 가벼운 발품을 팔던 회원님들은 갑자기 고도를 높이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385m봉 북동쪽 사면에서 가쁜 숨을 몰아 쉬며 힘든 발품을 판 끝에 385m봉에 오른다. 385m봉에서 관산(冠山 393.5m) 정수리까지는 약 500m 가량의 완만하고 부드러운 능선길이 잇따른다.

 

 아직 푸른 빛을 띠는 가랑잎이 부드러운 능선에 수북이 쌓여있는 모습으로 짐작컨데 며칠 전 이지역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500m 가량의 완만한 능선 끝  관산(冠山 393.5m) 정수리에는 묘 1기가 있는데 관산 정수리를 알리는 삼각점은 이 묘의 봉분(封墳)에 박혀 있어 지나는 회원님들의 이맛살을 찌프리게 한다.

 

 위 사진은 '관산 393.5m'라 씌어져 있는 이정표가 묘 가장자리에 나뒹굴고 있어 내가 주워 삼각점 옆에 놓고 카메라에 담고 있으려니 김의환 부회장님이 그 이정표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다.

 

 

 

 10시 44분 운지버섯과 납골당

 

 관산(冠山 393.5m) 정수리에서 시작된 내리막 능선은 385m봉을 향해 가파르게 이어지던 오르막 능선을 거꾸로 세워 놓은 듯 하게 가파르기 그지없다. 또한 가파른 내리막의 비탈면에는 굵은 모래와 나뭇잎 그리고 곳곳에 마른 나뭇가지가 쌓여있어 자칫 한눈을 팔면 모래나 나뭇가지를 밟고 미끄러져 넘어질 수 있다.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내 앞에서 산행하시던 김일석님은 두 차례 미끄러져 넘어졌다.

이를 본 회원님들은 김일석님에게 "땅 사려고 그래요...?"라고 농담을 던지신다. 평소 산행하다가 실수로 넘어지면 땅을 산다는 표현을 하는데, 넘어진 지점의 지형에 따라 '이곳은 땅이 비쌀것이다'라든가 '이런 땅은 사도 별 쓸모가 없다'는 말로 자칫 가라앉기 쉬운 분위기를 띄우곤 한다.

 

 산행중에 가끔 내리막 비탈에서 넘어지는 산행객들을 만날 수 있다. 옆에서 넘어지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는게 사실이지만, 마냥 웃어 넘길 일 만은 아닌 것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손이나 팔을 먼저 땅에 짚어 팔이나 손목이 골절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내리막 비탈에서 미끄러져 넘어질 때 부상을 방지 하려면 엉덩이나 배낭이 땅에 먼저 닿게 자연스럽게 넘어지는게 중요하다. 물론 겨울철 눈밭이나 빙판에서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넘어지는 순간에는 무의식적으로 손이나 팔을 땅에 먼저 짚게 되므로 평소 넘어지는 연습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내리막 비탈이 다하는 지점에는 조성한지 얼마 안 되 보이는 납골당이 있고 납골당 가장자리에는 1.5m 가량 되 보이는 상수리나무 그루터기가 있다. '하늘을 떠 다니는 구름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운지(구름)버섯'이 그 상수리나무 그루터기를 온통 감싸고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운지(구름)버섯은 주로 소화기계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위궤양이나 만성 간염에 좋다고 하며 간암이나 소화기암 그리고 유방암이나 폐암 등에 효과가 있어 항암제(抗癌劑) 원료로 쓰인다. 또한 피를 맑게하는 성분이 있어 동맥경화나 고혈압에 효과가 있고 만성기관지염이나 순환장애, 관절염 등에도 좋가고 한다. 운지(구름)버섯 자체로는 먹지 못하고 버섯을 물에 장시간 달여서 우러낸 물을 평소 물을 마시듯 마시면 좋다고 한다.

 

 

 

 10시 49분 묘지

 

 오늘 산행하는 능선에는 다른 구간보다 유독 많은 묘가 눈에 띈다. 아마도 지금 걷고 있는 능선이 해발 300m를 오르내리는 야트막한 야산으로 주변에 여러 마을이 자리하고 있어 그러할 것이다.

 

 

 11시 03분 임도에서 간식

 

 운지버섯을 뒤로하고 여러개의 묘지를지나 294.9m봉과 양계장으로 이어지는 임도에서는 잠시 다리 쉼을 하며 간식을 나누는데 채 3분도 지나지 않아 후미 일행이 도착하여 이내 배낭을 메고 걸음을 제촉해야 했다.

아직 점심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약간의 시장기를 느끼는 시간에 박진용님이 건네준 인절미와 김의환 부회장님이 건네준 양갱은 시장기를 잠재우기에 충분했고 맛 또한 좋았다. 

 

 

 11시 05분 양계장

 

 계분(鷄糞)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임도를 따라 양계장에 도착하니 양계사 너머로 북안면(北安面)의 고층 아파트가 아스라이 다가선다.

 

 경상북도 영천시 남동부에 있는 북안면(北安面)은 면소재지를 임포리 두고있다. 지형은 대체로 100~400m의 구릉성 산지를 이루며, 면내 곳곳에 금오산(412m), 평룡산(309m), 방산(327m) 등이 솟아 있다. 북안천과 그 지류가 면내를 흐르며, 이들 연안에 비교적 넓은 평야가 발달했다. 쌀 생산을 비롯하여 양잠업과 낙농업이 활발하다. 경부선과 경부고속도로 및 경주~영천을 잇는 국도가 지나며 임포(林浦)·상(上)·당(堂)·북(北)·도유(道有)·명주(明珠)·용계(龍溪)·신대(新垈)·신리(新里)·효(孝)·도천(道川)·옥천(玉泉)·서당(書堂)·고지(庫旨)·반계(磻溪)·자포(自浦)·신촌(新村)·관(冠)·원당(元堂)·내포(內浦)·반정(半亭)·송포(松浦)·유하(柳下)·유상(柳上) 등 24개 동리가 있다.

 

 

 11시 10분 294.9m봉

 

 양계장이 다하는 지점에서 잠시 정맥 마루금을 찾다 임도 촤측 언덕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시그널을 보고 언덕에 올라 관산의 모습을 한 번 돌아보고 호박밭을 가로지르니 넓은 과수원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294.9m봉 정수리인데 정수리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고 다만 양계장과 과수원의 경계를 이루는 임도가 동 서로 길게 지나고 있을 따름이다.

 

 호박밭 둑에 매달여있는 정맥 시그널이 마지막으로 정맥 마루금을 표시할 뿐 294.9m봉 주변에서는 이정표나 시그널을 찾아 볼 수 없다. 이용우 산악대장님은 먼저 서쪽(우측)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 몇 백 미터를 진행하며 정맥 시그널을 찾아 보았지만 찾지 못하고 되돌아 왔다. 그래서 내가 낙동정맥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읽은 기역을 살려 "천불산의 천불상을 우측에 두고 삼불감시초소를 지나 고압송전철탑을 따라 마루금이 나 있는 것으로 기역한다."고 하니 주변에 있던 몇몇 회원님들도 내 말에 동조하여 동쪽(좌측)으로 잠시 진행하다가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 즉 과수원 동쪽 가장자리로 나 있는 임도를 따라 아화고갯마루로 흘러내리는 능선을 따라 발길을 옮겼다.

 

 과수원이 다하고 숲으로 이어지는 지점에 도착하자 294.9m봉 정수리 바로 아래에 서 있는 한 회원님이 "선답자의 산행기를 읽어보니 동쪽이 아니라 서쪽으로 흘러 내리는 임도와 능선을 따르는게 맞다."고 소리친다.

한편 그 회원님이 소리치기 전 이용우 산악대장님은 "아무래도 동쪽 마루금이 이상하니,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다 정맥 시그널이나 이정표를 찾으면 무전을 날릴 터이니 그동안 천천히 걸음을 옮기세요"라고 한 다음 서쪽으로 사라져 갔었다. 한 회원님의 소리를 듣고 박진용 전회장님을 비롯해 모든 회원님들이 오던 길로 발길을 돌리는데 나는 못내 아쉬운 마음에 계속해서 남동쪽 능선을 따라 가 보기로 한다.

 

 회원님들과 반대 방향으로 혼자서 고압송전철탑 4개를 통과하니 그동안 능선을 따라 선명하게 이어지던 마루금의 흔적이 희미해지기 시작하더니 종래 잡목과 잡풀로 뒤덮인 수풀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때서야 나는 내가 따르는 동쪽 능선길이 잘 못된 길이라는 것을 깨닿고 294.9m봉 정수리로 발길을 돌려 걸음을 옮기는데 혼로 떨어진 내가 걱정이 됐던지 박진용 전회장님으로부터 내 위치를 묻는 전화가 걸려왔다. 빅진용님의 전화는 "임도를 따라 돌아오는 중이냐..."고 묻고 이내 끊어지고, 나는 홀로 외로운 산행을 해햐만 했다. 알바!는 힘들어... ㅠㅠㅠ

 

 

 11시 39분 만불산(萬佛山 275m) 안부

 

 294.9m봉 정수리로 돌아와 서쪽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르니 갈지(之)자를 그리며 가파르게 내려서던 콘크리트 임도는 만불산안 부 삼거리를 기점으로 만불산(萬佛山 275m)을 향해 동쪽 숲속 마루금으로 이어진다.

 

 

 11시 44분 만불산 갈림길

 

 홀로 20여 분간 알바를 했다는 급한 마음에 걸음을 제촉해 보지만 발은 점점 더 무거워만 간다. 무성한 가지에 키까지 작아 관상용이나 목재로는 쓸모 없어 보이는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 찬 마루름을 따르다 보니 '수봉학교'에서 개교 70주년 기념으로 '경주시 경계산행'을 하며 만불산~시티재 구간 산행중 만불산에 막아 놓은 푯말이 눈에 띈다.

 

 

 11시 57분 만불산 만불사 아미타불

 

 만불산 갈림길에서 아화고개로 가다보면 294.9m봉에서는 아주 작게만 보이던 만불사 '아미타대불'이 정맥 마루금 우측 능선위로 33m나 되는 높이를 자랑하며 웅장하게 다가선다. 만불사의 아미타대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부처님이 모셔진 사찰 만불사(萬佛寺)가 위치한 경북 영천 만불산 서남쪽으로 흘러 내리는 능선에서 볼 수 있다.

 

 

 12시 03분 아화고개 4번 국도

 

 서쪽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는 여러개의 공장을 세우느라 능선 서쪽이 싹둑 잘려나간 능선을 따라 도착한 아화고개에서는 4번국도를 따라 경주 방향으로 조금 이동하면 농가가 모여 있는 작은 마을(시모골)이 나온다. 시모골 입구에는 4번 국도를 관통하는 터널이 뚫려있어, 차량 왕래가 빈번한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위험을 초래하기 보다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이 터널을 이용하면  안전하게 4번 국도를 통과 할 수 있다.

 

 아래의 사진은 4번 국도 밑으로 뚫려있는 터널를 향해 가던중 한 농가 뜰에 세워놓은 바이크에 익살스럽게 앉아 포즈를 취한 서병모님과 한정현님 그리고 농가 울타리 밑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과 함께한 꽃사슴님을 담은 사진이다.

 

 

 

 

 12시 06분 아화고개 4번 국도를 관통하는 터널 앞의 최영 구조대장님.

 

 

 

 12시 10분 중앙선(中央線)

 

 4번 국도를 지나면 서울특별시 청량리역과 경상북도 경주 사이를 잇는 중앙선(中央線) 철도가 나온다. 중앙선은 1942년 4월 1일에 개통되었으며 1973년에 청량리와 제천 사이를 잇는 구간은 복선 전철화되었지만 경북 지역을 지나는 중앙선은 아직 단선으로 남아 있다.

두 줄로 나란히 끝 없이 뻣어나간 철길을 보고 있으려니 학창시절 8년 여 동안 기차 통학을 하며 많은 꿈을 키웠던 때가 그리워진다. 그때는 세상 부러울거 없이 마냥 즐겁기만 했었는데 언 20여 년이 지난 지금 온갖 세상 풍파가 몸과 마음속에 깊이 자리해 꿈 많고 마냥 즐겁던 시절의 모습은 내 얼굴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12시 21분 ~ 50분 점심

 

 중앙선 철도를 지나 탱자나무 울타리 안에 사과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과수원과 가축을 사육하는 돈사(豚舍)와 계사(鷄舍)를 지나 임도를 따르니, 좌측 산 기슭에 정맥 마루금을 표시하는 시그널이 복숭아 나무에 매달려 있다.

축사에서 풍겨 나오는 고향의 향기를 맞으며 아화마을과 도천마을의 경계를 이루는 161m봉을 넘어 순한 능선을 잠시 따르니 잘 가꿔진 묘지가 나온다. 그 묘지에서 오늘 산행에 참가한 31명 회원님들 모두 모여 맛있는 점심을 나눴다. 오늘 나는 비교적 짧은 산행거리를 감안해 점심으로 센드위치 두 쪽과 삶은 고구마를 준비했는데 고구마가 인기가 있었다.

 

 내가 점심을 가볍게 준비해 온 것에 반해 고바우님을 비롯 논산팀은 수육과 묵은지 그리고 삭힌 홍어 즉 삼합(三合)을 준비해 왔고, 최영장군님이 속한 후미 일행은 주물럭을 비롯해 맛있는 찌개를 준비했다. 그 어느때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음식을 나누며 회원님들과 함께한 점심 시간은 오랫동안 내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육은 주변에 자생하는 뽕나무 어린 새순에 싸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13시 21분 경부고속도로(아화고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주변 산능선이나 정수리를 온통 뒤덮고 있는 과수원에서 선두 이용우 산악대장님이 과수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은 시그널에 의존해 어렵사리 정맥 마루금을 찾아가며 몇 개의 과수원을 지나 임도를 따르니 이내 고속으로 달리는 차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는 경부고속도로가 나온다.

경부고속도로와 만난 정맥 마루금은 곧장 고속도로를 넘지 못하고 4번 국도를 지날때와 마찬가지로 동쪽으로 나있는 임도로 이어진다. 동쪽(경주방향)으로 난 임도를 따라 400여 미터를 진행하면 한무당재를 넘은 909번 지방도에서 가지쳐서 분기한 임도가 삼곡리를 지나 4번 국도를 통과해 아화마을에 닿은 후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한 다음 신대리를 가로지르는 921번 지방도와 연결되는 굴다리가 나온다.

 

  1968년 2월 1일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56일 전 기공하여 1970년 7월 7일에 완공된 경부고속도로는 건국이래 최대 토목공사로 지칭되는 공사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경제대통령을 꿈꾸던 朴正熙의 작품으로 고속도로 건설에는 내노라하는 건설관계자와 경제학자등이 대역사의 역군으로 피땀을 흘려 건설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전 인터체인지에서 경부고속도로 준공 테이프를 끊은 후 시주(試走)했고, 고속도로 건설 구상은 64년말 서독 방문길에 서독의 고속도로(아우토반)와 라인강 운하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그 당시 金正濂 前청와대 비서실장의 회고록에는, "朴대통령이 현대식 고속도로를 처음 본 것은 54년 미국의 포병 학교에서 교육받을 때였어요. 그러나 당시는 한 여행객의 입장이었겠지요. 64년 서독을 공식 방문했을 때 대통령은 아우토반의 탁월한 기능에 깊은 감명을 받은 듯합니다. 에르하르트 서독 총리가 朴대통령에게 '나는 아우토반에 진입하거나 인터체인지 램프를 돌아 나올 때마다 마음 속으로 그 도로에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한 말을 10여 년 뒤에도 기억하고 있었어요."라고 씌어져 있다.


 

 서독에서 돌아와 2년 반 동안의 연구를 끝낸 朴正熙는 67년 5월에 경부고속도로 건설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발표만 있고, 진행상황은 전혀 없이 5개월여가 흐른 10월하순 어느날 朴대통령은 "늦어도 내년초에는 착공한다. 기존 국도를 확장하는 것도 좋고, 전혀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도 좋다. 구체적인 안을 수립해 보고하라" 지시했고 우여곡절 끝에 건설계획안을 확정할 '국가기간고속도로 건설계획조사단'이 12월15일 발족함으로써 대단원의 막이 올랐다.

 

 

 13시 33분 고압송유관 매설지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해 10여 분간 야트막한 능선을 따라 발품을 파니 고압송유관이 매설되 있음을 알리는 푯말과 함께 철책이 지나는 임도가 나온다. 순한 조남지골임도를 따라 채 200m가 되지 않는 봉우리를 넘으니 우측(서쪽)으로는 사룡산이 좌측(남동쪽)으로는 오봉산이 아스라이 다가선다.

 

 

 위 사진은 조남지골임도에서 사룡산(四龍山 683m)을 조망하며 담은 사진으로 사룡산 정수리는 보이지 않고 다만 사룡1봉과 2봉만 보인다.

 

 아래사진은 서쪽의 사룡산과 동쪽에서 마주보고 있는 오봉산(五峰山)을 담은 사진이다.

 

 

 

 13시 42분 형제저수지

 

 조남지골임도가 다하는 지점에는 90% 가량의 공정을 마친 서오리와 신대리를 잇는 도로가 새로 나 있다. 이 도로에서 동쪽(좌측) 300여 미터 지점에는 위 사진에서 보듯 형제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정맥 마루금은 동쪽 형제저수지가 있는 갈림길을 경유하지 않고 서쪽(우측) 100여 미터 가량 떨어진 지점의 갈림길에서 시작되는 능선으로 연결되 있다. 하지만 무심코 형제저수지가 시작되는지점 우측으로 갈라지는 임도에 들어서 축사에서 좌측 능선(우측 정맥능선의 동쪽 능선)을 따르는 실수를 범했다. 지금까지 정맥 마루금과 고압송전철탑이 나란히 잇따랐기 때문에 고압송전철탑이 지나고 있는 좌측 능선을 정맥능선으로 착각하기 쉬우니 형제목장고개에서는 각별히 신경 써야만 한다.

 

 

 

 13시 54분 할미꽃

 

 20여 분 동안 형제저수가 시작되는 동쪽 능선을 따라 알바를 하다가 양지바른 한 묘지에서 계절을 망각하고 수줍은듯 고개를 숙이고 곱게 피어 있는 할미꽃을 만났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고 슬픈 사연을 담고 있는 다년생초인 할미꽃은 포엽(苞葉)의 중심에서 나온 긴 꽃줄기의 끝에 적자색의 꽃을 4~5월경 1송이씩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산행중에 이른 봄 4월 경에 봄을 알리는 보춘화(報春花)로 잘 아려진 진달래가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요즘 날씨가 심상치 않다고 걱정을 했는데 할미꽃까지 만나고 나니 더욱 걱정스럽다.

 

 

 14시 00분 형제목장고개

 

 선두를 비롯해 20여 명의 회원님들이 20여 분 동안 알바를 하고 형제목장고개로 돠돌아와 서쪽(우측) 갈림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올바른 정맥 마루금을 찾아드는 모습과 갈림길 인도 턱에 한가로이 앉아 알바를 하고 되돌아오는 선두 일행과 회원님들을 바라보며 다림쉼을 하고 있는 후미 일행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14시 22분 한겨레의 어르신 손중호님

 

 동쪽(좌측)으로 형제목장니 내려다 보이는 완마한 능선을 따르다가 야트막한 봉우리를 힘차게 넘어서고 있는 손중호님 뒤로 회원님들이 잇따른다.

 

 아래의 사진에서는 효동지골고개와 안부에서 사룡산 정수리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을 볼 수 있다. 가파른 능선이 다하는 지점에는 사룡1봉과  2봉 그리고 3봉이 밝은 빛을 발하는 햇빛이 만들어내는 무지게 사이로 우뚝 솟아있다. 하지만 사룡산 정수리는 여전히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15시 32분 전망 바위를 향해 

 

 효동지골고개에서 갑자기 고도를 가파르게 높이는 능선을 따르니 숨이 턱에 차고 다리에 남은 마지막 힘까지 다 빠져나는 기분이다. 사룡산만 넘으면 오늘 산행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온 힘을 다해 발품을 팔아 480m봉과 520m봉을 차례로 올라서니 560m봉 전망바위로 이어지는 암장이 나온다.

암장 너머로 보이는 풍광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픈 마음에 목을 길게 내미는 서병모님과 봉우리를 넘어 설 때마다 연이어 앞을 가로막아 서는 四龍의 머리가 어디쯤에 있는지 지도를 보고 가늠하는 이석춘님의 모습이 참 재미있다.

 

 

 15시 37분 전망바위에서

 

 전망바위에 올라 다리 쉼을 하며 용계마을을 굽어보니 사룡산에서 용계마을로 흘러내리는 골짜기마다 농업 용수로 사용할 목적으로 빗물을 가둬놓은 저수지가 유독 눈에 많이 띈다.

 

 아래 사진들은 전망바위에서 모처럼 시원하게 펼처지는 풍광을 조망하고 있는 회원들을 담은 사진이다.

 

 

  

  

 

 

 

 14시 50분 사룡 1봉

 

 전망바위와 노송이 잘 어우러진 조망바위에서 잠시 다리쉼을 한 다음 한 차례 발품을 팔아 봉우리에 올라서니 'NO,036'이라 씌어져 있는 삼각점이 정수리에 박혀있다. 사룡 1봉이 아마도 이 봉우리가 아닐지 싶다. 사룡 1봉 정수리에는 예닐곱 명이 자리할 수 있는 조망처가 있고 조망처 아래로는 방금전 지난 전망바위에서 처럼 주변의 멋진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위 사진은 사룡 1봉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멋진 풍광을 조망하는 회원님들을 담은 사진이고, 아래의 사진은 역시 사룡 1봉에서 사룡산을 관통하며 시원하게 뻣어나가는 '경부고속전철' 공사현장을 조망하며 담은 사진으로 다른 지역과 달리 유독 여러개의 저수지가 눈에 띄는 것이 특징이다.

 

 

 

 

 사룡 1봉 암장 바로 아래에는 부처손과 함께 바위솔이 군락을 이루어 자라고 있다.

 

 바위솔(Orostachys japonicus)은 돌나물과(―科 Crassul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산지의 바위 위에 자라는 다육식물이다.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로제트로 땅 위에 편평하게 퍼지며,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잎자루가 없이 줄기에 다닥다닥 붙어 있다. 잎은 둥그런 막대처럼 생겼는데 잎끝이 딱딱해져 가시처럼 된다. 9월에 흰색의 꽃이 줄기 끝에서 길게 수상(穗狀)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꽃에는 꽃자루가 없으며, 꽃잎과 꽃받침잎은 각각 5장이다. 다년생초이지만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면 말라 죽는다. 바위솔과 비슷한 식물로는 바닷가의 바위 겉에 자라는 둥근바위솔(O. malacophyllus) 과 깊은 산 속에서 자라는 난쟁이바위솔(O. sikokianus)이 있다. 둥근바위솔의 잎은 가시처럼 뾰족해지지 않으며, 난쟁이바위솔의 잎은 아주 가늘고 꽃이 취산(聚散)꽃차례를 이루어 피는 점이 바위솔과 다르다. 바위솔속(―屬 Orostachys)에 속하는 어떤 식물은 기와 위에서 자라기 때문에 지붕지기 또는 와송(瓦松)이라고도 부른다.

 

 

 

 15시 54분 사룡 2봉과 3봉

 

 사룡1봉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작은 안부가 나오는데 안부로 막 내려서는 지점에 사룡 2봉과 3봉을 조망할 수 있는 조망바위가 있다. 그 조망바위에 서면 사룡산(四龍山 685m)으로 이어지는 봉우리와 아래의 사진에서 처럼 오봉산(五峰山)쪽 능선과 봉우리들을 조망할 수 있다.

 

 

 

 16시 00분 사룡산 삼거리(사룡 3봉 656m)???

 

 사룡산 기슭에서 480m봉과 520m봉을 지나 전망바위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 비탈이 그동안 완만한 능선만을 따라 5시간 여를 산행한 회원님들의 다리근육에서 마지막 남은 힘을 실험하며 숨이 턱까지 차게 만들었다면, 전망바위에서 사룡 1,2,3봉으로 이어지며 사룡산 삼거리까지 잇따르는 대여섯 개의 봉우리는 마지막 남은 몸속의 힘을 모두 뽑아냄과 동시에 고도의 인내력을 실험한다.

 

 주변 풍광을 조망하며 사룡 3봉으로 보이는 삼거리 정수리에 닿으니 먼저 도착한 10여 명이 넘는 회원님들이 다리 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낙동정맥을 알리는 빗돌과 밀양기맥이 이 곳에서 분기함을 알리는 푯말 사이에 회원님들을 모시고 모처럼 기념촬영을 해 보았다.

 

 낙동정맥상의 사룡산 삼거리에서 분기한 밀양기맥은 경북 청도군 운문면 구룡산~발백산~매전면~대왕산~선의산~용각산~삼성산~각북면~현풍~비슬산~청도 풍각면~경남 밀양군 청도면 천왕봉~밀양 부북면 화악산~밀양시 무안면~마흘리 고개~밀양 종남산~기산리~상남면 평죽리~밀양시 하남읍 동산리~그리고 낙동강 본류(삼랑진 건너편)와 밀양강(밀양 수산)이 합류하는 삼각지점인 밀양시 하남읍 외산리까지의 장장 160km (참고: 낙남정맥은 236km임)에 걸쳐 이어진다.

  

 

 

 

 

 사룡산 삼거리에서 사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중간에 위치한 헬기장 주변 억새밭에는 귀부인이나 입을법한 보라빛 블라우스(blouse)를 연상케하는 용담이 한창이다.

 

 용담(龍膽, Gentiana scabra var. buergeri, 과남풀)은 용담과(龍膽科 Gentian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키는 30~50㎝로 줄기에 가는 줄이 있으며, 굵은 뿌리를 가진다. 잎은 마주나지만 잎자루가 없고 2개의 잎 기부가 만나 서로 줄기를 감싸고 있으며 잎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종(鐘)처럼 생긴 꽃은 8~10월 무렵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몇 송이씩 모여 푸른빛이 도는 자색으로 핀다. 통꽃이지만 꽃부리는 5갈래로 조금 갈라지고 갈라진 사이에 조그만 돌기가 있다. 수술은 5개로 꽃통에 붙어 있다. 암술은 1개이며 열매는 삭과(?果)로 익는다. 뿌리를 가을철 그늘에 말린 용담은 한방에서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에 사용하며, 건위제·이뇨제로 쓰기도 한다. 용(龍)의 쓸개처럼 맛이 쓰다고 하여 용담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배하기는 힘들지만 가을철을 아름답게 꾸미기 때문에 관상식물로 정원에 심기에 적당하며, 반그늘지고 조금 축축하면서도 배수가 잘되는 기름진 곳에서 잘 자란다.

 

 

 

 

 헬기장에 닿기 전 산행로 가장자리에서는 수리취가 1m가 넘는 키를 자랑하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수리취(Synurus deltoides)는 국화과(菊花科 Aster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산에서 자라며 키는 1m에 달한다. 줄기에는 세로로 줄이 있으며 흰털이 밀생한다. 잎은 뿌리에서부터 줄기로 어긋나면서 올라가는데, 표면에 꼬불꼬불한 털이 있고 뒷면에는 부드러운 흰털이 촘촘히 나 있으며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9~10월에 지름 5㎝ 정도의 자색 꽃이 원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서 밑을 향해 달린다. 연한 잎은 떡에 섞어 먹기도 하며, 성숙한 잎은 말려서 부싯깃을 만들기도 한다. 6종(種)이 동아시아에 분포하는데, 한국에는 3종이 있으며 수리취는 큰수리취(S. excelsus)와 매우 비슷하다.


 

 

 16시 22분 사룡산(四龍山 685m)

 

 사룡산 갈림길에서 사룡산 정수리로 향하는 길은 순한 능선과 작은 안부로 이루어져 있다. 순한 능선을 따라 작은 봉우리를 넘어 잠시 고도를 낮추는 안부를 지나면 새하얀 억새꽃 잎이 금방이라도 흩날릴 것 같은 억새밭으로 둘러 싸인 콘크리트로 잘 포장된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을 지나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억새밭을 한 차례 돌아서면 빗돌 두 개와 푯말 하나가 세워져 있는 사룡산(四龍山 685m) 정수리가 나온다.

 

 경북 경주에 위치한 사룡산(四龍山.685m) 정수리에 서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억새에 취해 가을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바람이 결에 몸을 맡긴 채 이리저리 흘들리는 억새와 함께 눈을 눈을 감고 사색에 잠기니 사룡산이야말로 은자(隱者)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산인 듯 싶다. 사룡산 능선이 감싸고 있는 동쪽 사면에는 고즈넉하고 단아한 금정사(金井寺)가 자리하고 있다. 이 사찰은 무려 1천년이 넘었다고 한다.

 

 

 

 

   

 

 

 

 사룡산에서 잠시 머물다가 억새밭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억새 사이로 청초하고 단아한 모습을 간직한 '물매화' 몇 촉이 내 마음을 사로 잡는다.

 

 물매화(Parnassia palustris)쌍떡잎식물 장미목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풀매화·물매화풀·매화초라고도 한다. 산지의 볕이 잘 드는 습지에서 자란다. 줄기는 3∼4개가 뭉쳐나고 곧게 서며 높이가 10∼40cm이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뭉쳐나고 지름이 1∼3cm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잎자루가 길다. 줄기에 달린 잎은 1개이고 잎자루가 없으며 밑 부분이 줄기를 감싼다.

꽃은 7∼9월에 흰색으로 피고 줄기 끝에 1개씩 위를 향해 달린다. 꽃의 지름은 2∼2.5cm이고, 꽃받침조각은 5개이며 긴 타원 모양이고 녹색이다. 꽃잎은 5개이고 길이 7∼10mm의 넓은 달걀 모양 또는 타원 모양이며 수평으로 퍼진다. 수술은 5개이고, 헛수술은 5개이며 12∼22개로 갈라지고 끝이 황색을 띤 녹색의 작은 구 모양이다.

씨방은 상위()이고, 암술대는 4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이고 길이 10∼12mm의 넓은 달걀 모양이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매화초()라는 약재로 쓰는데, 종기·급성간염·맥관염에 효과가 있다. 북반구의 온대에서 아한대에 걸쳐서 분포한다.

 

 

 16시 29분 억새밭(헬기장)

 

 바람결에 흔들리는 억새에 취해 잠시 억새밭에 머물며 동심의 새계로 여행을 떠나 본다.

 

  억새(Miscanthus sinensis var)외떡잎식물 벼목 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과 들에서 자란다. 높이 1∼2m로, 뿌리줄기는 모여나고 굵으며 원기둥 모양이다. 잎은 줄 모양이며 길이 40∼70cm, 나비 1∼2cm이다. 끝이 갈수록 뾰족해지고 가장자리는 까칠까칠하다. 맥은 여러 개인데, 가운데맥은 희고 굵다. 밑동은 긴 잎집으로 되어 있으며 털이 없거나 긴 털이 난다. 뒷면은 연한 녹색 또는 흰빛을 띠고 잎혀는 흰색 막질(: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상태)이며 길이 1∼2mm이다.

꽃은 9월에 줄기 끝에 부채꼴이나 산방꽃차례로 달리며 작은이삭이 촘촘히 달린다. 꽃차례 길이는 10∼30cm이고 가운데축은 꽃차례 길이의 절반 정도이다. 길이 4.5∼6mm의 작은이삭은 노란빛을 띠며 바소 모양에 길고 짧은 자루로 된 것이 쌍으로 달린다. 밑동의 털은 연한 자줏빛을 띠고 길이 7∼12mm이다.

제1 포영(:작은이삭 밑에 난 1쌍의 포)은 윗부분에 잔털이 나고 5∼7개의 맥이 있으며 제2 포영은 3개의 맥이 있다. 끝이 2갈래로 갈라진 호영(:화본과 식물 꽃의 맨 밑을 받치고 있는 조각)에서 길이 8∼15mm의 까끄라기가 나온다. 내영(:화본과 식물의 꽃을 감싸는 포 중 안쪽에 있는 것)은 길이 약 1.5mm로서 작으며 수술은 3개이다. 뿌리는 약으로 쓰고 줄기와 잎은 가축사료나 지붕 잇는 데 쓴다. 한국(전지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오늘 산행하는내내 따라다니는 쑥부쟁이와 구절초 그리고 감국 중에 유별나게 샛노란 빛을 띄는 감국을 담아 본다.

 

 감국(Chrysanthemum indicum)은 국화과(菊花科 Aster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식물 전체에 털이 나 있으며 키는 40~80㎝까지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잎가장자리가 날개깃처럼 갈라졌다. 꽃은 10~11월에 노랗게 두상(頭狀)꽃차례로 피는데, 꽃의 지름은 2.5㎝ 정도이다. 꽃의 향기가 진하며 노란색 꽃이 아름다워 뜰에 심어도 좋다. 한방에서 쓰이는 감국은 10월에 꽃을 따 그늘에서 말린 것으로 현기증, 두통, 눈물이 나오는 병, 연주창(連珠瘡) 등을 치료하며, 기침이 심한 사람에게 감국을 달여 먹여도 좋다. 꽃을 따서 술에 넣어 마시기도 하며 어린잎을 삶아 물에 우려서 나물로 쓰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꽃을 수증기로 증류하여 얻은 정유(精油)를 국화유(菊花油)라고 하여 배가 아프거나 창에 찔린 상처의 치료에 쓰기도 했다. 감국과 비슷한 식물로 산국이 있는데, 산국은 꽃의 지름이 1.5㎝ 정도이며 줄기가 곧추서는 점이 감국과는 다르다.

 

 

 

 

 16시 42분 우라생식마을

 

 16시 35분에 사룡산 갈림길에서 숲재로 발길을 옮기니 해발고도 600m나 되는 지점에 고즈넉하게 아니! 휑한 낡은 건물에 가끔 마주치는 무표정한 사람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는 한때 유명세를 누렸다는 애기와는 달리 을씨년스럽기 까지 한 '우라생식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우라생식마을은 웬지 우리네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런 곳으로 마치 딴 나라에 와 있는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살아있는 것만 먹는다. 불에 익히거나 구운 것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고기와 생선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산에서 나는 이름  모를 야생초와 나무껍질,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야채와 쌀 등을 날것으로 그냥 먹는다."라는 모토(motto) 아래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연도 자연 그대로 놓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하건만 이 마을 사람들은 자연을 파괴하면서 까지 자연에서 돌이나 나무 등을 마구 채취해 자신들의 마을을 조성한 것은 어디인지 모르게 자연을 거스르는 일인 듯 싶다.

 

 우라생식마을을 가로지르는 임도를 따라 씁쓸한 마음을 달래며 마을을 벗어나니 이내 909번 지방도가 고갯마루를 지나는 숲재에 닿는다.

 

 오늘 산행은 가을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하는 오색 단풍을 기대하며 시작한 산행이었다. 사룡산이 있는 경주까지는 아직 단풍 물결이 미치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물매화를 비롯 용담, 할미꽃, 진달래 등 여러 종류의 야생화를 만나고 억새밭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은 오랫동안 기역에 남을 것이다.

낙동정맥 마루금이 해발고도 200~300여 미터를 오르내리며 농장과 과수원 그리고 국도와 철도, 고속도로를 통과하다보니 마루금의 흔적은 지워져 버리고 시그널은 온간데 없어 두 차례나 알바를 하는 해프닝(happening)도 벌어지다보니 한 회원님이 "알바비는 어디다 청구하죠...?"라고 한 말은 주변 회원님들을 한바탕 웃게 만들었지요. ㅎㅎㅎ

 

 *** 글을 읽으시며 혹시 다른 의견이나 오류가 있으면 꼬~옥! 댓글을 남겨주세요.^*^ ***

 

2007년 10월 30일

 

강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