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올라본 석기봉(石奇峰 1,230m)
미리 올라본 "석기봉(石奇峰)"
산행일자 : 2006년 05월 14일
산행장소 : 무주군 설천면 석기봉(1,230m)
산행모임 : 단독산행
산행날씨 : 맑음(가스때문에 가시거기 짧음)
백두대간 산행이 없는 일요일이라 마음에 맞는 여러분들과 덕유산으로 봄나물산행을 가기로 하고 약속장소인 시민회관 우채국 앞에 06시 40분에 도착하니 약속장소에는 아직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약속시간이 20여분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 후 시간이 07시에 이르자 여러분들이 속속 도착했다. 그 중 한분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07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덕유산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 봄나물 산행가이드가 불참하여 부득히 처음 계획과는 달리 물한계곡 반대편인 무주군 설천면으로 산행장소를 변경한다는 얘기를 이동하는 차 안에서 처음 들었다.
설천(雪天)면에는 09시를 조금 못되서 도착했다.
설천면에서 10여분을 더 들어가니 10여가구가 모여 사는 대불리의 아랫중고개라는 작은 마을이 석기봉(石奇峰 1,230m) 자락에 고즈넉히 자리잡고 있다.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은 다슬기의 천연보호구역이다. 그만큼 물이 깨끗한 곳이다. 그런데 이 냇물 이름이 설천(雪天)이라고 붙은 데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무주구천동에 구천명의 도인들이 살면서 매 끼니마다 쌀을 씻으니 쌀뜨물로
냇물이 온통 하얗게 변해 설천이라고 불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설천의 '천'을 내천(川)을 쓰지않고, 하늘천(天)을 쓰는 이유는
잘 전해지지 않고 있다 "
마을에는 농번기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장승만이 우뚝서서 반겨주었다.
나무를 뿌리채 뽑아 장승을 만든 모습이 참 이색적이다.
장승이 있는 바로 앞의 설천 상류에는 꽃사과나무가 설천의 한 복판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었다.
그 나무로 다가가서 자세히 살피니 꽃 봉오리가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면 나무의 중간정도는 물에 잠길 것인데 이렇게 꾸굿이 설천의 한 복판에서 뿌리를 박고 떠내려가지 않고 꽃을 피울 수 있다니 자연의 힘은 대단하기만 하다.
그 나무 바로 위로는 봉황대로 갈 수있는 다리가 놓여져 있었는데, 다리 좌측 끝에 쌓아놓은 석축에는 바위에 돌이 박혀있는 기한 바위도 눈길을 끈다.
마을이 다하는 부분에서 오늘 산행할 석기봉을 바라보고 조금더 발길을 골짜기를향해 옮기니 장승 하나가 돌이 많이 쌓여있는 돌무덤에 기대어 나를보고 웃고 있는 듯하다.
석기봉 들머리에는 석기봉 1.5km라고 씌어진 이정표가 언덕의 작은 나무에 메달려서 이길이 석기봉으로 오른는 길 임을 알려주고 있어 그 이정표를 지나 언덕을 오르니 잡목과 칡덩굴이 무성한 산행길이 몇분간 이어진다.
그 구간은 허리를 굽히고 잡목과 덩굴들을 헤치며 나아가야만 하는 나처럼 키가 큰 이들에게는 고행의 길이었다.
마을이 다하는 부분에서부터 잡목과 덩굴들을 헤치고 10여분을 걸으니 시원하게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작은 소 하나가 지금 까지의 답답함을 해소해주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 개울물에 손과 얼굴을 씻고 작은 언덕을 올라서니 우마차길과 산행길이 교차하는 분기점이 나타났다.
그 분기점에서는 좌측으로 진행하지말고 1시방향으로 나 있는 좁은 산행길로 진행해야 한다. 그렇다고 3시방향의 넓은 길로도 진향하면 않된다...
산행길을 따라 걸어 오르다 보면 조금전 산행길과는 사뭇 다른 낙엽송이 주종을 이루는 산행길을 걸을 수 있으며, 우측에서 들려오는 개울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작은 폭포와 소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완만한 오름을 오를 수 도있다.
그리고 그 산행길을 걷다보면 30여평은 족히 되어보이는 너덜바위 위로 물이 흐르는 곳도 지날 수 있다.
너덜바위 위로 흐르는 물을 보고 있으려니 시원한 냉기가 몸속으로 전해져 오는 듯하다.
너덜바위를 얼마 지나지 않은 곳에서 산미나리를 닮은 나무를 발견했는데, 그 꽃은 산 미나리의 꽃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하고있다.
그 꽃은 "노루삼"이란 꽃 이었다.
노루삼[baneberry]
cohosh,
necklaceweed라고도 함.
미나리아재비과(─科
Ranunculaceae)에 속하며 약 8종(種)의 다년생초로 이루어진 노루삼속(─屬 Actaea)
식물. |
제법 큰 나무와 큰 바위가 군락을 이루는 곳을 지나니 지금까지는 낮게 엎드여 있던 석기봉이 서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 것이다.
이 곳까지 오르는 산행길 가장자리에는 줄곳 뱀딸기꽃이 나를 따라다녔다.
석기봉이 완전히 일어서면서 가파른 오름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석기봉 정상에 오를 때까지의 산행길 주변에는 아니! 산 전체에는 키가 사람 가슴까지 자란 산죽과 사람키보다 큰 철쭉 그리고 낮게 자란(2~3m) 참나무가 골고루 분포해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점은 철쭉이 아직 피지않고 봉우리만 맺혀있다는 사실이다.
백두대간 중화지구의 철쭉은 만개하여 그 꽃잎을 땅에 떨구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아마도 이곳이 백두대간 중화지구 보다 해발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 막 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가 있어 사진에 담아 보았다.
1시간여를 숨을 헐떡이며 한 고갯마루에 오르니 좌측으로는 민주지산, 우측으로는 삼도봉을 갈 수 있다고 씌여있는 이정표가 고개마루 양쪽에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민주지산과 삼도봉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삼거리 고개마루에서 삼도봉 방향으로 암릉을 좌측에 두고 휘돌아 조금 오르니 10여미터 는 족히 되 보이는 암벽이 나타났다.
그암벽에는 한 마애불이 양각되어 있었다.
이렇듯 잘 알려지지 않은 석기봉에 마애불이 있는 반면, 충청,전라,경상 삼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민주지산에는 큰 절과 불교 유적이 없다.
가까이 김천 황학산만해도
직지사라는 명찰이 있는데 말이다.
민주지산에는 불교문화 유적이 없는 대신 지명들에서 가까스로 그 흔적을 더듬어 볼수 있을 뿐이다. 그런
상황인지라 석기봉 정상 부근의 암벽에 새겨진 삼안마애불은 민주지산이 간직한 보물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마애불을 누가, 언제, 무슨 목적으로 해발 1200미터나 되는 산꼭대기
암벽에 새겨놓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기에 대해서 뭐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으나 94년 무주군에서 "향토문호재지" 를
발행하면서 삼안마애불이 상세하게 알려지기에 이르렀다.
이 마애불은 서남쪽을 향하여 양각되어 있는데 대략 높이 6미터, 폭 2미터
정도의 크기이다. 석기봉(石奇峰) 이라는 이름도 머리가 셋인 이 마애불의 기이한 모습에서 붙여졌을 가능성이 높다.
마애불은 연화대좌(蓮花臺座) 위에 오른 어깨로 흘러내린 납의(衲衣)를 걸치고,
결가부좌를 한 형상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왼쪽 발가락이 오른쪽 정강이 밑으로 튀어나와 있는 특이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몸에 비해 얼굴은
비대하고 방형(方形) 에 가깝다. 귀는 목까지 내려왔으며, 비교적 잛은 목인데도 삼도(三道)를 표현해 놓았다. 양손은 약간 벌어진 형태로
가슴에다 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굴은 풍화되어 윤곽이 뚜럿하지 않으나 가늘게 뜬 눈, 다문 입술, 얕게 조형된 코 등이 희미하게
보인다.
삼두(三頭)는 옆으로 늘어선 삼존불(三尊佛)의 변형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즉
불상의 머리가 포개어진 것이 아니라 협시불(協施佛)둘이 본존불 뒤로 나란히 서 있음을 표현한 것이라면
어떨까?
마애불 좌측 옆으로 들어가면 천정바위에서 약수가 한 두방울 떨어져 약수물탕이 있다
이 약수물탕은 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 이곳을 오르는 산행객이나 민주지산을 지나 삼도봉으로 가기위해 석기봉을 경유하는 대간군들에게는 생명수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석기봉에서 서남쪽으로 50m쯤 아래인 해발 1,180m되는 암벽의 안쪽에서 이렇듯 약수가 천정에서 떨어진다는 사실을 이 곳을 오르지 아니한 자는 믿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마애불 앞에는 20여 평 되는 공터가 잇는데, 예전에는 하늘과 산신에게 비는 기도처로 오늘날에는 산을 오르는 산행객들이 시원한 약수와 함께 식사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휴식공간으로 이름이 나있다.
제법 더운 날씨 때문에 이곳에 오르기 까지는 많은 땀을 흘였는데 약수 한 모금을 마시니 지금까지의 갈증이 싹 가시는게 기분까지 상쾌하게 한다.
석기봉 우회 등산로라고 씌어진 이정표를 보고 암릉과 산죽으로 이루어진 산행길을 좌측으로 휘돌아 오르니 좌 우측으로는 암봉이 우뚝 서 있고 그 고갯마루 넘어로는 물한계곡이 보이는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으로는 석기봉을 오를 수있는 길이고 좌측으로는 조망이 좋은 곳으로 올라 민주지산과 각호산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마침내 석기봉의 정상에 오르니 석기봉(1,180m)라 씌어진 푯말이 그동안의 풍파를 못 이겨 쓰러질 듯이 쌀겨처럼 생긴 정상의 바위들 사이어 세워져있다.
석기봉 정상에서는 동북쪽으로는 민주지산(1,242m)과 잇달아 각호산(1,176m)이 보이고 그아래로는 물한계곡이 보인다. 그리고 서남쪽으로는 삼도봉(1,176m)과 경상부도와 전라북도의 경계를 이루고 웅장하게 뻗어있는 능선이 보인다.
이렇듯 석기봉에서는 삼도봉(1,176m)을 시작으로 석기봉(1,230m), 민주지산(1,242m), 각호산(1,176m)과 함께 웅장한 서북 능선을 이루는 산군(山群)을 한 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십여분을 석기봉 정상에서 주변의 풍광을 조망하며 있으려니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사뭇 차갑게 느껴진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고 기온도 높은 이유로 산에 오르기 전에 바람을 막을 수 있는 겉옷을 차안에 두고왔기에 불어오는 바람을 막을 방법은 없었이에...
마음같아서는 민주지산을 지나 각호산을 경유해 물한계곡으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차량이 정반대편인 설천에 있으니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올라온 길로 다시 발길을 옮긴다.
"민주지산과 삼도봉아 잘있거라...! 몇달 후 대간길에 내가 이곳에 올라 너히들을 다시 만나리라..."
석기봉에서 동북쪽으로 보이는 좌측의 민주지산(1,242m)과 우측이 각호산(1,176m)
전라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루며 서남쪽으로 웅장하게 뻗어나간 능선
석기봉에서 바라본 삼도봉(1,176m) 정상의 구조물이 손에 잡힐 듯하다.
멀리보이는 설천면과 앞에보이는 대불리마을
관중[shield fern]
꼬리고사리과(―科 Aspleniaceae) 관중속(貫衆屬 Dryopteris)의 양치류.
150여 종(種)이 전세계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 다른 분류 체계에서는 관중속을 면마과(Aspidiaceae)에 넣기도 한다. 삼림지에서 자라는 중간 정도 크기의 식물로 밝은 초록색을 띠는 잎은 여러 번 갈라져 깃털처럼 생겼으며 가죽질이다. 수많은 둥근 포자낭군이 잎 아래쪽의 잎맥을 따라 붙어 있으며 포막이 포자낭군을 덮어 보호하고 있다.
석기봉에서부터의 급내림이 다하는 부분에 오를때는 보이지 않던 노란색의 주머니를 여러게 가지고 있는 산괴불이 있어 심혀를기울여 사진에 담아봤으나, 바람이 세게부는 바람에 꽃 사진이 흔들였다...
현호색과(玄胡索科
Fumariaceae)에 속하는 2년생초. |
키는 50㎝ 정도로, 줄기 속은 비어
있고 뿌리는 밑으로 곧게 뻗는다. 잎은 어긋나며 깃털처럼 갈라져 있다. 꽃은 이른 봄부터 이른 여름에 걸쳐 노랗게 줄기 끝에 무리져 피는데,
꽃이 벌어진 반대쪽에 거(距)가 달린다. 열매는 크기가 2~3㎝쯤 되는 삭과(朔果)로 콩꼬투리처럼 움푹 패어 있으며 씨는
검정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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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괴불주머니를 사진에 담고 돌아서는데 바위위로 뛰어다니는 물체가 있어 자세히 살피니 작은 다람쥐 한 마리가 먹이를 구하고 있는지 아니면 놀이감을 찾고 있는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잠시 넉을 잃고 보다가 아차! 하는 생각에 카메라를 꺼내어 사진에 담으려 하니 그 작은 다람쥐는 한 장의 사진만 허락하고 이내 바위그림자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사진을 클릭히면 다람쥐가 크게 보입니다..."
바위위에 이끼와 돌나물과 바위솔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바위솔[Orostachys japonicus]
작은 다람쥐를 뒤로 하고 개울의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완만한 내림을 내려서다 작은폭포? 가 있어 그 폭포에서 손과 얼굴의 땀을 씻으려 하니 폭포 아래에 이끼가 마치 바위에 양탄자를 쒸워놓은 듯 자라고 있다.
그 이끼는 정말 아름다운 녹색을 띠고 있으며, 작은 이끼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보니 마치 난장이 나라의 숲을 연상하게 한다.
개울에서 벗어나 산행길로 발길을 조금 옮기니 이번에는 개울 가장자리에 이끼와 돌나물처럼 생긴 식물이 함께 자라고 있는 바위가 있어 그 모습도 사진에 담아보았다.
이끼[moss]
선태식물문(蘚苔植物門
Bryophyta) 선태식물강(蘚苔植物綱 Bryopsida)에 속하는 약 1만 5,000종(種)의
식물들이다. |
크기가 작고 포자를 형성하며, 바다를
제외한 전세계에 두루 분포한다.
이끼류들은 흔히 습기있고 그늘진
곳에서 발견되는데, 삼림과 숲의 바닥에 깔려 자라는 종류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크기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1m 이상인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주로 포자삭의 구조와 분화 정도에서 차이가 있다. 이끼류의 줄기나 잎 같은 구조는 고등식물에서처럼 무성세대가 아니라 유성세대의
기관들이다. 이끼는 분지(分枝)와 분절증식(分切增殖)에 의해, 잎이나 줄기의 작은 조각의 재생에 의해, 그리고 포자에 의해서 생식이 이루어진다.
포자는 알맞은 조건에서 발아하여 가지가 있는 원사체(原絲體)로 자란다. 가지가 계속해서 갈라져 나와 녹색의 매트를 형성한다. 이끼류는 노출된
기질을 잘게 부수어 무기양분들이 기질에서 빠져나오게 하는데, 이렇게 빠져나온 양분을 다른 식물들이 이용한다. 또한 흙의 표면을 덮고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침식을 조절하는 데 쓰인다. 이탄을 형성하는 물이끼속(Sphagnum)이 유일하게 경제적으로 중요한 종류이다.
이끼류는 일찍이 페름기(2억 8,000만 년 전에 시작되어 5,500만 년 간 지속되었음)부터 존재해왔고, 제3기인 250만~6,500만 년
전에는 100종 이상이 존재했다.
무스키테스속(Muscites)·프로토스파그눔속(Protosphagnum)·팔라이오히프눔속(Palaeohypnum)과
다른 화석 이끼류들은 현대의 속들과 구조가 유사하다.
한국에는 약 500종의 이끼류가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는데, 이중 대암물이끼(Sphagnum fuscum)를 비롯한 13종은 물이끼류이고, 검정이끼류는
검정이끼(Andreaea rupestris var. fauriei) 1종만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참이끼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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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5월 17일
강일구
*** 테이터가 없어지는 바람에 다시 작성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