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제13구간 운주산(雲柱山 806.2m)
낙동정맥 제13구간 운주산(雲柱山 806.2m)
산행일자 : 2007년 08월 19일 (무박산행)
산행장소 : 한티터널~한티재~545m봉~502m봉~하령현~불렛재~330m봉~421.2m봉~운주산(雲柱山 806.2m)갈림길~810m봉~678m봉~돌탑봉(580m)~621.4m봉~이리재~610m봉~봉좌산 삼거리(614.9m)~541.8m봉~464.1m봉~448m봉~베티재~570.7m봉~도덕산(703.1m)갈림길~너덜지대~오룡고개
산행모임 : 대정한겨레산악회(28명)
산행날씨 : 흐린 후 맑음(후텁지근한 날씨)
산행거리 및 시간 : 21.7km, 10시간 10분
얼마 전까지만해도 장맛비와 낙뢰(落雷)가 산을 좋아하는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바람에 산행객들의 마음을 아프게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낙동정맥 제13구간 산행은 08월 05일에 예정 되 있었으나, 04일 저녁부터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쏟아지는 장대비와 동반한 낙뢰 때문에 8월 첫째 주 정기산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오늘 낙동정맥 제13구간을 종주하기 위해 정맥호에 몸을 실었다.
산은 철따라 봄에는 연녹색이 섞인 분홍옷에서 여름에는 짙은 녹색 옷으로,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색동 옷으로, 겨울에는 순백색의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늘 변함없이 그 곳에서 기다리며 내가 찾을때마다 반갑게 나를 맞아 주는데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져서인지 한티재로 향하는 정맥호에는 28명의 회원들만이 변함없이 함께하고 있으니 말이다.
03시 20분 한티터널
대전 나들목을 0시 45분에 통과한 정맥호는 오늘 따라 유난히 빠른 속도로 순항하여 03시 18분에 한티터널 앞에 닻을 내린다.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로 정맥호에서 하선하여 이른 새벽이라 차량 통행이 없는 한티터널 입구로 다가가 표지판을 카메라에 담는데 3주 전 봤던 표지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3주 전 산행후에는 장자마을로 하산하였느나 오늘 정맥호가 정박한 곳은 기계면 구지마을의 한티터널 입구이기 때문이다. 구지마을 쪽 한티터널 앞 공터에서 한 회원님이 준비해 오신 맛있는 복숭아를 나누고 최영 구조대장님의 구령에 따라 준비운동을 하는데 밤 하늘에서는 별들이 초롱초롱 빛을 발하고 있다.
03시 39분 한티재(266.3m)
준비운동을 마치고 정맥호로 한티터널을 통과해 장자마을 쪽의 한티터널 입구 오른 쪽 가장자리에 나 있는 임도를 따라 한차례 발 품을 파니 어둠이 짙게 깔려있는 한티재에 닿는다.
위 사진은 이용우 산악대장님이 랜턴 빛을 이용해 들머리의 시그널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04시 13분 400m봉을 지나며
한티재(266.3m)에서 랜턴 빛을 길라잡이 삼아 계속해서 고도를 높이는 마루금을 따라 30여분 발 품을 파니 400m봉 정수리로 보이는 곳을 지난다.
폭염 주의보가 발령되 있어서인지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던 땀 방울은 이내 얼굴을 따라 흘러내기 시작하더니 등줄기에서도 땀 방울이 흐르기 시작한다.
04시 38분 545m봉
한티재에서 시작된 오르막 능선이 400m봉을 지나며 잠시 수그러드는가 싶더니 다시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며 545m봉 정수리 갈림길까지 힘차게 이어진다. 오늘막 능선이 가파르고 날씨가 후텁지근하다는 것은 545m봉 정수리에서 잠시 다리 쉼을 하며 이마와 얼굴에 맺힌 땀을 닦도 있는 회원들의 모습을 담은 위 사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545m봉 정수리 갈림길에서 블렛재로 이어지는 내리막 능선 초입에는 사람 키보다 웃자란 잡풀과 미역줄나무 그리고 조록싸리나무가 무성하게 뒤엉켜 자라고 있다. 또한 짙은 어둠과 안개가 사위(四圍)를 분간하기 힘들게 만드는 바람에 선두가 채 100여 미터가 되지 않는 마루금을 뚫고 불렛재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마루금을 찾기까지는 30여분이나 소요됐다.
물론 뒤엉켜 자라고 있는 잡풀과 잡목이 정맥 마루금을 분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하더라도 채 100여 미터 밖에 되지 않는 구간을 헤치고 통과하는데 30여 분이나 소요되게 만든 데는 산악대장님의 리드를 따르지 않고 몇몇의 회원분들이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설레발치는 바람에 그러했다.
또한 후미 일행이 이 구간에서 길을 잃지나 않을까 염려되어 후미 일행까지 다 도착한 후에야 선두가 걸음을 옮겼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산행시 산악대장을 믿고 리드하는 데로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05시 21분 불렛재
가파르게 이어지는 내리막 능선 가장자리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소나무 숲을 떠도는 안개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새벽의 마루금을 따르는데, 한티재 하늘에선 초롱초롱 빛을 발하던 별들이 먹장구름에 가려 작은 별 빛 조차 찾아볼 수 없다.
그렇게 묘한 분위기를 내는 소나무숲을 벗어나 하령현을 지나 야트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니 평소 이 시간이면 날이 훤히 밝아 랜턴 빛이 필요치 않았을 것이나 아직 사위를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짙게 안개가 깔린 불렛재에 닿는다. '불렛재'라는 이름은 아마도 기계면 남계리의 불렛이란 지명에서 유래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05시 34분 330m봉 삼가점
05시 59분 421.2m봉 삼가점
한티재에서 남서 쪽으로 이어지던 정맥 마루금은 불렛재를 깃점으로 방향을 남동 쪽으로 바꿔 614.9m봉까지 이어지는데 그 초입에는 정수리에 삼각점이 막혀 있는 330m봉과 421.2m봉이 연이어 잇따른다. 블렛재에서 330m봉까지는 가파른 오르막 능선이 이어지며 421.2m봉 정수리까지는 40여 분이 소요된다.
06시 20분 ~ 40분 아침
421.2m봉봉을 지나 김씨 묘가 있는 작은 안부로 내려서서 잠시 숨을 고르고 운주산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따라 20여분 동안 발 품을 파니 졸참나무가 무성한 완만한 능선에서 선두 일행이 아침을 먹고 있다.
배낭을 벗어 정맥호에서 강희산 부회장님이 건네준 복분자주를 꺼내 박진용님에게 건네니 박진용님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10여병의 회원님들에게 17년산 귀한 술이라며 한 잔씩 돌린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평소 산행할 때는 17년산 복분자주라면 서로 마시려고 했었는데 오늘은 웬지 회원님들이 반주를 사양하는 분위기다. "아마도 후텁지근한 날씨에 벌써부터 지쳐서 반주를 마시면 몸이 더욱 까라질까 지레 겁을 먹어서 일 게다."
아침식사를 시작한지 10여 분이 지나자 후미 일행까지 모두 도착하여 오랜만에 20여명이 넘는 회원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맛있는 식사와 함께 17년산 복분자주를 나눌 수 있어 무척 기분이 좋았다.
하니만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회원님들의 얼굴에선 벌써부터 지친 기색이 역력한게 오늘 산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강희산 부회장님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해 있었다.
06시 46분 춤추는 소나무
식사 후 송영래님, 들국화님과 함께 운주산갈림길로 이어지는 오르막 능선을 따르는데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회원님들을 모시고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송영래님을 먼저 보내고 봉우리를 오르며 "참 멋있는 소나무다" 고 생각했는데, 봉우리를 넘어서며 한 번 더 소나무를 돌아보니 아니! 소나무가 마치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게 아니가...!
나는 잠시 소나무에 넋을 빼앗겨 잠시 감상한 다음 춤을 추고 있는 듯한 소나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후미 일행까지 모두 이 곳을 지나길 기다렸다가 회원님들의 모습을 담아 보았다.
06시 14분 넓은 안부
춤추는 소나무의 여운을 뒤로하고 20여 분 동안 발 품을 팔아 한 봉우리를 넘어서니 제법 넓은 안부가 나온다. 예전에는 왕래가 빈번하게 이루워졌을 법한 고갯마루 안부에 먼저 도착한 회원님들의 모습에서는 힘든 기색이 역력히 나타난다. 회원님들은 저마다 물로 목을 축이며 가쁜숨을 고르는가 하면 졸참나무에 기대 잠시 다리 쉼을 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07시 27분 운주산(雲柱山 806.2m)갈림길
넓은 안부에서 가파른 오르막능선을 따라 한 차례 발품을 파니 좌측(동쪽)으로 솟아있는 봉우리 우측 산허리로 나 있는 산행로를 따르게 된다. 봉우리를 우측으로 휘감아 돌아 완만한 능선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우측으로 운주산(雲柱山 806.2m)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운무 사이로 아스라히 다가선다.
운주산 정수리에 올라 주변 풍광을 조망할만도 한데 모든 회원님들은 후텁지근한 날씨와 앞으로 남은 긴 산행 거리를 생각해서인지 평소와는 달리 운주산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정맥 마루금을 향해 급히 걸음을 옮기는 모습들이다. 그래서 언제나 씩씩한 모습을 잃지 않는 똘이장군님을 모델삼아 운주산삼거리의 흔적을 담아 본다.
운주산(雲柱山 806.2m)은 포항시 기계면과 영천시 자양면 그리고 임고면이 만나는 곳에 우뚝 솟아있는 산으로 포항시 전역을 통과하는 낙동정맥 주능선 상에서 우측(서쪽)으로 조금 벗어나 있다. 강원도 영월의 매봉산에서 갈라져 나와 부산의 물운대에서 끝을 맺는 낙동정맥의 한가운데 중신이 되는 곳이 바로 이 지점이다.
07시 44분 식탁바위
운주산 삼거리에서 가파르게 고도를 낮추던 정맥 마루금이 잠시 완만한 능선을 만들며 이어지더니 넓은 식탁바위에 닿는다. 넓은 식탁바위에는 먼저 도착한 선두 일행이 다리 쉼을 한 다음 배낭을 어깨에 메고 막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나중에 도착한 회원분들은 간단하게 간식을 나누며 잠시 다리 쉼을 하는 보습이다.
08시 55분 돌탑봉(580m)
산속의 나무를 벌목해 나르던 길로 이용했던 폐허산판길을 지나 커다란 봉분이 인상적인 월성최씨의 묘를 지나니, 봉우리를 지나던 산행객들이 하나 둘씩 �아 올린듯한 돌탑과 돌탑 옆 말 발굽 형태로 자란 졸참나무를 베어내어 돌탑과 나무가 잘 조화를 이루는 돌탑봉(580m)이 반긴다.
9시 14분 너널을 지나며
돌탑봉(580m)을 지나 621.4m봉을 넘어서니 가파른 내리막 능선에 커다란 돌이 깔려있는 너널이 이어진다. 이렇게 너덜구간과 암릉구간이 짧게 이어지는가 싶더니 정맥 마루금은 이리재를 향해 급하게 고도를 낮추며 곤두박질 친다.
급하게 곤두박질 치던 마루금이 수그러드는 지점에서는 대구와 포항을 잇는 고속도로가 이리재 땅속을 뚫고 시원하게 내달리는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아래의 사진은 이리재를 지척에 두고 포항쪽으로 시원하게 뻣어있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9시 27분 이리재
영천과 포항을 잇는 921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이리재에 내려서니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볕은 따갑지만 이리재 고갯마루를 넘는 바람은 시원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고갯마루에서 잠시 바람을 맞으며 '영천시 임고면'이라 씌어져 있는 푯말 너머로 우뚝 솟아있는 천장산(694.8m)을 조망하는데 심술굳은 운무가 천장산의 정수리를 삼키고 좀처럼 놓아주지 않는다.
09시58분 610m봉
위 사진은 이리재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30여분 발품을 팔면 나오는 610m봉에서 잠시 다리 쉼을 하며 최영장군님이 준비한 복숭아를 최형경님이 정성껏 잘라 나누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위 사진에서 보면 최영 구조대장님이 산행지도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610m봉 정수리에 모인 6명의 회원님들은 몇 분 후면 밟게 될 봉좌산삼거리(614.9m)를 도덕산(703.1m)갈림길로 잘 못 읽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10시 19분 봉좌산 삼거리(614.9m)
610m봉을 지나 봉좌산삼거리(614.9m)로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는데 선두 회장님으로부터 무전이 날아온다. 내용인 즉 혹시 후미에 몸이 아파 산행을 포기해야 할 분이 있으면 오룡고개에서 탈출하라는 내용이었다.
무전 내용을 최영 구조대장님이 후미 일행분들에게 전달하고 혹시 오룡고개에서 탈출할 의향이 있는지 물으니, 손중호님이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탈출할 의사를 발히는 반면, 익산의 만보기아저씨는(만보기를 가지고 다니며 산행할 때마다 걷는 걸음 수를 체크해서 얻은 닉네임) "어떤 일이 있어도 중간에 탈출이란 없다!" 고 단호하게 말하며 혹시 뒤를 따르는 최현경님이 동요할까봐 앞으로 남은 구간은 당신이 책임지고 함께 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끝까지 종주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으신다.
한편 가쁜 숨을 몰아쉬며 봉좌산삼거리(614.9m)에서 우측(남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르며 앞으로 3시간 여만 더 걸으면 된다고 생각하니 절로 다리에 힘이들어가고 턱까지 차 오르던 숨도 잦아드는 기분이다.
하지만 앞으로 3시간 여만 더 걸으면 된다는 생각은 봉좌산삼거리(614.9m)를 도덕산(703.1m)갈림길로 착각한 데서 나온 것이라는 걸 후미 일행은 배티재를 지나 도덕산(703.1m)갈림길에 다다라서야 알 수 있었다.
11시 26분 배티재
봉좌산삼거리(614.9m)를 도덕산(703.1m)갈림길로 착각했기에 정맥 마루금이 급하게 고도를 낮춰 오룡고개까지 곤두박질 칠 것으로 생각했으나, 봉좌산삼거리에서 차례로 잇따르는 541.8m봉과 464.1m봉 그리고 완만한 능선과 448m봉을 넘어서며 이상하다고 일행분들에게 얘기하는 사이 어느덧 배티재(배티재를 오룡고개로 착각했음)에 닿는다.
배티재에서 임고면 삼포리로 이어지는 긴 임도를 보고 이 지점에서 탈출할 마음을 갖고 있던 손중호님은 순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배티재를 오룡고개로 착각했기에 그동안 식수를 아끼지 않고 갈증이 동할 때마다 마셔왔다. 때문에 식수는 다 떨어져 가는데 삼포리로 이어지는 긴 임도는 그 끝이 보이지 않아 감히 여기서 탈출할 생각을 할 수 없기에....
손중호님은 삼포리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탈출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2시간 30분 여를 더 걸어 시티재까지 완주하는 편이 낮다고 생각고 삼성산삼거리(521.5m)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여기서 왜? 삼성산 삼거리가 나오는지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이유인 즉 도덕산(703.1m)갈림길을 삼성산삼거리(521.5m)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11시 34분 570.7m봉을 조망하며
배티재에서 야트막한 봉우리에 올라 앞으로 걸어야 할 570.7m봉과 도덕산갈림길로 이어지는 능선을 담아 보았다.
오늘 산행을 시작하던 이른 새벽부터 별 빛을 받아 유난히 하얗게 빛을 발하던 참취는 후텁지근한 날씨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도 변함없이 산행하는 내내 나를 따라 다녔다.
참취(Aster scaber, 마제초)는 국화과(菊花科 Aster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키는 1~1.5m이다. 뿌리줄기는 굵고 짧으며 가지는 산방상(繖房狀)으로 갈라진다.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심장 모양으로 길이가 9~24㎝, 너비가 6~18㎝ 정도이고, 잎자루에는 날개가 있다. 잎의 양면에 털이 있고 가장자리에는 이빨 모양의 겹톱니가 있다. 줄기 끝으로 갈수록 잎의 크기는 작고 좁아지며 길어진다. 흰색의 꽃은 지름이 18~24㎜로 8~10월에 산방(繖房)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총포(總苞)는 반구형이고 포(苞)는 3줄로 배열되며 설상화(舌狀花)는 길이 11~15㎜, 너비 3㎜ 정도이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성숙한 것은 이뇨제·보익제로 쓰며 방광염·두통·현기증 치료에 사용한다.
11시 49분 570.5m봉
배티재에서 570.5m봉을 넘어 도덕산(703.1m)갈림길로 이어니는 가파른 능선에는 이끼를 잔뜩 덮어 쓰고 있는 바위가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그리고 수령이 30년 이상은 넘음직한 졸참나무에도 이끼와 덩굴 식물이 휘감고 있어 마치 원시림을 지나는 듯 하다.
고즈넉한 원시림을 지나니 눈꺼풀이 무거워지며 갑자기 졸음이 쏟아진다. 쏟아지는 졸음을 쫓아가며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데, 10여 미터 앞레서 한 회원분이 좀처럼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인다. 최영 구조대장님이 다가가 살피니 그 회원님은 다리가 완전히 풀린 상태로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채 10미터도 오르지 못하고 2~3분을 쉬는 행동을 반목하고 있었다.
그 회원님은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 여가 지나자 허벅지 근육이 뭉치기 시작하여 근육 이완제를 1시간 간격으로 두 알씨 총 네 알을 복용했는데 처음 두 알을 복용했을 때는 효과가 있는가 싶더니 나중에는 다리가 풀려 다리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도덕산(703.1m)갈림길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선두 회장님으로부터 다시 후미의 위치를 묻는 메세지가 날아왔다. 최영 구조대장님과 내가 오룡고개를 지나 삼성산삼거리가 있는 521.5m봉을 오르는 중이라고 하니, 회장님은 이해가 안 간다며 재차 위치를 확인해 온다.
회장님으로 부터 무전기를 넘겨 받은 산악대장님은 후텁지근한 날씨에 모든 회원님들이 힘들게 산행을 하며 오룡고개에 다다르니 체력이 다하고 식수도 바닦을 보이고 있어 부득이 시티재까지 종주하지 못하고 오룡고개에서 산행을 마감하기로 결정하고 이용우 산악대장님이 오룡 고갯마루에서 모든 회원님들을 통재하고 있었는데 후미 일행이 어떻게 오룡고개를 지나 삼성산삼거리가 있는 521.5m봉을 향해 오르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때서야 후미 일행은 봉좌산삼거리(614.9m)를 도덕산(703.1m)갈림길로, 배티재를 오룡고개로 착각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편 배티재에서 도덕산(703.1m)갈림길까지는 3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다리가 불편한 회원님과 함께 오르자니 1시간 30분이 넘게 지난 12시 50분에야 갈림길에 닿을 수 있었다.
12시 58분 도덕산(703.1m)갈림길에서 오룡고개로 내려서는 지점의 가파른 내리막 비탈....
13시 09분 도덕산 너덜지대
오룡고개를 향해 가파르게 고도를 낮추는 내리막 비탈에서 더욱 힘들어 하는 회원님은 도덕산 너덜지대가 나타나자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며 나에게 먼저 내려가면 천천히 따라갈테니 자꾸만 먼저 가가고 한다. 그러나 나는 내 뒤로는 아무도 없는데 혼자서 위험한 너덜을 내려오다가 혹, 안전사고라도 나면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나는 전혀 신경쓰지 말고 천천히 내려가라고 말하고는 잠시 정맥 마루금에서 벗어나 마치 산사태라도 난 것처럼 커다란 바위들이 비탈면에 깔려있는 도덕산 너덜로 발길을 옮겼다.
위 사진의 도덕산 너덜은 백두대간 미시령~마등령구간의 너덜지대를 연상케 할 만큼 위엄을 자랑했고, 도덕산 기슭에 고즈넉히 자리잡은 오룡마을 지나 삼성산(578.2m)으로 이어지는 능선 북동 쪽 사면의 너덜 또한 아래의 사진처럼 먼 곳에서도 확연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위엄있게 다가셨다.
삼성산(578.2m)으로 이어지는 능선 북동 쪽 사면의 너덜을 볼 수 있다.
13시 33분 도덕산을 돌아보며
가파른 내리막 비탈과 위헌한 너덜지대를 지나 쓸모 없이 보이는 소나무숲을 벗어나니 논 밭이 나오고, 풀이 사람 키만큼이나 높게 자란 밭 두렁을 지나다 지나온 삼성산을 돌아보니 너덜과 가파른 사면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리가 불평했던 회원님은 이 지점에 다다라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동안 극도로 긴장했기에 굳어있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13시 40분 오룡고개(230m)
후텁지근한 날씨속에서 어려운 산행을 한 결과 마침내 경주시 안강읍 오룡1리에 있는 오룡고개에 닿는다. 오룡고개(230m)는 경주시 안강읍과 영천시 고경면을 잇는 포장도로가 시원하게 지나는 고갯마루를 말한다.
오룡고개에서 오룡마을 쪽으로 조금 발길을 옮기니 보기만해도 반가운 정맥호가 도로 가장자리에 정박해 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정맥호 주변에 회원님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오룡고갯마루 근처에는 정맥호를 정박해 놓을 공터와 산행을 마친 회원님들이 땀을 씻을 수 있는 물이 없어 다른 장소로 이동해 먼저 땀을 씻고 뒷풀이를 할 예정이라서 정맥호 주변에는 회원님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 산행에서 우연하게 후미를 맡아 본 내가 마지막으로 정맥호에 승선했는데도 좀처럼 정맥호는 출항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유를 알아보니, 알바를 한 4명의 회원님들이 아직 하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4명의 회원님들은 운주산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능선에서 이용우 산악대장님을 추월해 앞서갔는데 운주산은 정맥 마루금에서 우측으로 조금 벗어나 있으니 운주산 정수리에 오른 다음에는 꼭! 올라 온 길을 되밟아 내려와 다시 정맥 마루금을 따라야 함을 간과하고 정수리에서 신방리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오늘 산행은 낙동정맥 종주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겨 정맥 마루금 중간 지점을 통과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지만, 계획한 거리를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산행을 접은 일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산행을 하는 이유가 건강을 유지하고 자연과 하나되어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회원님들의 안전을 고려해 회장님께서 여러 회원분들이 의견을 수렵해 내린 결정은 더할 나위 없이 잘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산행이었지만 후텁지근한 날씨속에서도 모든 회원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머쪼록 다음 산행때도 건강한 모습으로 웃으며 만났으면 합니다. 끝으로 읽으시며 다른 의견이나 오류가 있으면 꼬~오! 댓글을 남겨 주세요. ***
2007년 08월 29일
강일구